[한국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홋카이도 후라노(富良野) 마을의 라벤더는 아직 일렀다. 이제 보랏빛 꽃망울이 올라 왔을 뿐이다. 라벤더뿐만이 아니다. ‘팜 도미타’ 농원에 심어 놓은 여러 꽃들은 7월이나 되어야 사진발이 좋을 정도로 피어 날 것 같았다. 비에이(美暎)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사계절언덕(四季彩丘)에도 아직 심어 놓은 꽃들이 진가를 발휘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 아직 라벤더가 활짝피지 않았다. <팜 도미타>에서

삿포로역에서 당일 관광권을 1인당 7,200엔씩 주고 정기관광버스에 오른 시각은 아침 8시40분. 편도 3시간 정도 걸리는 후라노 (富良野)지역은 여름철 홋카이도 관광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꽃구경 코스다. 개별적으로 열차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으나 가격이 싼 것도 아니고 후라노역에서 내린다해도 광활한 지역을 이동 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대부분 삿포로역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이용 할 수밖에 없다. 

▲ 이제 심어 놓은 맨드라미 꽃밭. <팜 도미타>에서

이날 버스는 2대가 출발했는데 대부분 전국각지에서 온 일본인이 대부분이었고 한국인, 태국인이 중국인 등이 몇 사람 함께 했다. 

정기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색색이 피어 있는 홋카이도 명소인 꽃구경을 하기 위한 코스 탓인지 관광객 대부분은 여성들이었다. 일본의 남쪽 끝 가고시마에서 왔다는 60대의 아주머니들을 비롯하여 대부분 삼삼오오 중년 여성들이었다. 

남성들이야 비즈니스 출장이다, 골프여행이다해서 해외여행 기회가 여성들보다 많아서인지 아니면 꽃밭 구경에는 흥미가 없어서인지 암튼 라벤더 꽃밭행 버스는 거의 여성 전용 버스처럼 느껴졌다.  

▲ 꽃 양귀비밭 넘어 푸른하늘과 흰구름 걸린 산의 경치가 멋있다 <팜 도미타> 에서

이날 꽃밭은 모두 3곳을 들렸다. 처음에는 점심을 먹은 프린스호텔 근처의 ‘바람의 정원’, 이어서 ‘팜 도미타’, ‘사계절언덕(四季彩丘)’ 순 이었다. 모두 광활한 홋카이도의 넓은 땅을 활용하여 자연친화적인 산책길을 만들고 꽃밭을 만든 곳이지만 바람의 정원이 가장 자연스런 느낌이었고 나머지 두 곳은 인공적인 꽃밭이었다. 

▲ <사계절언덕(四季彩丘)> 에서

사진에서 많이 보아온 보랏빛 라벤더 꽃밭은 누구나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막상 와보니 라벤더 꽃밭이 그렇게 광활한 들판에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약간 실망감도 느껴졌다. 그러나 생각을 다시 해보면 애당초 ‘광활한 라벤더 꽃밭’은 존재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보리밭도 아니고 어떻게 라벤더 꽃을 광활한 대지에 심어 가꿀 수 있을까 말이다. 그저 관리인을 두고 꽃을 심고 가꿀 수 있는 규모라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의 정원(700엔) 말고는 모두 무료였는데 바람의 정원에는 자체 상품을 팔지 않아서 수입원이 없었을 것 같았다. 대신 ‘팜 도미타’와 ‘사계절언덕’에는 라벤더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팜 도미타’는 1903년 도미타 도쿠마 씨가 개척하여 만든 농원으로 1958년부터 향료용으로 라벤더를 재배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른다. ‘사계절언덕’에는 주인 구마가이 도메오 씨가 찍은 꽃 사진과 라벤더 상품이 가득하다.  

▲ <팜 도미타>에서

승용차를 이용하여 천천히 후라노 지역을 돌아본다면 모르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한정된 시간에 개인 농원을 돌아봐야하기에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했다. 겨울의 홋카이도 관광에서는 볼 수없는 드넓은 꽃밭 구경이 여름 홋카이도 관광의 별미라는 사람들이 많다. 기회가 된다면 후라노지역의 라벤더향기 속으로의 여행을 권해보지만 꽃 피는 시기를 잘 확인하고 와야 좋을 것이다.  

참고로 4월 하순에는 크로커스와 복수초, 5월에는는 무스카리, 히야신스, 튤립 등이 볼만하고 6월 하순부터는 샐비어, 라벤더(노시하야자키), 해당화, 루피너스 7월 상순에는 라벤더(오마쿠라사키, 요테이), 맨드라미, 베고니아, 백일홍 하순에는 라벤더(하나모이와, 라반진) 8월에는 풍접초 등이 핀다. 

▲ <사계절언덕(四季彩丘)> 에서

▲ <사계절언덕(四季彩丘)> 에서

▲ <팜 도미타>에서

▲ <바람의 정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