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지난 4월 3일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 마크롱 여사가 꼭 보아야 할 것을 놓쳤다. 1402년 조선에서 그려진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다. 이 지도는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에서 2008년 프랑스어판으로 펴낸 《인류의 역사》 제4권(600-1492)의 표지를 장식한 놀라운 지도다. 이 지도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상설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유홍준 관장은 마크롱 여사에게 이 지도를 소개하지 않았다.
마크롱 여사가 자기 나라의 유네스코에서 펴낸 《인류의 역사》 표지에 오른 지도의 실물을 보았다면 어떤 효과가 일어났을까? 아마 프랑스 언론의 조명을 받았을 것이다. 유네스코의 시선을 끌었을 것이고 세계 언론에서 다루었을 수도 있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지구촌에 알리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껏 높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황금의 기회를 놓쳐 버린 것이다.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그 지도를 꼭 보아야 했을 까닭은 또 있다. 이 지도에는 놀랍게도 파리를 비롯한 몇몇 프랑스 지명이 기재되어 있다! 파리는 ‘法里昔’(우리 발음 ‘법리석’, 중국어 발음 ‘파리시’)으로 새겨져 있다. 거의 정확한 지리적 위치다.

지도는 여행의 기록이자 길잡이다. 서울에서 도보로 유라시아를 가로질러 파리까지 여행한다고 해보자. 여행자는 먼저 구글어스Google Earth를 검색해 볼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이렇게 말한다면?
“1402년 조선에서 만든 지도로도 찾아갈 수 있다.”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구글어스와 <강리도>를 대조해 보자. 이것은 믿어지지 않지만 사실이다. 1402년 조선에서 만든 <강리도>라는 지도에 프랑스 파리가 근사한 위치에 표시되어 있는 것이다. 엄연히 ‘파리’가 한자 ‘法里昔(법리석) ’으로 적혀 있다. <강리도>에는 파리 말고도 유럽 대륙에 약 100개에 이르는 지명이 새겨져 있다. (위의 책 12쪽)
앞으로도 외국 다른 나라의 많은 정상이 한국을 찾을 것이다. 그들이 가장 경탄할 수 있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바로 우리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일 것이다. 만델라는 2002년 이 지도를 남아공 국회의사당 전시회에서 보고 놀란 눈을 크게 떴다. 자기 나라가 최초로 그려진 지도였기 때문이다.
정작 지도의 주인인 우리는 만델라가 이 지도에 놀란 사실도, 아프리카의 온전한 모습을 최초로 그린 지도가 바로 이 지도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앞서 말한 《인류의 역사》 제4권의 표지를 보았더라도 그게 우리 지도인 줄을 알아차리는 한국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국립중앙박물관조차 그 값어치를 모르니, 일반인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우리의 국중박이 자신이 전시하고 있는 이 지도의 값어치에 눈을 뜰 날은 과연 언제 올 것인가? 맹성을 촉구한다.
이 보물을 외교적으로,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활용할 안목을 지닌 지도자는 언제 나올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그 영예 차지하기를 소망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