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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불법이 아니라 효꽈∙불뻡으로 발음해야

방송인들의 잘못된 연음 발음, 국민이 바로잡아 줄 때

[우리문화신문=이종구 방송인]  방송인들이 불뻡[불법(不法)]을 불법, 효꽈(효과)를 효과, 오늘빰(오늘밤)을 오늘밤 등으로 글자대로 발음하더니 이제는 숫자 발음까지도 글자대로 발음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나서 사망이 12명 부상자가 115명이 발생한 소식을 전하면서 ‘열:두명, 백:열다선명’으로 발음하고 있는데 바른말은 ‘열뚜명, 뱅녈따선명’이다.

숫자의 올바른 발음을 살펴보면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의 발음은 “여라나, 열뚤. 열쎗. 열넷. 열따섯. 열녀섣. 열닐곱. 열녀덜. 여라홉. 스물, 시빌, 시:비, 십쌈, 십싸, 시보, 심뉵, 십칠, 십팔, 십꾸, 이십”이다.

그런데 방송인들은 “열:하나, 열:둘, 열:셋, 열:넷,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열:여덜, 열:아홉, 스물, 십:일, 십:이, 십:삼, 십:사, 십:오, 십:육, 십:칠, 십:팔, 십:구, 이십”으로 말하고 있다.

“111, 112, 113, 115, 117, 118, 119”의 발음은 “뱅녈하나, 뱅녈뚤, 뱅녈쎗, 뱅녈따섯, 인데 방송인들은 “백:열하나, 백:열둘, 백:열셋, 백:열다섯”으로 발음하고 있다.

 

   
▲ 방송인들이 "효과", "불법"이라고 연음으로 발음한다. 하지만 "효꽈", "불뻡"이 맞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또 북한에서 당 창건 70돐 행사를 하면서 북한 방송인들은 ‘당창건 일흔돌’이라고 발음하는데 우리나라 방송인들은 ‘당창건 칠십돌’이라고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5년간 철도건설 사고 총 80건”이라는 소식을 전하면서 ‘여든껀’으로 발음해야 하는 것을 ‘팔씹껀’으로 읽고 있다.

숫자 뒤에 "명, 개, 놈, 척, 말, 마리, 동, 평, 가마, 장“등이 있을 때는 “한명, 두개, 세놈, 네척, 다선말, 여선마리, 일곱똥, 여덜평, 아홉까마, 열짱, 열한명, 열뚜개, 열쎄놈, 열네척, 열따선말, 열녀선마리, 열닐곱똥, 열녀덜평, 여라옵까마, 스무장“으로 해야 한다.

 

세되가 아니고 석되, 6~7명은 예닐곱명으로 소리낸다

또한 "되"가 있을 때에는 "한되, 두되, 석되, 넉되, 다섯되"로 하고 ‘말’과 ‘가마’가 있을 때에는 "한말, 두말, 세말, 네말" "한가마, 두가마, 세가마“로 하는 것이 옳다.

한자말 나라 “국(國)”이나 단체 “사(社)”가 붙어서 '개국'이나 '개사'가 있을 때는 ”일개국, 이개국, 십개국, 이십개국, 일개사. 이개사, 십개사, 이십개사“로 해야 한다. 골프장과 같이 장소를 일컬을 때는 “한곳, 두곳, 열곳, 스무곳” 으로 하고 '가구'가 있을 때는 “한가구, 두가구, 열가구, 서른가구”로 하고 '여개' 때는 십여개, 이십여개로 한다.

1차례, 14차례, 30차례, 50차례는 한차례, 열네차례, 서른차례, 쉬흔차례로 하고 .1건, 2건은 한건, 두건으로 해야 맞다. 물론 발음은 ‘껀’으로 해야 한다. 1~2명은 한두명, 2~3명은 두세명, 4~5명은 네다선명, 6~7명은 예닐곱명, 7~8명은 칠팔명, 8~9명은 팔구명으로 해야 하고 관련 20개단체 회원 100여명은, 관련 이십개단체 회원 백여명이 맞다. 10대, 20대 가장은 '십때, 이십때 가장'으로 하고. 차량을 일컬을 때는 '열 때, 스무대‘로 발음해야 한다.

1250명은 천이백쉬흔명으로 해야 하지만 요즘 방송인들은 천이백오십명이나 천이백쉰명으로 발음하고 있다. 특히 나이를 말할 때 87를 팔십일곱. 45를 사십다섯, 77을 칠씹일곱으로 발음하는데 바른말은 여든일곱, 마흔다섯, 일흔일곱이다.

방송에 롯데 가스보일러 광고가 나오는데 일흔두시간(72시간)으로 발음해야 할 것을 칠씹이시간으로 발음 했는데 그건 잘못이다.
 

“팔십팔개”가 아니라 “여든여덜깨”로 말한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해설자가 “서로 다른 12개의 음으로 88개의 음을 만들 수 있다”의 발음을 “서로 다른 열:두개의 음으로 팔씹팔개의 음을 만들 수 있따”라고 했는데 올바른 발음은 “서로 다른 열뚜개의 음으로 여든여덜깨의 음을 만들 수 있따”이다.

방송인들이 이렇게 연음으로 발음하게 된 까닭은 표준 발음법을 잘못 이해하기 때문이다.

표준어 규정 제2부 ‘표준 발음법, 제6장 제27항’은 다음과 같다.
“관형사형‘-(으)ㄹ’ 뒤에 연결되는 ‘ㄱ, ㄷ, ㅂ, ㅅ, ㅈ’은 된소리로 발음한다.
할 것을[할꺼슬], 갈 데가[갈떼가], 할 바를[할빠를], 할 수는[할쑤는], 할 적에[할쩍에], 갈 곳[갈꼳], 할 도리[할또리], 만날 사람[만날싸람].다만, 끊어서 말할 적에는 예사소리로 발음한다.“

그런데 이렇게 어정쩡한 규정을 만든 것이 근본 문제지만 방송인들 또한 앞 규정은 잘못 된 것으로 생각하고 뒷 규정만 따라서 글자대로 발음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방송인들의 말은 일반인들이 그대로 따라 하기에 심각하다. 요즈음 “효꽈”나 “불뻡”이라고 하는 사람보다는 “효과”나 “불법”처럼 연음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을 보면서 나 또한 방송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제 국민이, 시청자가 나서야 한다. 방송인들의 잘못을 바로잡아줄 사람은 국민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종구 : 탤런트, 성우, 우리말운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