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4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역사와 민족

“청천 하늘에는 잔별도 많고”, 고려인들의 아리랑

고려인들을 찾아 떠나는 아리랑로드 10만km 대장정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고려인의 아리랑을 찾아 떠나는 4명의 <아리랑로드 10만km 대장정>, 지난 2015년 시작하여 오는 6월 14일 2차 답사를 떠날 예정이며, 2020년까지 모두 10만 km의 대장정을 계획한 이들의 탐사목적은 무엇인가 알아본다. 이어서 이들은 현지에서 생생한 탐사보고와 사진을 보내올 예정이다. 큰 기대를 걸어본다.(편집자말)

 

1937년 9월은 러시아와 중아시아의 광활한 대륙에 흩어져 살고 있는 고려인들에게는 유난히도 혹독한 겨울이었다. 그들은 왜 고려인인가? 전 세계에 퍼져 서 살고 있는 한민족의 동질성을 나타내는 노래 ‘아리랑’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는가?

2015년 9월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쿠일룩바자르의 반찬가게에서는 아리랑가락이 구성지게 흘러나온다. 잠시 후 반찬가게를 둘러싼 사람들 4명이 아리랑 부르기에 함께한다. 순식간에 리나피샤씨(73살, 고려인 2세)의 반찬가게는 아리랑을 합창하는 수십 명의 인파로 둘러싸여 아리랑축제 마당이 된다. “청천 하늘에는 잔별도 많고 인간의 청춘은 늙어가네.”

 

   
▲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의 쿠일룩바자르의 반찬가게를 하는 리나피샤씨(73살, 고려인2세)는 아리랑을 구성지게 부른다.(1차 답사, 답사대 제공)

 

   
▲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켄트 부하라 사마르칸트 고려인들과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춤을 추는 답사대(답사대 제공)

 

대부분의 한국인들도 기억하지 못할 본조아리랑을 4절까지 부르고 이어서 “눈물 젖은 두만강”으로 이어 진다. 흥이 절정에 다다른 리나피샤씨는 고려인 2세 임에도 한국어를 잘 구사한다, 3세인 아들(25세)이 조용필 음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신명과 흥이 넘치는 유전자가 한민족의 특성이라는 것은 여기서 증명된다, 고달픈 생활의 만리타국 땅에서도 아리랑을 함께 부르면 그들은 하나가 된다고 한다.

유라시아의 광활한 대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50만 고려인들은 우리 한국말은 잘 몰라도 아리랑 가락은 부를 줄 안다.

아리랑 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한(恨)이다. 그러나 아리랑은 한을 넘어서, 우리 민족의 고통극복의 에너지이고 삶이고 역사이고 희망이고 마침내 우리민족이 하나가되는 원천이고 우리민족의 동질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노래이다. ‘

 

150년 우리 한인들의 고단한 삶과 고통의 현장 아리랑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 있다. <아리랑로드10만km 대장정> 답사대 4인이다. 이들은 장장 5년의 기나긴 답사기간을 계획하고 지구 두 바퀴 반을 도는 거리인 10만km를 답사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답사대의 대장은 미국 유타대학의 지리학과 명예교수인 이정면 박사(92살)이다. 이 박사는 서울대학교를 나와 미국 유타대학에서 평생을 지리학교수로 봉직하다가 퇴임했는데 지금 92살임에도 아리랑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아리랑박사”이다

이 답사팀의 조직을 보면 이정면 대장은 아리랑의 학술적인 면을, 류승호 부대장은 기획과 진행을, 사진작가인 류승률(광진예총회장)씨는 탐사과정의 사진촬영을, 그리고 서용순 작가(이지출판 대표)가 탐사의 기록과 집필을 맡았다. 이들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택한 것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연해주에서 중아아시아로 강제이주 된 고려인 속의 아리랑을 탐사하기 위함이었다.

 

   
▲ 이정면 대장(왼쪽)에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우스토베고려인협회 회장 이대성(이브라지미르)

 

   
▲ 지금은 고려인들의 공동묘지가 된 1937년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땅굴을 파고 살던 곳을 둘러보는 답사대, 카자흐스탄 우시토베(답사대 제공)

 

   
▲ 1937년 강제이주된 우시토베의 갈대밭(답사대 제공)

 

<아리랑로드10만km 대장정>의 총 탐사기간은 2015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1차 탐사로 2015년 9월 11일부터 고려인속의 아리랑을 탐사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부하라 사마르칸트, 카자흐스탄의 크질오르다 우시토베 딸지구르칸,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 촐폰아타 이시쿨지역의 4만km 거리를 탐사하고 돌아왔다.

또 2차 탐사로 오는 6월 14일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와 이르쿠츠크, 바이칼호 고려인의 애환과 아리랑에 얽힌 삶을 탐사할 계획이다. 연해주에서는 두만강을 넘어 러시아 땅에 들어가 농사를 짓던 조선인과 일제강점기 때 암약하던 독립군의 근거지를, 그리고 바이칼호의 알혼섬에서는 샤머니즘과 아리랑의 원류를 알아본다.

이어서 3차 탐사로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곳은 사할린이다. 태평양전쟁 때 한반도에서 일본이 조선인들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 사할린탄광에 강제노역을 시키고 패전 후 팽개친 슬픈 우리 사할린 아리랑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4차 탐사는 시베리아의 우랄산맥을 넘어 러시아와 동구권 고려인속의 아리랑이 될 것이다.

 

   
▲ 현지 고려인들과 함께, 왼쪽에서 두번째 이정면 단장, 세번째 류승호 부대장(답사대 제공)

 

50대의 작가와 60대의 사진가 70대의 기업인 3총사가 90대의 노교수를 모시고, 1937년 연해주의 고려인 18만여 명이 스탈린의 소수민족 분산정책에 의해서 연해주에서 중아아시아로 강제 이송된 고려인 속의 아리랑을 찾아서 떠나는 <아리랑로드10만km 대장정>

답사대 이정면 대장은 현재 미국 유타대학의 명예교수로서 올해 92임에도 건강하고 활력이 항상 넘치시는 분이다.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유타대에서 50년 동안 교수를 지냈다. 현재도 이 교수는 유타대에서 비서와 연구실까지 제공해주는 지리학자이고 아리랑 연구 전문 학자이다 .

이들이 떠날 6월 14일 2차답사는 한・러 국경을 따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를 포함하여, 하바롭스크와 아무르강을 따라 시베리아 철도를 타고, 이루크츠크, 바이칼호수 알혼섬까지 이동거리 2만km에 가까운 여정이다.

조국과 고향을 멀리한 사람들에게는 아리랑은 위로이고 희망이다. 고려인의 이동경로와 아리랑은 항상 함께 있었고, 현재도 미래도 아리랑은 그들과 함께 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은 답사대는 여전히 고려인의 아리랑을 찾아 나선다. 앞으로 사할린과 우랄산맥을 넘어 러시아와 동유럽까지 아리랑 탐사를 진행 할 그들의 계획에 크게 손뼉 쳐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