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중국 연길 김영조 기자]
김영조 기자가 “제18회 한국전통음악교류회” 단원들과 함께 6월 29일부터 5박 6일 중국을 방문한다. 그 의미 있는 행사를 꼼꼼히 취재하고 생생한 사진과 함께 기사를 송고해올 예정이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기대한다.(편집자말) |
어제 6월 29일은 35명의 식구들과 함께 중국 연길에 도착했다. 한국전통음악학회(회장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와 중국 연변대학예술학원(학장 리훈)이 공동주최하는 2016 제18회 “한국전통음악교류회” 취재차 온 것이다. 아침 5시부터 서두른 탓에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중국행을 함께 할 회원들을 만날 기대에 자못 설레기만 했다. 35명의 식구들 가운데는 서한범 교수를 비롯하여, 한국정가학연구원 박문규 원장,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22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고향임 명창,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배뱅이굿 전수조교 박준영 명창 등이 함께 했다.
아침 9시 5분에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을 이용해 3시간 만에 중국 연길공항에 도착했다. 2년 만에 다시 온 연길공항엔 연변대학예술학원 리훈 학장과 그 식구들이 “한국전통음악학회 여러분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란 펼침막을 들고 반긴다.
호텔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은 뒤 먼저 도문을 들러보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도문은 중국발음으로 “투먼 시 [Tumen, 図們市]”인데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자리 잡은 도시로 남쪽으로 두만강을 건너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과 맞닿아 있다. 강폭이 한 80여m쯤 될까? 건너편은 북한땅이다. 간간이 농사짓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먼 곳에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도 안 보이고 그야말로 적막하다.
지지난해 왔을 때보다 물이 많이 불어나고 물살이 세다. 바람도 무척 강하다. 여름인데도 쌀쌀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아침까지 비가 많이 왔었다 하니 그럴 수 있겠다. 강변으로 내려가기 전엔 중국기가 펄럭이며 “國境(국경)”이란 글씨와 “豆滿江畔(두만강반)”이란 글씨가 보인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부산에서 온 송서율창 이수자 김인숙 씨는 도문을 들른 소감을 묻자 “바로 눈앞에 북한이 있고, 북한 사람도 보이지만 갈 수도 만날 수도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언제 통일이 되어 편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맘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을는지......”라고 말한다. 또 서울에서 온 역시 송서율창 이수자 이기옥 씨는 “분명히 저 북한사람들은 우리의 핏줄인데 요즈음 남북한이 불편한 관계로 지내고 있어 나도 참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오는 길에 제법 민가들이 많다. 관광안내원의 말에 따르면 기와 형태만으로도 조선족 동포들의 집과 중국 한족들의 집을 구별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우리 동포들은 팔작지붕(지붕 좌우 측면이 한자 팔(八) 자 모양을 한 지붕)에 방마다 모두 온돌을 깔았지만, 한족들은 맞배지붕(지붕면이 양면으로 경사를 짓는 지붕) 형식의 지붕에 온돌이 없거나 있어도 방의 일부에만 깔았다.
다시 연길 시내로 들어왔다. 이곳에는 모든 간판들이 한글을 먼저 쓰고 뒤에 한자를 쓴다. 조선족이 많이 사는 연변조선족자치주만의 특별함이다. 그런데 지난번 왔을 때보다는 조금 변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한자로만 쓰거나 한글을 먼저 쓰던 것을 한글이 한자보다 작게 쓰인 간판이 더러 보인다. 우리 조선족 동포들이 아닌 중국 한족들의 건물에 그런 현상이 생긴다고 한다.
어제는 연길에 늦게 도착하여 간단한 구경으로 끝냈지만 그런대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기대감으로 오늘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