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나당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할 때 삼천궁녀가 백마강(白馬江)에 몸을 던졌다는 고사의 낙화암으로 유명한 부소산(扶蘇山). 그 부소산엔 백제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다.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때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2016년 특별전 “부소산” 문을 활짝 열었다.
이번 전시는 10월 3일까지 열리는데 왕궁의 후원이자 배후성 역할을 했던 백제시대의 부소산의 흔적을 더듬고,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백제 멸망 이후의 부소산을 들여다본다.
백제시대 유물로는 일제강점기 발굴된 보물 제196호 “금동 정지원명 석가여래삼존입상”이 눈길을 끈다. 정지원(鄭智遠)이라는 사람이 죽은 아내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내용의 글이 새겨진 애틋한 불상이다. 또 바람개비무늬 수막새, 한성백제 수막새 등 다양한 수막새들과 지붕 위에서 내려온 치미(고대의 목조건축에서 용마루의 양 끝에 높게 붙였던 장식기와)도 볼 수 있다.
백제 멸망한 이후 유물로는 일제강점기 부소산에 '부여신궁'을 건설할 때 나온 청동정병과 청동접시 같은 청동제 유물 30여점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 만든 분청사기와 기와, 불에 탄 곡식도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부여군이 세계문화 유산에 오른 백제 유적지구 부소산일대에 경관조명을 설치, 야간 관광 명소로 선보였다. 부소산 구문에서 시작하여 사자루 구간성에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는 경관조명은 부소산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명설치로 부소산 반월루에서 부여시가지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반월루 아래 광장에서는 화려하게 수놓은 백제 8문양의 빛과 함께 야간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시원한 국립부여박물관에서 부소산의 흔적들과 함께 피서를 즐기는 것도 좋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