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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우리아버지를 야스쿠니신사에서 빼라!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해마다 8월이면 일본이 한국을 유독 분노케하는 일이 있다. 어디 그게 8월 뿐의 일이겠느냐 싶지만 특히 8월을 꼬집어 말하는 것은 이때가 바로 일본의 패전일이 들어 있는 달로 전쟁범죄자들을 기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노골화하고 있는 몰지각한 정치인들의 모습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도쿄 한복판 치요다쿠(千代田区)에 있는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는 일본인들의 주장대로 전쟁에서 싸우다 죽은 호국 영령을 모신 신사(神社)’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메이지유신 이래 근대 이후 일본이 관여한 전쟁에서 활약한 전쟁범죄자들을 미화하고 숭상하는 시설이다. 일본군이 한국인을 위해 싸우다 죽었다면 모를까, 한국을 침략하고 그것도 모자라 침략국의 선량한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아 죽게한 일본을, 그 책임을 묻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지금 야스쿠니에 강제 합사(合祀) 되어 있는 니이야마만수(新山滿秀, 한국이름 박만수)도 그런 젊은이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곳에 합사된 박만수 씨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일본 구() 해군 군속신상조사표에 따르면 남양군도에 강제 징용되어 1945411전사처리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조사표에는 1959(소화34) 731일자로 야스쿠니에 합사되었다는 도장이 찍혀 있다.


 

박만수 씨와 같이 강제 징용되어 전장에서 목숨을 잃고 야스쿠니에 합사(合祀)된 사람들은 한국인 약 21,000, 대만인 약 28,000명이라는 추정이다. 문제는 당시 조선인 신분으로 강제로 전장터에 나가 죽은 사람들이 전쟁 가해국인 일본군과 함께 강제로 이러한 시설에 합사되어있어야 하는가라는 사실이다.

 

야스쿠니에 합사된 박만수 씨에게는 당시 2살 난 딸이 있었다. 2010년 기자는 아버지의 얼굴을 모른 채 살아온 68살의 따님 박남순 씨와 야스쿠니신사를 찾은 적이 있었다. 마침 그해는 경술국치 100이 되는 해로 박남순 씨는 경술국치 100, 한일평화를 여는 역사기행답사단의 일원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야스쿠니신사를 바로 코앞에 두고 답사단은 일본 경시청의 저지로 결국 야스쿠니신사까지 가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했다. 특히 오매불망 아버지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가 어떻게 생겼나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답사단에 끼어 일본땅을 밟았던 박남순 씨의 실망을 이루 말 할 수 없이 컸다. 경시청의 저지 이유는 야스쿠니신사에서 일본 우익의 위해(危害)가 우려된다는 짧은 답변이었다. 경시청 소속 순사들이 인해전술로 답사단의 야스쿠니신사행을 막는 바람에 박남순 씨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아버지의 이름 석 자라도 불러보고자 했던 그날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던 것이다. 문제는 박남순 씨처럼 아버지의 이름을 야스쿠니신사에서 빼버리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유가족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죽어서도 강제로 일본의  신사(神社)에서 일본군과 함께 있으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만 봐도 일본이 과거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고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A급 전범을 받들고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아베수상을 비롯한 정치권의 한다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신사참배를 하고 있는 사실 또한 침략전쟁을 그대로 옹호하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임에 틀림없다. 거기에 독도 영유권의 억지 주장 역시 한국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다.

 

 

일본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진정한 평화와 살가운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지난 시기 침략전쟁의 과오를 깨끗이 반성해야한다고 본다. 그 반성이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8월이면 되풀이되는 정치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지와 독도 영유권 억지 주장 철회, 위안부 문제 해결 등 산적한 한일관계의 과거사를 한국인이 원하는 수준까지 해결해주어야만이 미래의 이웃이 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