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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김복동 할머니 “이렇게 우리들 괴롭힌 대통령 없었다.”

남산 통감관저터에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경술국치일에 제막식
경술국치 시발점, 한 세기만에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일제의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 체결되며 식민시대가 시작된 바로 그 곳, 남산공원 통감관저터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인 기억의 터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와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조성 추진위원회(위원장 최영희) 경술국치일인 829() 늦은 1시 남산 통감관저터에서 민관 협력으로 조성한 기억의 터제막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박원순 서울시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기억의 터 최영희 추진위원장과 기억의 터조성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인사들이 참석했으며, 행사장에는 참석자들 말고도 언론사 취재진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제막식의 시작은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조성 추진위원회 최영희 위원장의 인사말씀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피해할머니 말씀으로 시작되었다. 김복동 할머니는 그동안 여러 대통령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처럼 우리 할머니들을 괴롭힌 적이 없었다. 사죄하지 않는 일본에서 위로금 받아서 할머니들에게 준다는 것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일이다. 우리는 그런 돈 받을 수 없다. 위로금이 아니라 사죄와 배상을 요구한다. 또 국민이 돈을 모아 세운 평화의 소녀상을 옮기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지금이 식민지 시대도 아니고 자기네 땅도 아닌 곳에 새워진 소녀상을 왜 옮기라 하는가?”라고 외쳤다.


 



이후 축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억의 터가 할머니들에게는 위로,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는 역사의 현장이고, 교육의 현장이 되리라 확신 한다. 정부는 얼마 되지도 않는 일본군 위안부 세계유산 기록물 등재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대신 우리 서울시가 전액 그 돈을 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원장현 대금명인이 고향 가는 길을 연주하여 행사장을 숙연하게 만든 다음 <대지의 눈>으로 자리를 옮겨 김복동 할머니 등이 가림막을 걷는 제막퍼포먼스를 가졌다. <대지의 눈>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이름과 함께 할머니들의 증언을 시기별(끌려가던 순간-위안소에서의 처절한 삶-해방 후 귀국, 귀향하던 때-반세기의 침묵을 깬 그 이후 인권활동가로서의 새로운 삶)로 새겨졌다. 또한 고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끌려감이 함께 새겨져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는 바닥의 검은 동그라미는 위안부 가해자에 대한 심판의 눈을 뜻한다.


 



제막퍼포먼스는 또 <대지의 눈>에서 가까운 곳에 설치된 <세상의 배꼽>에서도 있었다. 김복동 할머니와 박원순 시장 등 참석자들이 모두 <세상의 배꼽>을 둘러쌓았다. 그리고 원장현 명인의 한네의 이별연주 속에 역시 가림막을 걷었다. <세상의 배꼽>에는 윤석남 화가의 작품과 함께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글귀가 한글, 일본어, 영어, 중국어로 함께 새겨졌다. 세상의 배꼽 주변으로 놓이는 자연석들은 전국, 전 세계에서 마음을 모아온 할머니들과 국민을 뜻한다. 이 돌들은 기억의 터를 찾는 모든 이들이 편하게 앉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

 

이번에 제막한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세계적 인권이슈로 부각되었음에도 그 아픔을 기리고 기억하는 공간조차 없다는 현실에서 시작됐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조성 추진위원회는 지난 2015년 추진위원회를 구성, 서울시와 함께 기억의 터 부지를 물색하고 남산공원 통감관저터를 장소로 최종 확정했으며, 이후 지난 629일 기공식을 거쳐 이날 제막식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범국민 모금운동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를 통해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19,755명이 모금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