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늦게 잠이 드니까 잠이 모자라고 잠이 모자라니까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운 거라는 것을 알면서 일찍 잠이 드는 게 잘 안 됩니다.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것은 아닌데 일을 끝내고 보면 날이 바뀌어 있습니다.
어제 아침도 그랬습니다. 들고 갈 짐이 있어서 나름대로 서둘렀지만 짐을 집 앞에 들고 가서 내려놓고 땅밑에 세워 두었던 수레를 가지고 올라와 싣고 나니 이마에 땀이 맺혔습니다. 날씨도 좀 포근했지만 안 들던 짐을 들어 옮기느라 힘이 들었던 것이지요. 여러 날 앞부터 마음을 먹었던 일인데 하고 나니 흘린 땀만큼 기분도 개운했습니다.
아침모두모임을 하는 날에 보람(상)까지 주는 날이었습니다. 옆에서 도와주는 분이 있으니까 하지 그렇지 않으면 못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해 달라는 것도 끊이지 않고 써 내 달라는 글도 날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적바림 해 둔 것을 보고 하나씩 지우며 하다 보니 어느새 마칠 때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께 하나 뿐인 벗인 멀봄틀(텔레비전)이 오래 되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것을 장만해 왔습니다. 여섯 언니아우들이 한 자리에 모일 날을 잡는데 참 쉽지 않았습니다. 날을 잡아 놓고 되는 사람들이라도 모이는 것으로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늦은 저녁을 먹고 글을 세 가지 쓰고 나니 날이 바뀌어 있었지요.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짜장’는 ‘틀림없이, 참말로’라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앞서 서울 가서 있었던 이야기 끝에 나왔던 말이라서 제 이야기를 꼼꼼히 보시는 분들은 낯설지 않으실 것입니다. 토박이말을 배운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겨 쓰는 말 가운데 하나라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제 마음 같아서는 ‘자장면’에 ‘까망국수’라는 새 이름을 붙여 주고 우리 나날살이 속으로 데려와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쓰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레알’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떠올려 써 주시기 바랍니다.^^
4352해 온겨울달 열이레 한날(2019년 12월 17일 화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