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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여러분도 일이 콩켸팥켸 된 적이 있으신가요?

[토박이말 맛보기]96-콩켸팥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는 날씨가 좀 쌀쌀하다는 기별을 보고 옷을 잘 챙겨 입고 나왔습니다. 앞낮(오전)에는 이틀 동안 비워두었던 배곳 안이 바깥보다 더 춥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바람을 틀어도 얼른 데워지지가 않았지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서 추위를 달랬습니다.

 

보내야 할 그위종이(공문)를 하나 챙겨 보내고 겨울말미 앞생각(겨울방학계획)을 세웠습니다. 이것저것 챙길 것도 많고 혼자 골라잡을 수 없는 일도 있어서 다 하지는 못하고 낮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요즘 알찬마루(급식소)에 가면 밥맛이 더 좋습니다. 날마다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을 거기서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낮밥을 챙기기에도 바쁜데 토박이말까지 맛보여 주는 일을 도와주시는 이의숙 선생님이 짜장 고맙습니다.

 

뒤낮(오후)에는 무지개초등학교에 갔었습니다. 경남교육청에서 한 해 동안 펼친 토박이말 갈배움을 돌아보고 새해에 했으면 하는 것들을 두고 슬기를 모으는 자리였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일들이 이루어지고 많은 분들이 애를 쓰신 열매를 모아 놓은 것을 보니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한 해 동안 토박이말 갈배움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신 경남교육청 김성미 장학사님, 진주교육지원청 정근영 장학사님, 무지개초 이영민, 김이랑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 거제에 토박이말 갈배움 싹을 틔워 준 조명자 선생님, 토박이말 말모이 풀그림을 만드느라 애를 쓰신 제이에이치알소프트 정종헌 대표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짧게나마 토박이말 이야기를 나눈 하우영 선생님 짜장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펼칠 토박이말 갈배움이 기다려집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콩켸팥켸’는 ‘일이나 몬(물건)이 뒤섞여서 뒤죽박죽된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말은 앞서 맛보신 ‘켯속’의 ‘켜’와 아랑곳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집인 사전에서 시루에 떡을 찔 때 어디까지가 콩 겨이고 팥 겨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겨’가 아니라 ‘켜’라고 하면 더 알맞은 풀이가 됩니다. 왜냐하면 ‘켜’가 ‘층’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어찌 되었든 앞으로 이 말을 쓰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4352해 온겨울달 스무나흘 두날(2019년 12월 24일 화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