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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돌림병, 피막에 수용하고 여제 지내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2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금 백성들의 일은 말하자면 참으로 참담합니다. 우선 눈으로 직접 본 것을 가지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기근과 돌림병이 함께 일어나 주검이 서로 겹쳐 쌓였으며 찌는 듯한 나쁜 기운이 안팎으로 가득합니다. 심지어 백성들을 구하던 관원들까지 잇달아 전염되었습니다. 성안의 모든 집들이 귀천을 가릴 것 없이 제대로 남아난 집이 없으며 황급하고 경황없는 것이 전쟁으로 말미암은 재앙보다도 심합니다.”

 

이는 《현종개수실록》 현종 12년(1671년) 4월 19일 기록으로 온 나라가 기근과 돌림병으로 백성들이 죽어 나가 그 주검이 겹쳐 쌓였다고 하여 처참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 《숙종실록》 숙종 25년(1699년) 12월 30일에는 “이 해에 돌림병이 치열하여 서울에 얼어죽은 주검 3천 9백여 구이고, 각도(各道)에서 죽은 사람은 모두 25만 7백여 인이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 다행히 우리나라는 그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세계는 거의 조선 현종 때나 숙종 때의 지경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의술이 발전하지 못한 조선시대에는 돌림병 환자가 생기면 병막이나 피막이라 불리는 임시 건물에 격리 수용하고, 여귀(厲鬼) 곧 돌림병으로 죽은 사람의 귀신에게 여제(癘祭)를 지냈습니다. 다만, ‘독한 역신(疫神)이 내려왔으니 의당 오곡(五穀)밥을 먹여 물리쳐야 한다.’든지 ‘소를 잡아 고기는 먹고 문에 피를 뿌려 물리쳐야 한다.’라는 거짓말이 퍼지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