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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이 펼쳐진 평창바위공원

평창강 따라 걷기 제5구간 – 계속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는 중간에 31번 도로를 건너지 않고 계속 남진하였다. 이 부근 평창강은 강폭이 매우 넓고 하중도(河中島, 강 한 가운데 있는 섬)가 보였다. 식생으로는 갈대와 버들이 많이 보였다. 조금 가다 보니 길이 좁아져서 차는 다닐 수가 없다. 조금 더 가니 이제는 사람도 가기 어려울 정도로 길이 좁아진다. 나는 며칠 전 사전답사 차 이곳에 다녀간 적이 있다. 지도상에는 길 표시가 없지만 갈 수는 있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은 계속 이어진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면 여만교 다리에 도달한다.

 

여만리는 이 구간 평창강의 동쪽 들을 말한다. 고려 때부터 양곡이 많이 나던 곡창지대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곡식이 만 명이 먹고도 남는다고 하여 ‘여만리(餘萬里)’라고 했다. 평창강가에 있어서 들이 넓고 길어서 ‘여마니’라고 했다는 설도 있다.

 

 


 

 

여만교를 지나 둑방길로 들어섰다. 우리는 강의 왼쪽 둑을 따라 걸어갔다. 강 건너편이 노산(魯山)이다. 노산의 높이는 해발 419m이지만 여만리 자체가 높은 지대라서 노산은 높아 보이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노산은 평창의 진산(鎭山, 관아의 뒷산)으로서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되는 산이다. 여기에 돌로 쌓은 노산성 혹은 노산고성이라고 부르는 성이 있다.

 

 

내가 만든 답사 일정으로는 여만리 마을회관 옆의 막국수집에서 점심을 먹을 계획이었다. 시계를 보니 두 시간 가까이 걸었다. 우리는 둑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가 낮 1시에 식당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식당은 임시휴일이라는 팻말을 내걸었다.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차가 없고, 또 이곳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시내 식당까지 가려면 택시를 부르는 수밖에 없다. 무슨 수가 없을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는데...

 

여기서 멀지 않은 돌문화체험관에 평창군 문화해설사가 근무한다는 생각이 퍼득 떠올랐다. 나는 카톡에 저장된 4월 근무일정표를 보고서 오늘 천선화 선생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천선화 선생은 평창포럼 회장까지 역임한 이 지역의 유지다. 나는 천회장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는 중국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여만리 마을회관으로 짜장면 5개를 배달시켜 달라고 부탁했더니, 천회장님은 그러지 말고 돌문화체험관으로 오라고 한다. 여기서 걸어가면 20분 정도 걸릴 것이다.

 

우리는 시장기를 느끼면서 다시 걸음을 옮겼다. 조금 걸으니 우측으로 멋진 구름다리가 나타났다. 사람만 건너다니는 다리다. 다리 중간에는 아래가 투명하게 내려다보이는 하늘길(스카이워크)을 두 곳이나 만들어 놓았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바위공원이 연결되고 오른쪽으로는 노산에 오르는 등산길로 연결된다. 아직 오른쪽 등산길로는 가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꼭 한번 가보아야겠다. 우리는 왼쪽 길로 들어섰다. 조경이 잘 되어 있는 공원이 나타난다. 나무와 강과 산이 잘 어울려서 편안한 느낌을 준다. 평창강 물소리도 다정하게 들린다. 재빠른 봄꽃은 벌써 피었지만 아직 나뭇가지에서 새잎들이 돋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노랑색 개나리, 분홍색 진달래만 꽃이 아니다. 연두색 새잎도 아름다운 꽃이다.


 

 

돌문화체험관으로 들어가 천회장님을 찾으니 앞쪽에 있는 바위공원으로 가보란다. 바위공원으로 찾아가니 천회장님과 몇 명이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다.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모임을 가졌는데, 점심을 준비해 왔단다. 우리는 뷔페식 점심을 대접받았다. 아, 이거야말로 자다가 떡을 얻어먹는 셈이다.


 

 

점심 식사가 끝난 후에 나는 은곡의 동의를 받아 그분들에게 제안했다. 밥값으로 판소리 2곡을 공연해 드리겠다고. 그러나 그분들은 일정이 늦어졌다고, 다음에 듣겠다고 사양한다. 결국 우리의 점심은 무료가 되었다. 우리는 포만감을 느끼며 돌문화체험관 구경을 하였다. 말이 좀 어려워서 그렇지 돌문화체험관은 알기 쉽게 말하면 수석전시관이다.

 

 

안내 책자를 보면 평창돌문화체험관은 국내 가장 큰 수석전시관이다. 이 체험관은 인근에 바위공원이 위치해 있어 실내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는 복합전시관이다. 평창군 일대는 우리나라 수석 산지 가운데 4대 명산지의 한 곳이라고 한다. 평창에서 나는 돌의 특징을 안내 책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멋지게 묘사하였다. “질이 금속성이 날만큼 견고하며, 피부는 거친 듯 소박하지만 따뜻한 맛이 있고, 색은 회흑색 회청색 회갈색 녹색 등 다양하며, 그중에도 물씻김이 잘 된 흑갈색 회갈색의 돌은 농익은 과일처럼 중후함, 따뜻함, 그리고 편안함이 있습니다.”

 

수석에는 문외한인 나는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돌에도 맛이 있고 느낌이 있나 보다. 쉽게 말해서 평창 수석을 미인으로 비유하면 미인대회 본선 참가자 정도는 되나 보다. 수석전시관 관람을 끝내고 우리는 천회장님에게 작별 인사를 드렸다.

 

낮 2시 30분에 다시 답사길을 떠났다. 우리는 평창강변에 펼쳐진 바위공원으로 이동하여 기암괴석을 구경하였다. 여러 가지 모양의 커다란 돌들이 잔디밭 위에 널찍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바위 하나 하나에 제목이 있었다. 바위공원은 평창강 따라서 길게 조성되어 있다. 텐트를 칠 수 있는 나무 데크도 수십 개 만들어 놓았고, 캠핑차가 머무를 수 있는 공간도 넓게 만들어 놓았다. 카카오맵에는 ‘평창바위공원캠핑장’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강 건너편은 장암산(836m)이다. 강 건너편 산 자락에 ‘평화길’이라는 이름의 목책 산책로를 평창군에서 만들어 놓았다. 나는 전에 평화길 산책로를 걸은 적이 있다. 2019년 11월에 완성된 평화길의 길이는 1.7km이므로 왕복하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추천할 만한 좋은 산책로다.

 

 

장암산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는데, 착륙지점이 바위공원 입구 쪽 넓은 모래밭이다. 마침 우리가 바위공원을 구경할 때에 한 사람이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조금 더 걷다가 평창교에서 좌회전하여 강을 건넜다. 제5구간 답사의 종점은 다리 건너 평화길 입구다. 낮 3시에 종점에 도착했다.

 

이날 평창강 따라 걷기 제5구간 약 10km를 다섯 명이 4시간 동안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