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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겨울 추위와 콧물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18]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추위와 더불어 본격적인 겨울이 되었다. 어릴 적 시골생활을 할 때 겨울이 되면 양볼이 빨개져서 콧물을 줄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현재 한의사가 되어서도 겨울이 되면 물코 비염이라는 환절기 질환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감기에 걸려서 콧물이 나기도 하지만 감기와 상관없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흔히 말하는 물코비염(겨울비염)이다.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코의 점막을 마비시켜

 

겨울 추운 날씨에 심신이 움츠러들면서 코는 빨개지고, 콧물이 많아지고 입과 코에서는 하얀 김이 나오기 시작한다. 더 심해지면 코에서 수돗물이 나오듯 점성이 없는 맑은 콧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면 바로 회복되지만 지속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것은 쌀쌀한 공기가 코에서 충분히 가온, 가습 되지 못한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인후와 기관지에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면 인후부에 가래가 생기고 기관지가 부담받아 기침하게 된다. 아침저녁에만 조금 기침을 한다면 생활을 관리하면서 지켜봐도 되지만 낮이나 잠잘 때도 기침을 한다면 한방이든 양방이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코와 주변 부비동이 하는 첫 번째 역할은 흡입하는 공기를 가온 가습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다가오면 가온 가습을 온전히 못 하면서 오히려 코의 점막이 건조하고 차가워진다. 코에서 분비되는 점액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가온 가습이 점점 부담을 받다 보면 초기에는 콧물이 많아지다가 어느 순간 코의 점액 분비 기능이 마비된다. 이때 점액을 분비하는 조절 꼭지가 잠긴 상태에서 마비되면 코가 바짝 마르면서 건조감과 통증이 다가오고, 조절 꼭지가 열린 상태에서 마비되면 점성이 없는 점액이 줄줄 흐르게 된다.

 

이러한 물코비염은 코가 시리면서 아프고 코의 입구가 점점 부으면서 악화한다.

 

한편 뜨거운 국물음식을 먹을 때 갑자기 콧물이 흘러서 곤란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일시적으로 이렇게 흐르는 콧물은 비염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코점막의 혈류 흐름이 활발하지 못했던 사람이 음식을 먹어서 위가 활발해지면, 더불어 몸 전체 점막의 혈류 흐름이 활발해지고, 코점막의 혈류 흐름도 활발해지므로 콧물이 나오는 것이다. 이때 코를 한번 풀고 나면 편안해진다. 그러므로 비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코가 더 정상화되는 과정이다.

 

국소 면역력과 말초 순환을 개선하자

 

물코비염은 코와 부비동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데 호흡기 통로에서 대사기능이 저하되면서 정체된 모습이다. 코에서 이루어지는 점액을 매개로 한 면역력도 급격하게 떨어진다. 곧 겨울의 찬바람이 코점막의 온도를 순간적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국소 체온 조절이 안 되면서 점액 분비를 조절하지 못해서 콧물이 줄줄 흐르는 물코비염이나 바짝 마르면서 막히는 위축성 비염이 진행된다. 면역력마저 저하되어 알러지성 요인마저 병행해서 드러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코점막이 외부 환경에 바로 대응해서 가온과 가습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린다면 물코비염 역시 얼마든지 완치할 수 있다.

 

가벼운 것은 따뜻한 차나 국물만 마셔도 개선할 수 있으며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도 호전된다. 그러나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속된다면 개인의 체력과 면역력의 정도, 타고난 체질, 생활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와 생활관리를 통해 코 점막의 면역력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코가 편해질 수 있는 환경과 생활 관리

 

감기와 비염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순서대로 꼽자면 산소농도, 온도차, 습도 그리고 알러지요인 등과 같은 것들이 있다. 특히 집안에서는 밀폐된 실내 환경을 개선하고 지나치게 온도가 높거나 춥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 먼저다. 특히 잠잘 때는 방문을 꼭 닫으면 방안의 산소포화도는 점점 떨어지고 호흡하는 산소량이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 호흡량은 점점 늘어나 호흡기 통로의 부담이 가중된다. 이때 온도 차마저 심해지면 감기에 걸리거나 비염이 심해진다.

 

우리 몸의 수면 사이클은 대략 새벽 3시 30분을 기준으로 이전에는 체열을 발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며 이후에는 체온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체열에 민감한 경우 새벽 3시 무렵까지는 무의식중에 이불을 차게 된다. 반대로 4시 이후부터는 무의식중에 이불을 끌어다 덮거나 웅크리고 잠을 자면서 최대한 체온을 보존하려 노력하게 된다. 따라서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온도를 조절하거나 이불을 덮어 주도록 하고 잠잘 때 화장실 쪽과 거실 쪽 방문을 조금 열어두고 자면 편하게 호흡할 수 있다.

 

물코비염(겨울비염)이 심한 경우 한방에서는 호흡기 점막의 순환을 도와주는 처방과 말단순환을 원활케 하면서 대사기능을 항진시키는 방법으로 맑은 콧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유산소 운동을 병행한다면 말초 순환력을 증진시키고 국소면역력까지 향상하게 해서 재발을 낮출 수 있다. 쉴 새 없이 주르륵 흘러나오는 맑은 콧물 증상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치료한다면 밝고 산뜻하게 생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