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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음식을 삼킬 수 없는 연하장애, 어찌할 것인가?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19]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 몸의 여러 장부와 조직은 일정한 구조와 기능이 있는데 우리 목의 연구개 부위는 좀 더 특수한 구조와 기능이 있다. 목의 연구개 부위는 호흡을 통해 공기가 통하는 호흡기 통로이면서 음식이 지나가는 소화기의 통로도 되는 이중적인 기능을 지닌 구조인 것이다.

 

이는 호흡의 양면성에 기인하게 되는데 우리는 호흡을 통하여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어 인체에 필요한 가스교환을 하는 동시에 발성(發聲)까지 하게 된 것에 연유한다. 곧 호흡이 순수한 가스교환만이 목적이라면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를 완전히 분리해도 된다. 그러나 발성까지 고려하면 발성은 허파꽈리(폐포)의 폐활량에서 출발하여 성대를 거쳐 음식의 통로인 입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소리는 호흡기와 소화기 통로를 모두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호흡기 통로와 소화기 통로의 교차하는 곳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연구개가 존재한다. 연구개를 조절함으로써 입을 통해 들어간 음식은 식도로 넘어가고, 코를 통해 유입된 공기는 기관지로 흘러 들어간다. 그런데 연구개 조절이 잘 안 되어 음식이 기관지로 유입되면 기관지는 음식물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음식이라는 이물질에 대한 물리적 부담뿐 아니라 나아가서 감염으로 인해 기관지염, 폐렴에 이르게 되어 생명의 위독까지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연구개에 이상이 발생하면 의식적으로 음식물 섭취를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 또한 무의식적으로도 음식을 거부하는 몸과 마음의 작용이 이루어진다.

 

연하곤란의 일반적인 증상과 원인

 

보통 음식을 삼키거나 물을 마실 때 정상적으로는 아무런 감각이나 저항 없이 입에서부터 위장까지 쉽게 통과한다. 그런데, 음식이 지나가는 감각이 느껴지거나 음식이 식도에서 내려가다가 지체되거나 중간에 걸려서 더는 내려가지 않는 것을 연하곤란이라고 한다. 연하곤란은 인두로부터 식도를 거쳐 위 분문부(식도와 접하고 있는 위의 입구 부위)에 이르기까지 기계적인 협착이나 운동성 장애, 신경의 손상 등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신생아 때부터 섭취의 어려움을 겪는 때도 있으며, 후천적인 요인으로는 식생활의 부하로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특정 질환의 여파로 연구개 조절이 안 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연하곤란을 일으키는 질환 대부분은 신경학적 원인으로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파킨슨병,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다발성 경화증, 치매, 뇌신경 마비, 중증 근무력증 등이 있다. 연하곤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근육 손상인 경우로는 염증성 근육병증, 근디스트로피가 있다. 또한 구강, 인두, 식도의 종양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연하곤란은 정상적인 구조와 기능에 문제가 없는 경우라도 순간적인 이완이나 긴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드러나기도 하며 체기가 반복되면서 점점 심해지기도 한다. 일반적인 증상은 사레, 숨막힘(초우킹), 식사 뒤 목소리 변화, 목에 음식물이 붙어있는 느낌, 코로 음식물이 역류하는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결국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게 되면 영양실조가 될 수 있다.

 

연구개의 작용과 이상 때 방어 기전

 

연하곤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음식물과 가래, 침 같은 고형물이 기관지로 넘어가는 경우다. 인체는 이러한 상황이 되면 비상사태로 인지하면서 ‘사레’라는 격렬한 방출행위를 통하여 기관지를 보호한다. 사레는 식도로 가야 할 음식물이나 침이 호흡을 하는 기도로 잘못 들어가 발작적인 기침을 하는 증상을 말하는데 이는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한 인체의 방어기전이다.

 

 

기도는 목의 앞쪽에 위치하고 식도는 목의 뒤쪽에 위치한다. 말 그대로 기도는 공기의 통로고 식도는 음식의 통로다. 기도와 식도가 서로 문을 여닫으면서 공기는 폐로 음식물은 위로 내려가게 하는데 이를 조절하는 기관이 연구개다. 우리 몸의 구조에서 혀끝을 들어 입천장을 건드렸을 때 딱딱하게 느껴지는 곳은 경구개(硬口蓋)로 하얀 뼈로 되어 있고, 연구개(軟口蓋)는 입천장의 비교적 연한 뒤쪽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뼈가 없어 물렁물렁하다.

 

연구개는 외부의 공기와 음식을 어느 곳으로 내려보낼지 결정하는 기관이다. 호흡할 때는 코 또는 입을 기도와 연결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입과 식도를 연결하는 일종의 교통경찰 역할을 한다.

 

그런데 연구개가 자기 일을 제대로 못 하게 되면 호흡이 곤란해지고 음식을 삼키기도 어렵게 된다. 이러한 조절이 아예 안 되는 때도 있으며 더디거나 느린 경우가 발생하는데 아이들은 잦은 사레와 목에 뭐가 붙어있는 것 같은 이물감을 표현한다.

 

호흡할 때 연구개가 자연스럽게 기도를 열어 줄 수 있는 것은 폐가 확장과 수축을 통해 명령을 내리기 때문이며, 음식을 씹으면 식도와 위장이 연동운동을 해 연구개를 조절, 음식을 당기는 흡인력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개 정체는 기능적인 요소만을 말하면 폐와 위장의 문제인 것이다.

 

문제는 구조적인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다. 곧 선천적으로 연구개가 충실하게 발달하지 못한 채로 태어난 경우와 신경학적 이상, 근육의 손상에 의한 경우다. 이러한 상황은 매 식사가 생명을 위협하는 생사의 갈림길이 되므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특히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뇌의 손상이 발생하면 뇌에서 정상적인 연하작용을 조절하지 못하게 되어 삼킴 장애가 일어나는데, 뇌손상 환자의 대략 70%에서 이러한 연하곤란이 발생한다.

 

따라서 뇌손상과 같은 원인으로 연하곤란 정도가 심한 경우 입으로 하는 정상적인 식사 대신 흔히 콧줄 식사라고 불리는 경관급식을 하게 된다. 경관급식을 통해 일정한 영양 공급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콧줄 식사는 환자에게 이물감이 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급식받아야 하며, 활동의 제약과 번거로움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맛을 느끼는 것이 제한되어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하게 저하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연하작용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치료가 요구된다. 보통은 입원 중에 병원에서 제공하는 재활치료를 충실하게 따르는 것을 기본으로 하게 되는데, 한방의 도움을 받으면 좀 더 이른 시일에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연하장애를 극복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① 끊임없이 씹는 훈련 하기

 

우리 몸의 소화기 장부는 입에서 시작하여 항문까지 하나의 관으로 이루어진 구조다. 이러한 구조를 통하여 씹는 행위에서 출발하고 씹는 동작에 동조하여 식도와 위장이 움직이며, 위장의 운동이 대장에 반사를 일으키면서 입에서 대장까지 일정한 율동을 하게 된다. 곧 입에서 대장까지 통일된 운동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연구개에서 운동이 단절된 상태가 연하장애인 것이다. 그러므로 꾸준하게 씹는 동작을 통하여 소화기 전체의 율동을 유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비된 연구개도 동조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입안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최대한 헛씹는 동작을 반복하고, 껌을 씹는 것과 같은 좀 더 적극적인 행위로, 다음 순간 침을 씹어 삼키는 행위로 옮겨가면서 씹는 훈련만이 살길이라는 자세로 꾸준하게 노력하도록 한다.

 

② 신경의 회복은 수면 중에 이루어진다

 

원래 모든 운동의 효과 이면에는 에너지의 소모와 세포의 손상이란 부정적인 요소가 숨어 있다. 이러한 소모와 손상이 있음에도 운동이 건강을 증진하는 것은 좀 더 튼튼하게 온전하게 회복을 시키기 때문이며 이러한 회복은 숙면 중에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아무리 씹는 훈련을 많이 한다고 하여도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경우 회복이 더딜 수 있으므로 충실한 회복시간을 가져야 한다. 회복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시간은 밤 9시부터 아침 5시까지이므로 이 시간에 잠을 깊이 잘 수 있도록 낮의 활동도 조절하고 숙면하기 위한 안팎의 환경을 갖춰야 한다.

 

③ 한방 침치료의 도움받기

 

한의학의 기(氣)의 흐름에는 포괄적인 의미가 있다. 곧 혈액과 영양의 흐름을 포괄하고 신경의 전달과 의지(意志)의 전달마저 포함하며 이러한 침의 치료는 다양한 이론과 개념이 작용하여 이루어진다.

 

큰 구분으로 보면 먼저 연구개 부위와 이를 조절하는 손상된 뇌를 회복하기 위한 치료인데 몇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연구개 부위를 기준으로 하면 연구개 주변의 경혈(經穴)을 직접 자극하여 조절하는 방법을 기본으로 하고 연구개의 부위와 연결된 독맥(督脈)의 순환을 지속해서 유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몸의 구조에서 머리와 몸을 연결하고 조절하는 위치에 있는데 이를 한방에서 오행(五行)상 토(土)의 작용이라 한다. 따라서 인체 십이경맥(十二經脈)에서 토(土)의 역할을 하는 경락(經絡)을 조절하여 목주변의 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다양한 접근법이 있다.

 

다른 하나는 뇌손상을 회복하기 위하여 머리의 경혈(經穴) 부위를 직접 자극하여 조절하는 방법과 더불어 머리의 정중앙을 관통하는 독맥(督脈)의 순환을 원활케 하여 연구개 주변의 임맥 순환과 더불어 한방에서 논하는 수승화강, 선도에서 논하는 소주천을 원활케 하는 것이다. 한편, 머리는 수(水)의 영역에 속하므로 수기(水氣)를 조절하는 방법과 한방의 관점인 손끝, 발끝, 머리끝이 흐름을 공유하는 관점에서 말단을 자극하여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 있다. 아울러 경락(經絡)과 경근(經筋)을 자극하는 한방연고를 발바닥과 목에 바르면 빠른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④ 맨발로 걷기

 

맨발로 걷는 것에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크게 보면 3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구조를 튼튼하게, 다른 하나는 점막에 충실한 혈액 공급을 하고, 마지막으로는 기운 순환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전 글들에서 맨발로 걷은 것의 작용을 얘기했는데 여기에서는 직접적인 몸의 변화를 기준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맨발로 모래나 돌을 밟으면서 자신의 몸을 관찰하면 맨발로 걸었을 때의 효과와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보통 한방에서 이를 ‘관조(觀照)한다’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발바닥의 자극으로 인하여 저절로 발바닥이 의식이 된다. 이후 꾸준하게 걷다 보면 무릎과 종아리가 힘들게 인식되며 허벅지는 건너뛰어지고 등에서 변화가 나타난다. 골반이나 허리 등에 이상이 있던 분들은 결리거나 뻐근함이 드러나고 이상이 없는 분들은 열감 정도가 드러난다.

 

이후 한편으로는 머리로, 한편으로는 손으로 변화가 드러난다. 특히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있던 분들은 머리에서 변화가 다채롭게 드러나며 대부분 모든 분이 손바닥이 붓고 열나는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 머리의 흐름이 원활해지면 이마에서 땀이 살짝 배어나고 얼굴 목으로 기운이 흘러가게 된다.

 

이때 연하장애를 겪는 분들은 목에서 거슬림, 불편함 같은 신경 쓰이는 증상을 느끼게 되고 예민한 분들의 경우에는 텅 빈 듯한 공허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목을 계속 관조하면서 꾸준히 맨발로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목에서 상쾌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가슴 명치 복부를 지나 한방에서 단전(丹田)이라 말하는 아랫배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가 인지될 정도로 꾸준하게 맨발로 걷기를 반복하면 연하장애가 점점 엷어질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