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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단전에서 살펴보는 불면증 극복 방법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20]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은 보통 삶의 3분의 1을 수면으로 보낸다. 이러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 우리나라 현대인들의 삶에서 어느 순간 낯설게 다가오면서 여러 가지 파국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후반부만 되어도 8시간 수면이 힘든 사회적 환경을 가지게 되었고, 중고생은 8시간을 자면 공부 안 하고 노는 아이로 치부되었으며, 중장년의 경우 8시간을 충분히 자면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수면이 중년까지는 충분히 자야 하는데 시간이 아까워 다른 일을 하느라 자지 못했다면, 중년의 어느 시점부터는 잘 수 있고 자고 싶은데도 잠을 못 이루는 상태가 된다. 결국 보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한국인은 하늘이 부여해준 삶의 1/3에 이르는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게 되며 놓친 시간만큼 반대급부의 여러 가지 고초를 겪게 된다.

 

 

인생을 90살까지 산다면 30년을 자면서 보내게 되는데 너무 길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자지 않으면 육체와 정신의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고 생체리듬을 유지할 수 없어서 인간에게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수면 시간을 획득하지 못했을 경우 젊음과 건강이 유지될 때는 어찌어찌 버티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수면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피로와 건강의 소실을 겪게 된다. 그래서 충분히 자려고 하지만 잠이 오지 않고 수면유지가 버거워진다.

 

간혹 70, 80대에 9시 무렵 쉽게 잠들고 깊게 잠드는 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부분 말씀에 공통점이 있다. “나는 젊어서부터 9시면 잠을 잤어.”라고 한다. 곧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9시 무렵에 잠이 드는 생활을 지속해온 분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비교적 쉽고 깊게 잠이 들지만, 젊었을 때 자연의 흐름과 벗어나 늦게 자고 조금 잔 분들은 어느 순간 일찍 자고 길게 자고 싶어도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여러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를 회복하여 수면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지만 확실한 해결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서는 일전에 표현한 단전(丹田)의 관점에서 수면과정을 설명하고 불면의 해결책을 찾아보려 한다.

 

인간의 삶은 '단전'이라는 생체건전지의 활동

 

단전에 대해서는 한의학적 개념이 분명하지만, 여기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하여 생체건전지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생체건전지는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나서 근원적인 힘은 고정되어 있으나 성장과 더불어 점점 구조를 튼튼히 하고 능력을 개발한다. 이러한 생체건전지의 관점에서 인간의 낮에 이루어지는 생명활동은 건전지의 에너지를 방전(放電)하는 과정이 되며, 밤에 이루어지는 수면은 건전지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곧 인간의 삶은 이렇게 태어날 때 만들어진 생체건전지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며 건전지가 마지막으로 고갈되면서 삶이 끝나는 것이다.

 

한의학적 관점으로 보면 단전의 생체건전지에서 에너지가 독맥(督脈)과 양경락(陽經絡:인체의 후면이나 외측 곧 딱딱하고 차가운 부분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한-寒, 화-火, 조-燥의 세 기운이 하행한다.)을 따라 방전되고 세맥(細脈)을 따라 세포까지 전달되면서 인체의 왕성한 생명활동이 이루어진다. 또한 이렇게 쓰인 에너지는 음경락(陰經絡: 인체의 전면이나 내측 곧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부분에 자리 잡고 있으며, 열-熱, 풍-風, 습-濕 세 기운이 상행한다.)과 임맥(任脈)을 통하여 생체건전지로 회수되면서 다시 충전하게 된다.

 

 

이러한 순환구조 속에서 호흡을 통해 하늘의 기운인 산소의 협조를 받고, 땅의 기운인 음식의 영양을 받는다. 따라서 낮에 이루어지는 방전에서 호흡과 영양 공급이 중요하고 밤에 주로 이루어지는 충전의 과정에서 숙면이 중요해지면서 충전과 방전 절대량의 넉넉함과 균형이 요구된다.

 

곧 건전지의 절대 방전량이 많고 효율적으로 활용될 때 건강과 왕성한 활력을 얻게 되며 방전이 이루어진 만큼 충분히 충전할 시간을 주게 되면 생체건전지는 성능을 유지하고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젊었을 때 과도하게 방전만 하고 숙면이라는 충전할 시간을 필요한 만큼 주지 않으면 어느 순간 건전지의 능력은 쇠퇴하여 점점 효율이 떨어져 충전 능력이 줄어들고 방전효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접어들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에서 방전효율이 떨어진 것이 피로와 질병 상태며 충전 효율이 떨어짐으로써 잠이 들기가 어렵고 수면유지가 어려워지는데 그 마지막 모습이 불면증이다.

 

불면증이란 생체건전지의 충전 능력이 떨어진 것

 

단전이란 생체건전지의 관점에서 충전의 모습을 보면 수면을 통해 회복의 시간에 에너지를 모으는 것인데 저절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흡입하여 모으는 것이다. 여기에서 흡입한다는 것의 목표는 광범위한 것으로 신(神)의 영역인 의식과 무의식, 잡념을 포함한 모든 것과 기(氣)의 영역인 기분ㆍ마음ㆍ감정을 포함한 모든 것과 정(精)의 영역인 혈액과 영양분, 활동의 잔재를 포함한 모든 것으로 이들이 단전으로 흡입되어 에너지로 충전되는 것이다.

 

따라서 단전이라는 생체건전지가 튼튼할 때는 흡입력이 왕성하여 눈만 감으면 신기정(神氣精)의 모든 것이 단전으로 귀납되면서 쉽게 잠들지만, 어느 순간 생체건전지가 약해지면 눈을 감고 아무리 잠을 청해도 신기정(神氣精)의 모든 것들이 따로 놀고 단전으로 귀납하지 않아 잠들지 못하는 불면 상태에 이르거나 수면유지가 어려운 엷은 잠을 자게 된다.

 

동양의 속설로, 어렸을 때는 호흡을 아랫배로 하여 기운이 아랫배(단전)에 있어 다리가 가만히 있질 못하고, 젊을 때는 가슴으로 호흡을 하여 기운이 가슴에 있어 웅지를 펼치고, 늙어서는 호흡을 어깨로 하고 기운이 머리에 뭉쳐 말이 많아진다고 하였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아랫배의 기운 곧 단전의 힘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단전 기운의 자연스러운 쇠퇴와 더불어 충전 시간이 미진하면 생체건전지의 힘이 일정수준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충전 능력인 흡인력이 부족하여 수면이라는 능동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게 되어 불면이 발생한다.

 

따라서 불면증을 비롯한 수면장애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내 몸의 생체건전지가 망가지기 시작했구나’ 하는 자각과 더불어 더는 망가뜨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생체건전지를 수리할 방안을 세워 불면증을 치료하고 깊이 잠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체건전지의 능력을 회복하고 숙면에 이르는 다양한 방법들

 

① 수면은 내가 땅과 더불어 자는 것

 

고대와 현대를 불문하고 시간이란 해를 중심으로 땅이 자전하는 데 따라 해와 가장 먼 시간인 자정부터 시작하여 가장 가까운 정오를 기준으로 낮과 밤이 돌아가는 모습을 말한다. 자연 곧 땅이 쉬는 시간은 해가 진 이후로 우리 조상들도 저녁 7시부터 아침 5시까지를 잠자는 시간으로 구분해 5경(五更)이라 불렀다. 초경은 저녁 7시부터 9시, 2경은 9시부터 11시, 3경은 11시부터 새벽 1시, 4경은 새벽 1시부터 3시, 5경은 새벽 3시부터 5시를 말한다. 겨울에는 초경, 여름에는 2경에 잠을 자기 시작해 3경에는 모두 깊이 잠든 상태가 돼야 하며 5경부터는 깨어나는 시간이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 역시 이러한 흐름에 자신을 맡기면 자연스레 땅이 쉬는 시간에 저절로 잠이 들게 되어 있다. 이러한 생활은 인간의 25만 년 역사와 더불어 유전자에 깊이 각인된 기억이므로 쉽게 동조될 수 있는 영역이다. 아울러 역설적으로 자신의 힘이 떨어질수록 자연의 흐름에 쉽게 휩쓸려(동조되어) 잠이 들 수 있으므로 자연의 시간에 맞춰 7시, 9시의 홀수 시간에 잠을 청하도록 하여 땅의 도움으로 깊이 잠이 들도록 하자.

 

② 생체건전지의 능력을 기르는 호흡법

 

생체건전지는 한방의 관점에서 선천지정(先天之精)에 의하여 정해지는 상태로 탄생할 때 정해진 절대적인 능력치를 가지고 태어나며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줄어드는 장치이다. 따라서 생체건전지를 늘리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지만, 선천지정을 길러 능력을 기르는 유일한 방법이 선도(仙道)의 수련법이다. 거두절미하면 단전호흡법이라 할 수 있는데 충실한 수련으로 심신을 단련하면 생체건전지의 능력이 회복되어 숙면을 이룰 수 있다. 정좌로 앉아 단전에 샹각을 두고 가늘고 길고 깊은 호흡을 하여 단전에 진기를 축적하는 호흡법이다.

 

③ 생체건전지의 능력을 도와준다

 

수면하는 동안 단전이라는 생체건전지로 에너지가 모여 충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는 인체의 음경락과 독맥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더불어 단전의 흡입력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이때 단전의 흡인력을 거들어 주면 쉽게 충전이 되면서 숙면에 이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심기일체라 하여 마음이 가는 곳에 기(氣)가 가는 현상을 이용하면 된다. 단전의 위치에 소금주머니를 올리고 자는 행위와 단전에 파스를 동그랗게 오려서 붙이고 자는 행위가 이를 이용한 것이다. 아울러 잠을 잘 때 단전 위치에 양손을 포개고 잠을 자되 단전과 양손에 의식을 두면서 잠을 청하면 머리에서 따로 놀던 기운이 단전으로 흐르면서 수면에 이를 수 있다.

 

④ 충전을 도와 주는 엎드려 웅크린 자세

 

인간이 잠을 잘 때 누운 자세는 몸이 편한 자세로 몸이 이완되면서 수면에 이르는 자세다. 그러나 단전의 힘이 떨어지고 의식과 무의식이 불안정하고 마음이 약하고 심란한 상태가 되면 누운 자세로는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루게 된다. 이때는 엎드려 웅크린 자세로 잠을 청하면 된다. 이는 마음이 편한 자세로 심신이 이완되면서 수면에 쉽게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엎드려 웅크린 자세를 하면 임맥(任脈)을 비롯한 음경락이 활성화되어 여기에 단전에 의식을 두면 단전으로 신기정(神氣精) 영역의 모든 에너지가 모여지면서 쉽게 숙면의 세계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