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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맑고 건강한 혈액과 탁한 혈액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24]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사는 일반적으로 진맥해서 병증을 파악한다. 지금은 양방의 소견도 참고하지만 본래 한의학의 변증(辨證) 방법은 ‘망문문절(望聞問切)’이다. 곧 보고, 듣고, 묻고, 만져서 이루어내며 그 가운데 진맥은 만지는 것 중의 하나다. 실제로 이러한 여러 가지를 참고하고 종합해서 판별하는데 이러한 변증의 시작은 망(望), 곧 보는 것부터다.

 

보는 것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형상(形相)’이라 하고 이를 깊이 파고들어서 체계적으로 정립한 것으로 ‘형상학(形相學’), ‘골상학(骨相學)’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의사들이 안색을 살펴 기운의 허실과 청탁을 살피는데, 경륜을 가진 연로한 한의사들이 흔히 말하는 ‘혈색이 좋아졌다’, “안색이 밝아졌다‘라고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곧 얼굴을 보고 대강의 건강을 유추할 수 있게 되는데 이때 혈색(血色)이라 표현하는 혈(血)이 진짜 피의 색인 것이다. 혈액의 색깔이 피부에 투영되어 고스란히 외부에 노출되고 특히 얼굴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므로 얼굴의 혈색으로 건강상태를 파악하되 실질적으로는 얼굴의 색을 살펴서 혈액의 건강상태를 유추하는 것이다. 혈색을 좌우하는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이를 크게 분류하면 하나는 혈액의 상태며 다른 하나는 혈관의 상태다.

 

혈관은 도로(道路)라 할 수 있고, 혈액은 도로 위를 달리는 다양한 차량(車輛)에 비유할 수 있다. 곧 사회의 물류 흐름이 몸에서는 혈류의 흐름인데 사통팔달로 곳곳에 적당한 도로가 건설되고 필요한 만큼 차량이 운행되었을 때 사회는 건강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도로가 막히거나 아니면 도로에 견줘서 차량이 너무 많아 속도가 느리거나 도로에 차량이 없다면 건강하고 여유로운 사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로 탄력 있고 뻥 뚫린 혈관으로 맑고 튼튼한 혈액이 원활하게 소통하는 상태가 건강한 모습으로 혈색이 밝고 맑은 상태로 투영된다. 반대로 혈관이 좁아 혈액순환이 여의치 않거나 심할 경우 막힌 상태가 되면 질병이 생기고, 혈액이 혈관을 이탈하면 출혈(出血) 상태가 되어 큰 병이 되는 것이다.

 

또한 혈구가 튼튼하지 못하여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전달하지 못하거나 혈액 중에 필요성분이 충분하지 못하거나 독소가 많아지면 고스란히 얼굴을 비롯한 피부에 다양하게 노출된다. 이런 상태를 혈색이 나쁘다, 안색이 어둡다 표현하는데 이는 혈액이 탁한 모습이다. 이 글에서는 혈액이 탁해지는 주된 핵심 원인을 장부에 따라 분류하고 이를 개선할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1. 혈액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

 

혈액은 크게 혈구와 혈장으로 분류하게 된다. 혈구를 생성하는 곳은 골수, 비장, 간장, 임파조직계며 장부에서는 비장(脾臟)이 이를 조율하는데 이를 조혈(調血)작용이라 한다. 혈장은 전체 혈액량의 약 55%를 차지하는 담황색의 투명한 혈액 액체성분으로, 대부분의 성분이 물(91%)이다. 그 밖에, 알부민이나 응고인자 등의 혈장단백(7%), 전해질(Na+, CI-, HCO3-, K+ 등), 글루코오스, 아미노산, 지질, 비타민, 노폐물, 호르몬 등이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혈장에는 인체 장부와 조직의 다양한 산물이 함유되어 있으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음식을 소화 흡수하여 축적한 간에서 파생된 다양한 영양물질이라 할 수 있다. 이를 2분법으로 표현하면 혈액은 간(肝)이라는 생성(生成)공장에서 만들어진 혈장과 비장(脾臟)이라는 재활용(再活用)공장에서 만들어진 혈구의 조합이라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혈액의 청탁(淸濁)과 허실(虛實)은 간과 비장이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혈액은 먹은 음식과 소화능력, 골수의 상태, 신장의 배출, 폐의 가스교환 상태 등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므로 전체 건강의 종합적인 상태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주(主)가 되는 비장과 간의 상태를 기반으로 혈액의 청탁을 얘기하려 한다.

 

 

2. 간(생성 공장)이 튼튼하고 창고가 넓어야 혈액이 맑다

 

우리가 보통 간을 생각할 때 해독(解毒)능력을 떠올리게 된다. 이 글에서도 혈액의 청탁을 말하며 간(肝)을 언급하면 해독(解毒)작용을 말하려고 하나보다 하고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간의 주된 기능은 소화 흡수된 영양분을 내 몸에 맞는 구조로 변화시켜주는 동화(同化)작용이 주가 되어 이루어지는 다양한 대사작용(탄수화물 대사, 아미노산 및 단백질 대사, 지방 대사, 담즙산 및 빌리루빈 대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 호르몬 대사)과 이를 저장하는 창고(倉庫) 역할이다. 이 밖에도 해독능력과 약간의 조혈작용, 살균작용이 있다.

 

간은 생산 공장과 창고 역할을 겸하고 있다. 따라서 보통의 평균적인 간 기능을 지니고 있다면 간기능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창고의 용량(用量)과 출납의 활달함이다.

 

곧 간이라는 공장에서 내 몸에 맞는 구조로 변형시킨 다양한 대사산물이 있다 하더라도 간이라는 창고가 좁으면 혈중에 바로바로 내보내야 해서 혈중에 영양 과잉 상태가 되어 오히려 혈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의 대표적인 질병이 당뇨병(糖尿病)이다. 간이라는 창고가 좁은 경우 흡수된 포도당을 간에 지방으로 전환하여 축적하지 못하고 바로 혈중으로 내보내게 되어 혈중의 당 수치를 높이게 된다.

 

그러나 창고가 넓다면 아무리 많은 포도당이 유입되고 지방이 유입되더라도 간이라는 창고에 보관하고 혈중에는 필요한 적정량을 보내서 혈액의 조성이 균형을 이루게 되는데 이때 혈액이 맑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물을 통해 얻은 양질의 영양분이 간이라는 창고에 유입되면 혈액이 맑을 수 있다. 하지만 간이라는 공장이 튼튼하고 창고가 넓어야 맑은 혈액이 유지될 수 있으므로 먼저 넓은 창고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간이라는 창고를 넓히는 방법은, 창고에 있는 모든 영양분을 다 쓰고 다시 충실하게 채워 넣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출납의 총량을 늘이는 방법이 간이란 창고를 넓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생활에서 섭취하는 영양분과 소비되는 영양분의 균형을 이루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더불어 일정 시점에 창고를 비우기(청소하기) 위하여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는 운동시간을 가져야 한다.

 

반대로 창고의 용량을 줄이는 방법은 혈중의 영양분이 소모되어 간에서 끄집어 가려 하는 때 즉시 음식을 먹어 보충하는 방법이다. 특히 활동량이 적으면서 수시로 먹으면 간이라는 창고의 면적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

 

 

3. 비장(재활용 공장)이 튼튼해야 얼굴에 광채를 얻을 수 있어

 

비장은 우리말로 ‘지라’라 하며 우리 몸을 침범하는 세균이나 외부 단백질을 제거하는 면역 기능을 담당한다. 노화된 적혈구, 혈소판을 포함하는 여러 혈액 세포들 및 면역글로불린이 결합한 세포들을 없앤다. 또한 적혈구와 림프구를 만들고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저장고 역할을 한다. 단핵 세포의 절반을 저장함으로써 우리 몸에서 상처를 입는 부위가 발생하면 상처 부위로 단핵 세포가 이동하여 상처의 치유를 돕도록 한다.

 

이를 풀어 설명하면 비장은 우리 몸의 낡고 손상된 혈구를 파괴하고 파괴된 개수만큼 골수와 협력하여 새로 생성하여 저장하는 재활용 공장이자 창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하고 왕성한 비장을 가진 경우 우리 몸의 모든 혈구가 튼튼하고 활달하며 비축 혈액양도 넉넉해진다. 그럴 때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충실하게 운반해서 몸에 필요한 산소 공급을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비장의 기능이 떨어진 때 낡고 손상된 혈구를 모두 파괴하지 못하게 되면서, 제거되지 못한 혈구만큼 새로이 만들어진 혈구가 적고 비축 혈액량도 적어진다. 따라서 활동하지 않는 혈구는 혈중의 노폐물로 작용하면서 혈중의 산소를 운반하지 않고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하게 된다.

 

우리 몸의 혈색은 피부의 멜라닌 색소를 기반으로 피하에 존재하는 혈액의 색깔이 피부에 투영되어 드러난다. 따라서 혈장 속의 노폐물 상태에 따라 혈색이 달라지는 한편, 혈구의 건강 상태에 따라 혈색이 달라진다. 곧 우리 몸의 혈구가 건강하고 힘이 있어 산소를 붙들고 있다면 혈색은 선홍빛의 밝은 붉은색을 보이게 되고, 이산화탄소를 붙들고 있다면 파란색을 띠게 되며 아무것도 붙들지 못하면 노란색을 띠게 된다.

 

따라서 동맥혈이 노출되는 입술과 같은 점막 구조와 손톱색에서 피가 건강하다면 앵두빛, 핑크빛 등 밝은 홍색을 보이고, 건강하지 못하다면 암홍색이나 어두운 혈색을 보인다. 정맥혈이 쉽게 노출되는 눈밑과 손등에서 정맥혈의 순환이 활발하면 밝은 살색을 띠지만 정맥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다크서클이나 손등의 얼룩 같은 혈색을 보인다. 얼굴은 이러한 동맥혈과 정맥혈이 적절하게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주는 장소이므로 안면의 혈색으로 혈액의 청탁과 건강상태를 살필 수 있게 된다.

 

특히 혈구가 낡고 손상되어 노폐물이 되면, 적혈구가 산소도 붙들지 못하고 이산화탄소도 붙들지 못한 빈손의 상태가 되면서 노란색을 띠게 된다. 이렇게 낡은 혈구가 많은 대표적인 질환이 빈혈이고, 그 대표적인 상태가 수술 뒤 혈색이 나빠진 상태로 흔히 말하는 얼굴이 누렇게 뜬 상태가 되는 것이다. 아울러 빈혈이 아니더라도 놀고 있는 혈구가 많으면 얼굴의 바탕이 노래지면서 탁한 혈색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건강한 홍조를 지닌 밝은 혈색은 비장의 건강에 기인한 혈구의 튼튼함에 기인하므로 비장의 조혈작용을 회복해야 한다.

 

다음 글에는 건강한 혈색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간과 비장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