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코로나 후유증 대처법 – 식욕감퇴와 미각상실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34]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코로나19의 후유증 가운데 후각상실과 미각상실 증상이 있다. 더불어 식욕감퇴와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때도 발생한다. 미각과 후각 상실은 같이 오기도 있고 각각 달리 드러나기도 한다.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도 종종 드러나는 증상이다.

 

양방 관점으로 보면 바이러스 감염에 따라 코점막이 손상되어 후각이 상실되고 미각의 감퇴가 병행되는 후각성 소실이 있고, 혀에서 일어나는 미각 소실이 있다. 곧 맛은 타액에 용해된 물질의 분자와 이온이 혀 등에 있는 미뢰(세포)를 자극, 그 자극이 미각신경과 그 중추신경로를 지나 대뇌의 미각 수용영역에 감지됨으로써 느낄 수 있다. 그 중간의 어느 것에 병변이 있으면 미각이 감퇴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방의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마땅한 치료법이 도출되지 못한다.

 

한방의 관점에서 보면 미각소실과 식욕감퇴를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1. 모든 점막은 구조와 기능이 비슷하다

 

우리 몸에서 대표적인 점막조직은 호흡기 점막과 소화기 점막 그리고 눈의 결막이다. 이러한 점막은 외부 환경과 접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지면서 내 몸을 위한 적절한 기능을 한다. 그러한 기능을 위한 일정한 구조를 지닌 조직으로 되어 있다. 곧 호흡기 점막은 공기를 가온 가습 정화를 하여 공기가 내 몸에 유입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 소화기 점막은 소화과정을 통하여 음식이 내 몸에 유입될 수 있는 상태로 만들며, 눈의 결막은 빛이 내 몸에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완충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호흡기 점막과 소화기 점막은 구조와 기능의 동질성이 매우 높으며 같은 기혈(氣血)흐름을 유지한다. 양방의 관점에서 후각상실이 미각을 둔화시키는 쪽으로 접근한다면, 한방의 관점에서는 호흡기 점막과 소화기 점막이 동류(同類)로서 호흡기 점막이 손상되거나 정체되면 소화기 점막에도 엇비슷하게 타격을 받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후각세포나 미각세포, 인후가 같은 위치에 있으며 약간의 편차는 있지만, 함께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를 떠나서 바이러스 감염에서 종종 미각상실이나 감퇴가 발생하고 대부분은 치료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단 점막의 손상은 빠르면 3일 늦어도 1주 정도면 일정한 회복이 이루어지지만, 점막 내부의 상피세포까지 손상이 일어났을 때는 3주가 지나야 한 단계가 회복되며 심한 손이 이루어지면 3달 이상 필요하기도 하다.

 

 

2. 소화의 중심인 췌장의 항진과 정체가 발생

 

코로나19를 앓는 과정 중에 이루어지는 대사 항진은 식욕의 더해짐을 요구한다. 그러나 소화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항진된 식욕이 오히려 부담되어 소화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우리 몸의 췌장은 내분비인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외분비인 소화를 위한 소화액을 분비한다. 따라서 안팎으로 걸쳐있는 장부로서 이를 적절하게 조율하고 있는데 코로나19 감염과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대사항진이 급격하게 이루어져서 췌장의 기능을 넘어서서 과도하게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렇게 내분비 쪽인 췌장에 피로가 발생하면 외분비인 소화액 분비도 영향을 받게 된다. 곧 내분비 쪽 피로가 고스란히 외분비에 영향을 주어 소화액 분비량이 현격히 감소하게 된다.

 

인간이 느끼는 혀에서의 미각은 음식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식을 감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준비된 것이다. 곧 내 몸에 필요하면 혀에서 통과의 신호로 ‘맛있다’란 느낌과 더불어 삼키게 되고, 내 몸에 불필요하면 혀에서 ‘맛없다’란 느낌과 더불어 뱉어내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췌장을 중심으로 내 몸에 준비된 소화액으로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맛있다’란 느낌과 더불어 삼키게 되고,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맛없다’란 느낌과 더불어 뱉어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췌장이 급격한 피로상태로 소화액을 원활하게 분비하지 못할 때 소화액이 영(0)에 가까우면 혀에서 ‘맛이 없다(無)’고 판단되는 미각이 사라진 상태가 되고, 소화액이 적으면 ‘맛없다’나 ‘이것만 맛있다’라는 식으로 미각이 저하되거나 편중된다.

 

이러한 연유로 평소 소화기 장부의 기능 특히 췌장 기능의 과부하나 저하가 있었던 분들은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식욕이 저하되고, 흔히 입맛이 사라지며 약간만 거슬려도 구역감이나 설사가 발생하는 췌장열체 상태가 발생한다. 이는 치료 뒤에도 그 여파가 남아 미각의 저하나 식욕감퇴가 이어지고 심한 경우 역류성 식도염, 과민성대장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고질적인 상태가 아니더라도 췌장의 기능이 불안정해서 쉽게 체하거나 식욕의 기복이 심해지고 예민해지는 상황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3. 비장의 기능 저하 탓으로 장의 운동성이 떨어져

 

코로나19를 치료하는 과정은 약의 도움을 받더라도 스스로 면역력을 총동원한 사투의 연속이다. 특히 발열, 몸살, 전신통, 두통, 무기력이 반복되는 상황은 부신과 더불어 면역의 총사령관인 비장의 과부하로 연결되면서 비장 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코로나19 감염이 치유된 뒤엔 비장의 부담은 사라졌으나 비장이 피로해진 상태로 남게 되면 조혈작용이 떨어진다. 조혈작용이란 비장에서 이루어지는 낡고 손상된 혈구를 파괴하고 튼튼한 혈액을 생산하여 비축하는 기능이다. 따라서 비장이 피로 상태가 되면 낡고 손상된 혈구가 많고 활동성이 좋은 혈액은 부족해지며 비축된 혈액량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소화기능과 연결된 개념은 비축된 여분의 혈액이 부족할 때 장의 운동성을 보조하지 못하게 된다. 곧 위장을 중심으로 소화기 장관은 밥을 먹기 전에는 느린 공전운동(1분에 5~8회)에 필요한 약간의 혈액을 요구하지만, 밥을 먹으면 식도와 위장의 운동성이 활발해지면서 많은 혈액이 있어야 한다. 이때 비장에 여분의 혈액이 넉넉하면 위장 운동에 필요한 혈액을 즉시 제공하여 배가 부르게 먹어도 소화기장관이 힘차게 움직여 소화를 시킨다. 그런데 비장의 비축량이 적어서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면 소화기 장관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심하면 멈추는 현상, 곧 체기가 발생한다.

 

따라서 비장이 피로한 상태가 되면 때가 되어도 배고픔이 일어나지 않거나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서 흔히 말하는 ‘더 안 먹힌다’라고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조금 더 먹으면 식곤증이, 많이 더 먹으면 위장이 느껴지고 명치가 답답한 소화불량이, 조금 더 먹으면 체하는 현상이, 조금 더 먹으면 등이 답답하면서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현상이 일어난다.

 

 

4. 부신이 피로해져

 

코로나19를 호되게 경험하였을 때 앞선 글에서 언급한 부신의 항진에 의한 반작용으로 급격한 부신피로 증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부신피로는 소화기 전반의 기능에서 영향을 끼치는데 소화기능의 저하와 더불어 정서적인 불안정과 불균형마저 초래한다.

 

곧 단순히 식욕만 저하된 것이 아닌 의욕 상실이나 짜증이나 화난 상태가 동반하기도 하고, 어떤 시점에는 허기짐과 더불어 우울과 흥분의 반복이 드러나기도 한다. 따라서 식욕의 저하와 더불어 감정의 기복이 발생했을 때 부신의 피로 상태가 병행된 모습으로 관찰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

 

 

5. 미각 소실이나 식욕 감퇴의 빠른 회복을 도모하려면

 

코로나19 이후 어떠한 형태건 식욕이 감퇴하면 억지로 먹어도 문제, 안 먹어도 문제라는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소화기 장부에 대한 기본 원칙은 부담을 주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회복되는 것이니까 먹는 것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서서히 회복을 꾀한다면 무난하게 회복될 수 있다.

 

① 마시는 것으로 먼저 해결한다

 

우리가 음식(飮食)이라 할 때 음(飮)은 마시는 것을 식(食)은 씹어 먹는 것을 의미하는 합성어다. 우리 몸의 소화에 대한 부담은 씹어 먹는 것의 부담이 50~100 정도라면 마시는 것의 부담은 10~50 정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입맛이 없고, 배고프지 않으며 먹고 싶지 않을 때 억지로 먹기보단 마시는 것을 권한다. 마시는 것은 소화에 대한 부담이 적으면서 능력만큼 소화 흡수할 수 있으니 적절하게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때 마시는 것은 전통적인 우유, 두유,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과 선식 주스와 같은 전통적인 마시는 것부터 최근에 유행하는 ‘한 끼 식사’ 음료를 취하면 된다.

 

 

이것마저 소화가 어려운 분들에게는 ‘분유’를 권한다. 어린이들이 먹는 분유에 대한 선입관을 배제하고 살펴보면 ‘모든 성분을 갖추고 있고 가장 소화가 쉬운 제품’이기 때문이다.

 

② 박자를 맞춘다

 

미각과 식욕이 바닥을 찍을 때 먹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면서 더불어 모든 의욕도 같이 떨어진다. 곧 하고 싶은 게 없어지는 상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점점 기운과 의욕이 저하되면서 더더욱 식욕이 감퇴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이런 때 미각과 소화기 장부가 이제 막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서서히 적응하면서 박자를 만들어 가도록 하자.

 

먹는 것의 기본은 이미 하루 세끼가 정해져 있지만 기준 시간은 저녁 6시 안팎이다. 이때를 기준으로 고정된 저녁식사 시간을 정해두고 하루 한 끼에서 세끼, 간식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두고 그 시간에 식사하도록 하자. 그 시간에 배고픔이나 먹고 싶은 게 일절 없다면 완전히 거르거나 점(点)을 찍을 정도만 먹고 그 밖의 시간에는 중간에 아무리 배가 고파도 먹지 않도록 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저녁은 6시 전후 1시간, 점심은 3시 이전, 아침은 9시 이전이다. 가령 아침에 늦게 일어나 9시까지 식사를 못 했다면 12시까지 깔끔하게 굶는 것이 식욕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건강을 위해서도 유리하다.

 

③ 오래 씹기

 

인간의 먹는 것은 씹는 것에서 출발한다. 미각이 소실되었거나 감퇴했다면 오래 씹으면서 맛을 세밀하게 음미하여 정지된 미뢰의 감각을 깨우는 것이 필요하며 췌장과 호응을 끌어내어 입맛을 점차 회복해야 한다.

 

때가 되어도 배가 고프지 않고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 경우에도 오래 씹는 것이 필요하다. 씹는 동작을 통해 식도와 위장의 운동을 끌어내고 위ㆍ대장의 반사 작용으로 대장의 운동을 촉발해 전체적인 장의 운동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씹다 보면 어느 순간 식도에서 출발하여 대장까지의 장의 운동이 씹는 것과 동조되어 살아나게 된다. 이때 운동으로 산책을 하거나 맨발로 땅을 걷는다면 안팎의 호응을 얻어 빨리 회복될 수 있게 된다.

 

④ 한약을 복용

 

요즘은 먹을 것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이는 약(藥)의 영역도 마찬가지로 한약과 양약은 물론 건강보조 식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 가운데 소화제(消化劑)는 아직도 한약이 절대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한의원에서 제공하는 소화제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한방소화제 모두 양호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 소화제를 먹을 때만 반짝이고 다시 식욕 감퇴가 발생하는 경우와 미각이 이전과 다르다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한의원의 진료를 받아 내 몸의 소화 기능을 근본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상담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