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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간에서부터 내 건강이 시작된다

간에 축적된 지방은 어느 순간 지방간(脂肪肝)이 돼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94]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현대에 들어서 간의 생리 기능이 대중적으로 알려지면서 간의 건강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간은 크게 해독(解毒), 대사(代謝), 저장(貯藏)의 3대 기능이 있다. 성인들의 음주를 해독해주고, 여러 식품첨가물과 악성을 해독하는 등 해독에 대한 능력은 대부분 잘 알고 있다. 한약을 복용할 때도 간의 부담을 항상 신경 쓰며 조심스레 접근하는 경향도 있다. 또한 간의 물질대사도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것이 되며 건강과 활력의 지표가 되므로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아울러 간은 에너지 대사의 중심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하며 이러한 창고의 가용능력이 힘을 상징한다.

 

이와 같은 간의 기능과 역할은 생명활동을 위한 다양하고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이를 한마디로 ‘인체의 생산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간의 기능이 떨어지고 각종 간질환이 발생하면 신체의 여러 가지 기능도 저하되고 생명활동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이상증세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다행이면서도 위험한 것은, 간질환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거의 증상이 없는 것이다. 이것은 간의 각종 간 손상에 대비하여 충분한 예비기능을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세포들이 서서히 파괴되어 50% 정도 간기능이 저하되더라도 정상생활을 영위하는데, 별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스스로 이상을 느끼고 활동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많은 간질환 환자들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

 

따라서 간기능이 떨어졌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피로감이다. 피로도를 기준으로 스스로 건강에 대해 관찰이 필요하다. 간기능 저하의 첫 증상인 피로감은 간이 에너지 대사의 총본산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간기능이 더욱 저하되면 탄수화물 대사에 이상이 생겨 혈당이 오르거나 심하면 저혈당에 빠질 수도 있다. 또한 소화기 장부에서 흡수되는 영양분의 창고 역할을 못 함으로써 식욕부진이 되고 질병으로 인한 소모 탓에 근육이나 체지방(體脂肪)이 감소하고 몸무게가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점점 간의 기능이 저하되면 몸이 붓거나 복수가 차서 체중이 늘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간의 기능은 양방적인 관점과 한방적인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스스로 건강을 위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1. 양방적 관점에서 간의 기능

 

① 담즙 생산

간기능의 결과물로서 하루에 600~1,200㎖의 담즙을 생산하고 분비한다. 투명하고 연한 황금색을 띤 액체인데 담낭에서 농축되어 황갈색으로 변화한다. 구성성분은 수분, 담즙산염, 빌리루빈, 콜레스테롤, 지방산, 레시틴, 나트륨, 칼륨, 칼슘, 염소, 중탄산염 이온 등으로 이루어졌다. 간기능의 결과물인 찌거기면서 지방을 소화시키는 소화제의 역할을 한다.

 

② 탄수화물 대사

간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로 포도당, 과당, 갈락토스가 흡수되어 간에 도달하면 당원으로 합성 저장된다. 따라서 간은 당(糖)을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기능과 이를 저장하는 창고역할을 한다.

 

③ 지방 대사, 단백질 대사, 스테로이드 대사

 

④ 순환기능

간은 혈액 순환의 분기점으로 소화기관에서 들어와 간 사이사이를 지나가는 혈관으로부터 1분에 1,000㎖ 이상의 혈액을 받으며 간동맥으로부터 1분에 350㎖ 이상의 혈액을 받아들여 심박출량의 1/4 이상이 간으로 모인다. 아울러 크기가 크고 동모양 혈관이 있어서 많은 양의 혈액을 보관할 수 있는 저장소의 역할을 하여 응급시 500㎖ 정도의 혈액을 공급할 수 있다.

 

⑤ 해독 기능

간은 물리적인 제거작용을 한다. 문맥순환으로 들어오는 세균과 특정물질 등이 대식작용이 있는 쿠퍼세포에 의해서 제거된다. 생화학적인 대사작용으로 간세포에서 내인성과 외인성 독성물질을 대사시키고 완화하는 많은 종류의 효소를 가지고 있다.

 

⑥ 기타

배설기능으로서 신장에서 배설이 안 되는 커다란 수용성 이화대사산물, 혈장 단백질에 결합한 지용성 대사물질과 생체이물, 스테로이드 호르몬, 중금속들을 담즙을 통해서 배설한다. 저장기능으로서 당 지방 단백질의 대소와 저장기능 외에 비타민 A, B, D, 철을 저장한다. 재생기능으로서 간조직에는 체내 어느 장기보다도 재생능력이 뛰어나지만, 제한적으로 재생이 이뤄지고 있다.

 

 

2. 한의학적 개념의 간기능

 

① 간은 외부 물질을 내 몸으로 만들어내는 생산 공장

우리가 먹은 모든 음식물은 소화흡수 과정을 통하여 간으로 유입된다. 이렇게 간으로 유입된 모든 물질은 간에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혈중으로 보내지면 내 몸의 영양물질이 된다. 곧 간으로 유입되기 전까지는 음식으로부터 유입된 외부 물질이며 간을 통과한 이후부터 내 몸의 구성성분이 되는 것이다.

 

이를 생리학적으로는 동화작용(同化作用)이라 하며 한방에서는 이를 물질의 시작을 의미하는 목(木)의 작용이라 한다. 곧 인체의 물질적인 출발점이 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간이 건강한 사람을 우리는 저절로 간이 큰 사람이라 하며 시작을 잘하는 사람을 뜻한다. 곧 어려움, 두려움, 곤란함, 미지(未知)에 구애받지 않고 힘차게 시작하는 사람을 우리는 간이 큰 사람이라 하며 실질적으로 간에서 연유되는 힘이 넉넉한 사람이다.

 

② 간(肝)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공장(工場)

간이라는 장부는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을 대부분을 만드는 거대한 공장이자 이를 저장하여 적절히 분배하는 창고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으면 소화된 모든 영양분은 간으로 유입되어 마저 쪼갤 것은 쪼개고 해독이 필요한 것은 해독한 뒤 내 몸에 맞는 구조로 변화를 시킨 다음 혈중으로 보내어 각각의 세포에서 활용한다.

 

이러한 와중에 포도당으로 대표되는 에너지원은 필요한 양만큼 혈중에 보내어 활용토록 하고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전환해 간에 저축한다. 이렇게 저축한 상태에서 혈중에 당이 소모되면 간에 저축된 지방을 당으로 전환해 다시 혈중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곧 간은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꾸준히 제공하는 에너지의 근원(根源)인 것이다.

 

③ 간은 거대한 창고(倉庫)

장에서 흡수된 모든 영양물질은 간으로 유입되어 내 몸에 맞는 구조로 변경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공장 역할 이외에도 창고의 역할을 한다. 곧 모든 소화된 영양물질이 간으로 유입되는 창고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하나며, 다음으로는 포도당을 지방으로 전환해 저축하는 창고의 역할이 두 번째고, 다음으로는 혈액을 저축하는 역할로서의 창고 역할이 세 번째이다. 따라서 간기능 지표 가운데 하나가 창고의 가용 용적이 된다.

 

간이라는 에너지 창고에서 창고를 넓게 사용하는 사람과 좁게 사용하는 사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에너지원의 관점에서 볼 때 넓게 사용하는 사람은 간에 축적된 지방을 모두 혈중으로 보내어 텅 빈 상태에서 다시 축적하는 사람이다. 흔히 배불리 먹고 백미와 설탕을 비롯한 과한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간이라는 창고에 남는 당을 저장할 수 있어서 혈중의 당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간이라는 창고를 좁게 사용하는 사람은 간에 축적된 지방(에너지)을 출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상황이 된다. 간이라는 창고에 더 이상 저장할 공간이 없기에 여력이 있으면 피하에 지방으로 축적하고 그래도 해소하지 못하면 혈중에 그대로 유입시켜 혈중의 당을 높이는 것이다.

 

간이라는 창고가 좁아지는 경우는 크게 보면 2가지로 볼 수 있다. 끊임없는 과식으로 간 창고도 채우고 피하지방이란 보조창고도 채우는 경우와 식사량은 적당하지만, 에너지 소모가 적어서 일상생활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로는 간이라는 창고에 저장된 에너지가 필요치 않아서 그대로 저장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아울러 간 창고가 좁아졌다는 의미는, 간세포가 지방에 둘러싸이면서 간 내부 순환도 원활치 않고 간세포의 활동성도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간에서 더 이상 에너지 조절이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곧 음식을 먹어 소화된 내용물을 흡수하면 넘치는 당분을 간에 저장하여야 하는데, 간 창고가 이미 가득 차 있기에 혈중으로 보낼 수밖에 없게 되므로 혈당이 높아지는 당뇨 상태가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고 반복된 상태에서 시간이 오래 흐르면 간에 축적된 지방은 고착되어 어느 순간 지방간(脂肪肝)이란 별칭을 얻게 되고 에너지원으로써 활용이 안 되는 화석이 된다. 특히 이러한 창고가 좁아져서 당뇨가 발생한 때 혈중의 당을 소비하면 창고에서 당으로 전환할 유효한 지방이 적기에 혈중 당의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저혈당을 발생시키고 배고픔이 수시로 발생하게 된다.

 

간이라는 창고가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은 간에 굳어진 지방을 제거하여 간이란 창고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며 운동, 식이요법 등 이를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