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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 ‘뛰다’와 ‘달리다’

<우리말은 서럽다> 21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광복 뒤로 얼마 동안은,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 “달려라! 달려라! 우리 백군 달려라!” 하는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6·25 전쟁을 지나고, 언제부터인가부터, 그것이 “뛰어라! 뛰어라! 우리 백군 뛰어라!” 하는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즘은 온 나라 젊은이가 너나없이 ‘뛰다’와 ‘달리다’를 올바로 가려 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아예 두 낱말의 뜻이 본디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게 되어 버린 듯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국어사전들이 이들 두 낱말의 본디 뜻을 그런대로 밝혀 놓았다는 사실이다. 국어사전들은 ‘뛰다’를 “있던 자리로부터 몸을 높이 솟구쳐 오르다.”, “몸이 솟구쳐 오르다.”라고 풀이해 놓았고, ‘달리다’를 “‘닫다’의 사동사.” “달음질쳐 빨리 가거나 오다.” “빨리 가게 하다.”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 놓았다. 두 낱말의 뜻이 헷갈릴 수 없을 만큼 다르다는 것을 짐작할 만하다. 그런데 ‘달리다’를 “뛰어서 가다.”라고 풀이해서 ‘달리다’와 ‘뛰다’가 서로 헷갈릴 빌미를 남겨 두었다.

 

 

‘뛰다’는 본디 제자리에서 몸을 솟구쳐 오르는 것이고, ‘달리다’는 본디 빠르게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하면 또렷하고 올바르다. 하지만 이런 본디 뜻을 올바로 가린다 해도 쓰임새에서는 조심스레 가늠할 일이 없지 않다.

 

‘뛰다’는 ‘뛰어오다’와 ‘뛰어가다’ 또는 ‘뜀박질’ 같은 쓰임새가 벌써 반세기 이전부터 나타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말들은 ‘뛰다’가 ‘달리다’ 쪽으로 넘어오는 쓰임인 셈인데, 그만큼 ‘뛰다’의 힘이 6·25 전쟁을 거치면서 드세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가 말과 세상을 올바로 가꾸어 가자면 ‘뛰어오다’와 ‘뛰어가다’는 본디대로 ‘달려오다’와 ‘달려가다’로 바로잡고, ‘뜀박질’ 또한 본디대로 ‘달음박질’로 바로잡아 제자리로 돌려놓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