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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안중식이 그린 ‘복사꽃 마을을 찾아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92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제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입니다. 봄은 먼저 얼음새꽃이 피기 시작하여 매화, 진달래, 산수유, 너도바람꽃, 조팝나무꽃, 목련꽃 등이 다투어 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예부터 조선 화원들이 즐겨 그린 꽃들에는 복사꽃도 많이 보이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조선후기 화원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 1861-1919)의 <배를 타고 복사꽃 마을을 찾아서(한자 이름 도원행주도-桃源行舟圖)>도 있습니다.

 

 

이 그림은 중국 진대(晋代)의 도연명(陶淵明)이 지은 《도화원기桃花源記》를 바탕으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는 선경(仙境) 그린 것으로, 무릉(武陵)에 사는 한 어부가 배를 타고 가다가 길을 잃어 복숭아꽃이 만발한 별천지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입니다. 고사의 내용에 걸맞게 높은 산세와 기이하고 복잡한 산수의 모습을 화면 전반에 광물성의 녹색으로 그리고 곳곳에 분홍색을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또한 피마준(披麻皴, 산의 겉면을 표현할 때 베를 풀어놓은 것처럼 물결 짓는 필선으로 꺼칠꺼칠한 감촉을 주는 기법)과 태점(苔點, 산ㆍ바위ㆍ땅의 묘사나 나무줄기에 난 이끼를 나타낼 때 쓰는 작은 점) 기법을 써서 감각적이고 화려하게 채색하였지요.

 

안중식은 다양한 분야의 그림과 글씨에 뛰어난 선비 출신의 화가로 장승업(張承業) 밑에서 그림을 배웠는데 임금의 초상화 제작에 참여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 조선 말기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화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 첫 근대미술학교인 서화미술회(書畵美術會)에서도 제자들을 길러냈는데, 그들 문하에서 중세로부터 근대로 넘어가는 대표적 화가들이 많이 배출되었지요. 이 그림의 화면 위쪽에 적힌 ″을묘년 늦은 봄 심전 안중식(時乙卯暮春心田安中植)″라는 글을 통해 1915년, 곧 안중식의 만년기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