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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화성발안 만세운동을 이끈 이정근 의사 추모제 열려

순국105주기 추모제 및 탄운 이정근 의사 장학금 수여식 가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아직 옷깃을 여미게 하는 어제(3월30일) 낮 11시, 향남읍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장짐리)에 있는 이정근 의사 창의탑에서 <발안 3·1독립운동의 선구자, 순국 105주기 탄운 이정근 의사 추모제>가 (사)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회장 김겸) 주최로 열렸다.

 

 

1919년 3월 1일, 서울의 만세시위를 시작으로 이곳 발안지역은 3월 31일 발안장날을 기해 일어났는데 탄운 이정근(灘雲, 李正根 1863-1919) 의사(義士)는 제자들과 지역민들을 포함한 1천여 명을 이끌고 만세시위에 앞장섰다. 이날 이정근 의사는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시위대를 이끌다 일경의 총검에 복부를 난자당하면서도 복부에서 흐르는 피를 손에 움켜쥐어 일경의 얼굴에 뿌리며 숨이 끊어질 때까지 ‘조국의 독립’을 외치다 장렬히 순국의 길을 걸었다.

 

터졌구나 터졌구나 / 독립성이 터졌구나 / 15년을 참고참다 / 이제서야 터졌구나

피도 대한 뼈도 대한 / 살아 대한 죽어 대한 / 잊지마라 잊지마라 (2절 줄임)

                                              -탄운 이정근 의사의 ‘3.1독립가’ -

 

어제 추모제에는 화성시보훈단체협의회 박영민 회장을 비롯하여, 광복회 화성시 지회, 가재리 종중, 탄운기념사업회, 제21기 탄운장학생과 가족 및 지역유지, 주민 등 60여 명이 참석하였다. 추모제는 해마다 격식을 갖춘 추모제례 형식으로 거행하고 있으며 초헌례(유족대표 이호헌), 아헌례(화성시보훈단체협의회장 박영민), 종헌례(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장 김겸)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이어 참석자들의 헌화 및 분향의 시간을 가졌다.

 

 

 

추모제례에 이어 곧바로 제21기 탄운장학금 수여식이 있었다. 탄운장학금은 탄운 이정근 의사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자 2004년 3월 설립한 장학회로 화성시 6개 읍면(향남 ,팔탄, 양감, 우정, 장안면)에서 대학입학생을 뽑아 장학금을 주고있으며 올해(2024, 제21회)까지 모두 209명에게 주었다.

 

올해는 경소윤(향남고, 충북대 사회교육과), 김태훈(삼괴고, 서울대 약학학부), 전하영(향일고, 이화여대 국어교육과), 송지민(화성고, 서울대 소비자학과), 전승우(하길고, 인하대 기계공학과), 이가현(발안바이오고, 가천대 경역학부) 학생 등 6명의 대학입학생이 장학금을 받았다.

 

 

이날 장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 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 김겸 회장은 “탄운 이정근 의사님께서는 대한제국의 외부주사로 근무하시다가 1905년 을사늑약으로 나라의 국권을 강탕당하자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15년 동안 청년들을 대상으로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인재육성 교육에 전념하는 동시에 독립투쟁에 매진하셨습니다. 미래를 짊어질 여러분들께서도 부지런히 학문연마를 통해 나라의 듬직한 일꾼이자 사회를 이끄는 선구자가 되시길 바랍니다.”라는 격려의 말을 하였다.

 

장학금을 받은 경소윤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사회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대학에서 폭넓은 지식을 익혀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우리 지역에 탄운 이정근 의사님 같은 훌륭한 독립운동가가 계신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교직에 나가서도 탄운 이정근 의사님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는 데 힘을 쏟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비록 꽃샘추위로 바람은 다소 쌀쌀했지만, 추모제가 열린 창의탑 주변의 흰목련은 올해도 어김없이 고운 자태를 선사하고 있었고 창의탑 위의 하늘은 마치 가을하늘처럼 푸르렀다. 그 하늘은 105년 전, 발안의 독립만세운동을 이끌던 탄운 이정근 의사께서 일제의 총검에 복부를 찔려 낭자하게 흘린 피의 참상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른다.

 

푸르름과 붉은 피, 그것은 창의탑 주변에 흩날리는 태극기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태극기가 영원하듯, 탄운 이정근 의사가 흘린 붉은 피 또한 영원히 우리 겨레의 가슴속에서 꿈틀거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자는 추모제를 끝까지 지켜보았다.

 

 

【탄운 이정근 의사는 누구인가?】

탄운 이정근 의사는 17세에 사서오경을 섭렵할 정도로 학문이 깊었으며 33세 때는 대한제국 궁내부 주사직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치욕적인 을사늑약을 지켜보면서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팔탄, 우정, 장안, 정남, 봉담, 남양 등 7개 면을 중심으로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인재육성 교육에 전념했다.

 

당시 탄운 이정근 의사는 전국적으로 불리던 ‘독립가’를 손수 지었을 뿐만 아니라 ‘왜왕(倭王) 3년’이라는 구호를 친히 만들어 유포했다. 이는 야만적인 침략자 일제가 천벌을 받아 3년이 못 가서 채 망할 것이란 뜻이었다. 탄운 이정근 의사는 1919년 3월 31일 화성군 향남면 발안 장날 일어난 독립만세 항쟁을 주도적으로 이끌다가 현장에서 일본 헌병의 총검에 찔려 56세로 순국의 길을 걸었다.

 

추모제가 열린 창의탑은 이정근 의사의 강인한 독립정신과 온후한 인품을 기리고자 1971년 3월 31일, 순국한지 52년 되는 해에 한글학자 한갑수, 김석원 장군, 최덕신 천도교령, 도지사, 국회의원과 지역유지 등 33인이 발기하여 건립했다.

 

【창의탑 가는 길】

탄운 이정근 의사 창의탑 주변에는 선생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3.1독립가 노래비' 등이 세워져 있어서 선생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소재지 :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삼천병마로 283-6번지

*문의 : 070 - 4154 - 6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