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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문익점, 목화씨 훔쳐 오지 않았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3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문익점은 중국에서 목면(木綿)을 몰래 가져와 사람들에게 직조(織造)를 가르쳤으니, 백성들에게 이롭게 한 사실이 이와 같았습니다. 공정대왕(恭靖大王, 정종)께서 그가 백성들에게 옷을 입힌 큰 공을 생각하여 강성군(江城君)을 추봉(追封)하였으며 태종조(太宗朝)에서 서원(書院)을 세우라 명하였고, 세조조(世祖朝)에서는 부민후(富民候)를 추봉하였으며, 충선(忠宣)이라 시호를 내렸습니다.“

 

 

이는 《정조실록》 20권, 정조 9년(1785년) 9월 5일 문익점에 관한 기록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붓두껍에 목화씨를 훔쳐 왔다고 배웠습니다. 물론 위 기록에서 ‘문익점이 목면을 몰래 가져왔다’라고 돼 있는데 다른 기록을 보면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태조실록》 7년(1398년) 6월 13일 기록에는 “문익점이 서장관(書狀官)이 되어 원(元)나라 조정에 갔다가, 장차 돌아오려고 할 때에 길가의 목면(木緜) 나무를 보고 그 씨 10여 개를 따서 주머니에 넣어 가져왔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이어지는 《태조실록》 기록에는 중국 승려가 조선에서 목면을 보고는 기뻐 울기까지 했다는 내용이 있어 당시 목화가 금수 품목이 아니었음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지요.

 

또한 고조선 때 품종은 좀 다르지만 이미 우리나라에는 목화를 재배하고 있었으며, 동아시아 최고의 옷감 짜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문익점의 목화씨보다도 800년이나 앞선 백제면이 발굴되기도 했지요. 따라서 문익점이 목화씨를 가져온 것은 대단한 일이었지만, 문익점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목화씨를 훔쳐 온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