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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청전 이상범 <금강산12승경> 경매에 나온다

조선백자의 절제된 미의식 담긴 <백자청화괴석화조문호>도 함께
서울옥션 <제191회 미술품 경매> 28일 열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28일 화요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91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 미술, 고미술 섹션을 아우르는 작품 모두 141랏(Lot)이 출품되며,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88억 원이다.

 

특히 고미술 마당에서는 한국적 실경 산수의 대가 청전 이상범의 <금강산12승경>이 출품된다. 이 작품은 금강산의 명소들을 계절에 따라 정교한 농담으로 담아낸 사경산수다. 작가가 일제강점기라는 사회적 제약 속에서 금강산 기행을 통해 완성한 작품은, 전통적인 관념 산수에서 벗어나 근대적 시각으로 풍경을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강산의 산세는 특유의 짧은 붓질과 은은한 먹의 변주를 통해 한국 산천이 지닌 서정적인 미감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고 있으며, 해방 이후 작가의 금강산 주제 작품이 드물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 또한 지닌다.

 

 

작품은 금강산의 주요 명승을 골라 사계의 흐름 속에 재구성한 것으로, 봄과 여름의 삼선암ㆍ천선암ㆍ명경대ㆍ비로봉ㆍ분설담ㆍ만물상ㆍ옥류동, 가을의 비봉폭ㆍ진주담ㆍ연주담, 그리고 겨울의 총석정ㆍ옥녀봉 등 모두 12경으로 이루어 있다. 1940년대 초에 이르러 이상범의 금강산도는 더욱 정밀하고 섬세한 사실적 경향으로 심화되는데, 출품작은 이러한 변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해방 뒤 금강산을 주제로 한 그의 작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도 본 작품은 희소성을 지니며, 전통 진경산수의 계보 위에서 근대적 감각을 성취한 사례로써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또 함께 출품되는 조선 후기의 기품을 간직한 <백자청화괴석화조문호>는 천도복숭아와 소나무, 매화 등 절개와 장생을 상징하는 무늬가 정교하게 그려졌다. 이 작품은 직립한 목 아래로 풍만한 어깨를 거쳐 서서히 잦아드는 형태를 통해 당대 백자호가 지닌 뛰어난 조형미를 보여준다. 아가리와 밑 부분에 둘린 선대(線帶)와 여의두문은 기형의 완성도를 높여주며, 몸통 세 군데에 배치된 천도복숭아, 소나무, 매화나무는 짙고 가는 청화선으로 정교하게 윤곽을 잡은 뒤 농담을 살려 색을 칠해 시각적인 풍요로움을 더한다. 괴석을 중앙에 두고 그 위로 나무들이 피어오르는 독창적인 회화적 구성은 화원의 완숙한 필력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작품에 시문된 천도복숭아와 소나무, 매화는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지향했던 절개와 풍류의 상징물로, 장생과 축수를 비손하는 동시에 사군자로서의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당시 상류층에서 향유되던 고급 도자로서 조선 특유의 절제된 미의식과 세련된 조형미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밖에 근대미술 마당에서는 눈에 띄는 것은 이우환의 <Correspondance>다. 이 작품 <Correspondance> 연작은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갈아 만든 가루물감 석채(石彩)를 써서 재료 자체의 질감과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화면 위의 점은 붓을 찍고 떼는 반복적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작가의 호흡과 신체적 리듬이 축적된 시간의 흔적을 의미한다. 작가는 회화적 기교를 배제하고 ‘점’이라는 요소를 통해 세계를 직시하며, 여백을 통해 사유의 공간을 제시한다. 특히 반복적인 수행의 과정 끝에 남겨진 흔적은 시간의 흐름을 응축하며, 단순해 보이는 화면에 내재된 팽팽한 에너지는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출품작은 화면 하단에 두 개의 점을 배치해 지면에 가까운 안정감을 형성하는 한편, 상단에 놓인 하나의 점을 통해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아래의 점들이 형성하는 묵직한 기반 위에 상단의 점은 부유하듯 놓여 미묘한 균형과 흐름을 화면에 부여하며 작가 특유의 조형적 질서를 보여준다. 점의 위치와 관계를 따라가며 발생하는 시각적 리듬은 정적인 화면에 생동하는 기운을 불어넣는다.

 

또 근대미술 마당에서는 백남준의 김활란을 창작 동기로 한 <김활란 박사>, 이배의 태움과 연소의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숯’이라는 물질을 통해 존재의 근원과 순환을 탐구하는 <Issu du Feu (White Lines) W-42>, 장욱진의 <무제>도 선보인다.

 

 

서울옥션 <제191회 미술품 경매>에 앞서 진행되는 선보임(프리뷰) 전시는 4월 18일(토)부터 경매 당일인 28일(화)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되며, 28일(화)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선보임 전시는 날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