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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59. 한 길이나 쌓인 눈밭엔 설피가 최고

   

“설피를 신고 길을 나섰다. 양발을 한껏 벌린 채 설금 설금 발을 떼놓는다. 용케도 한길이나 쌓인 눈이 나를 잘 받쳐준다. 여기선 전천후 사륜구동 차가 필요 없다. 현대 문명의 이기들이 무용지물이다. 엄청나게 쌓인 눈길엔 오로지 설피.” - 이정구 수필 "설피" 가운데-

얼마 전 뉴스에는 “설상마라톤대회” 소식이 있었지요. 설상 곧 눈 위에서 마라톤을 한다는 말인데 알고 보니 설피를 신고 크로스컨트리코스(스키마라톤)를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선착순으로 400명을 참가시키는데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2만 원 상당의 설피를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설피(雪皮)는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두메산골에서 눈밭을 걸을 때 신발에 덧대 신던 일종의 덧신인데 살피라고도 합니다.

설피는 눈과 닿는 면적을 넓혀 이것을 신으면 쌓인 눈이 깊어도 빠지지 않고 비탈에서도 미끄러지지 않지요. 대체로 길이 30~35cm, 폭 20~25cm 크기이며 언뜻 보면 테니스라켓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설피는 10년쯤 자란 다래덤불이나 노간주나무 또는 물푸레나무로 만듭니다. 산골 두메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예전에 눈이 1m 이상씩 쌓였을 때 설피 없으면 길을 나설 수가 없었다고들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