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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75. 오늘은 경칩, 갓 나온 벌레를 위해 불을 놓지 않습니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셋째 절기인 경침(驚蟄)으로 계칩(啓蟄)이라고도 합니다. 평안도 지방에 전해지는 ‘수심가’에는 “우수 경칩에 대동강 풀리더니 정든 임 말씀에 요 내 속 풀리누나.” 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북쪽의 대동강이 녹을 정도니 금수강산 삼천리에도, 내 마음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는 것이지요.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 돼지날)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했는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렸습니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리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만물이 움트는 때인 경칩은 예부터 젊은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은행씨앗을 선물로 주고받고 날이 어두워지면 동구 밖에 있는 수나무와 암나무를 도는 사랑놀이로 정을 다지는 토종연인의 날이었지요. 또한 고종실록 40권,37년(1900)11월 19일치에는 "궁궐의 중건은 추위가 풀리는 경칩 이후에 하라" 는 기록을 보아 건축의 시작 역시 경칩을 기준으로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칩은 남녀의 사랑을 새로 시작하고, 집도 새로 짓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절기로 안성맞춤인 날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