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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93. 내일은 한식, 찬밥을 먹는다

   

<알림글>매주 목요일은 "그때를 아십니까"를 보내는 날입니다만 내일이 명절 한식이자 24절기 청명이어서 이에 대한 글로 대신합니다. 물론 다음주 목요일엔 "그때를 아십니까"를 다시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청명 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준다. 이를 ‘사화(賜火)’라 한다.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이라고 한다.”

위는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청명조(淸明條)의 기록입니다. 또 ≪세종실록≫에 보면 세종임금의 물음에 정인지가 대답하기를 “옛 시에 이르기를, ‘푸른 연기 흩어져 오후 집으로 들어가네.’ 하였사오니, 이는 반드시 불을 내려주는 걸 기다려서 불을 썼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라고 해 한식은 불을 통해 온 백성이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날임을 알려줍니다. 지금까지는 보통 한식이라고 하면 중국 진나라 때 개자추 충신 이야기만을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에는 오래전부터 "불을 나눠 주는 의식"이 있었고 그 기간에 찬밥을 먹어 왔던 것입니다.

한식은 조선시대 설날, 단오, 한가위와 더불어 4대명절의 하나였으나 이제 명절로서의 의미는 사라졌습니다. 청명은 동지 뒤 105일째 맞는 날로 24절기 가운데 다섯째입니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란 속담이 있는 것은 청명과 한식이 같은 날이거나 하루 차이로 오기 때문이지요. 청명에는 ‘청명주(淸明酒)’를 담아 먹었는데 ‘춘주(春酒)’라고 하며, 한식날 먹는 메밀국수는 “한식면(寒食麵)”, 한식 무렵 잡히는 조기를 “한식사리”라고 합니다. 현대인들이 24절기의 의미를 알기는 어렵겠지만 임금과 백성이 소중한 불을 함께 나눠쓰던 공동체 의식을 행하던 날이었음을 아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