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무명지 잘라 혈서 쓴 "남자현"
이윤옥
나라가 망해 가는데 어찌 홀로 집에 있으랴
핏덩이 아들 두고 늙으신 노모 앞서
죽음 택한 의병장 남편
왜놈 칼 맞아 선연히 배어든 피 묻은 속적삼
부여잡고 울 수만 없어
빼앗긴 나라 되찾고자 떠난 만주 땅
곳곳에 병들고
상처받은 동포들 삶
보살피고 어루만진 따스한 손
왜적 무토부요시를 응징하고
왼손 무명지 잘라
조선독립원(朝鮮獨立願) 혈서 쓰며 부르짖은 조국광복
만리타향 감옥에서 단식으로 숨 거두며
동지에게 남긴 마지막 한마디 말
만일 너의 생전에 독립을 보지 못하거든
너의 자손에게 똑같은 유언을 하라
최후의 한 명까지 남아
조국광복을 기필코 쟁취하라 당부하던 여장부
아!
조선 천지에 이만한 여걸이 어디 또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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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지를 잘라 혈서를 쓰는 남자현 애국지사 (이무성 한국화가 부채그림) |
남자현(南慈賢, 1872.12. 7~1933. 8. 22)
19살 때 경북 영양군 석보면 지경동에 사는 의성 김씨 김영주에게 시집 가 단란한 생활을 꾸렸으나 일제의 만행이 점차 극성을 부리자 남편 김 씨는 1896년 여사에게 “나라가 망해 가는데 어찌 집에 홀로 있을 것인가. 지하에서 다시 보자며 결사보국(決死報國)을 결심하고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과 싸우다가 전사하니 결혼 6년 만이었다. 남자현은 그때 임신 중이었다.
*남자현 애국지사의 나라사랑 이야기는 ‘시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서간도에 들꽃 피다》
1권에 자세히 그려져있다.
** 이 윤 옥 시인 :
시집으로 친일문학인 풍자 시집《 사쿠라불나방》<1>, 항일 여성독립운동가를 다룬 시집《서간도에 들꽃 피다》<1><2><3>, 시화집《나는 여성독립운동가다》, 여성독립운동가를 다룬 영문판 시집 《41 Heroines: Flowers of the Morning Calm 》을 미국 createspace 출판사에서 펴냈다. 그 밖에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를 걸러내는 책 《사쿠라 훈민정음》, 《오염된 국어사전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문학세계문인회《 사쿠라불나방》<. 세계문인협회 정회원.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국립국어원 국어 순화위원 역임. 현,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