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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별리의 장 31회

[그린경제=유광남 작가]  “김명원장군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뿐이 아니오. 박진과 권율, 곽재우, 정기룡 등 김충선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지지 하는 세력들이 적지 않소. 이순신 역시 김충선을 매우 아낀다고 들었소.”

윤자신이 왕의 눈치를 살폈다.

“항왜 장수를 어찌 신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조총에 대한 해박한 기술과 사격 솜씨를 지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세자의 무군사(撫軍司) 시절 일지에 따르면 김충선은 화약과 총기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서 우리 군에게 막대한 이로움을 주고 있으며 실제 전투에 있어서도 매우 위력적인 실력을 발휘하여 일본군에게 불패의 신화를 성취하였다고 하오.”

선조 이연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김충선에 관한 내용을 뱉어냈다. 이로 미루어 왕은 이미 김충선에 관한 내력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전하께옵서 일개 항왜 장수에 관해서 이토록 소상히 알고 계실 줄은 몰랐나이다.”

“그 자에 관해서 관심이 많소.”

“이순신의 곁에 있기 때문이옵니까?”

“일본을 배신했기 때문이요.”

“하오면?”

선조의 입가에 야비한 미소가 감돌았다.

“일본을 배신한 자가 조선을 또 배신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소.”

윤자신은 흠칫 경직될 수밖에 없었다. 선조 이연은 항왜 장수 김충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그와 더불어 활동하는 이순신마저 의심의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윤자신은 비로서 자신이 수행해야 할 임무를 깨닫게 되었다.

“신이 그들을 방문하겠나이다.”

그래서 윤자신은 이순신이 머물고 있다는 이순신의 먼 친척 윤간의 종 집으로 찾아갔던 것이다. 윤자신은 지난밤의 기억을 더듬으며 선조 이연을 훔쳐보았다. 왕은 매우 심각한 상념에 젖어 있었다. 윤자신은 오랫동안 왕을 보필했던 경험이 있었으나 이런 모습은 매번 생소했다.

“혹시 이순신이 여진에 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소?”

윤자신은 미간을 찌푸렸다.

“여진이라니요? 그 오랑캐들이 이런 시국에 왜 문제가 되는 것이옵니까?”

“이순신이 날 궁금하게 만들고 있소.”

윤자신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건주 여진의 오랑캐들은 조일전쟁 중에 크고 작은 분란(紛亂)을 발생 하긴 했지만 비교적 잠잠한 편이었다. 그들은 국경을 중심으로 출몰하기는 했으나 대규모의 충돌은 별로 없었던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명나라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들 오랑캐들과 이순신이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今時初聞)이었다.

“이순신이 군관시절에 오랑캐의 땅 북방에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래 전 이야기요.”

“여진족을 상대로 수군 장수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남해 한산도의 수군이 북방의 오랑캐와 마주칠 일은 전혀 없습니다.”

선조 이연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바로 그 때문에 짐의 머리가 무겁소. 그들이 왜 여진을 들먹거렸을까?”


** 유 광 남 :

   
 
서울 생으로 대중성 있는 문화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있으며 특히 역사와 팩션 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학에서 스토리텔링을 5년 간 강의 했으며 조일인(朝日人) ‘사야가 김충선(전3권)’ 팩션소설 ‘이순신의 반역(1부)’ 등을 출간 했다. 현재 '스토리 바오밥'이란 전문 작가창작 집단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