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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민족교육 선구자 학산 흉상 광주교대에 서다

재평가된 학산 윤윤기 선생 흉상 제막식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근현대 민족 교육하면 누구나 도산 안창호 선생을 떠올린다. 하지만 학산 윤윤기 선생도 있음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1900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난 학산 윤윤기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서 6.25전쟁까지 이어지는 암흑의 반세기를 치열하게 살아간 민족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다. 선생은 안양공립보통학교 훈도로 부임, 일제의 감시를 피해 민족교육을 했다. 또 천포간이학교, 보성보통학교를 거쳐 1940412일 무상교육기관인 양정원의 문을 열고 1974년 문을 닫을 때까지 2,000여명에 이르는 졸업생을 내보냈다. 

해방 전까지 몽양 여윤형 등과 함께 독립운동을 했으며 건국동맹 비밀조직원으로 활동했다. 해방 후에는 여운형 계열에서 통일정부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운형의 암살과 이승만 정부의 수립으로 뜻이 꺾였다. 좌와 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입장에서 갈라선 민족을 화해시키려 노력하던 선생은 6.25 전쟁이 일어난 한 달 뒤인 1950722일 경찰에 의해 무참히 살해 되었다. 향년 51살이었다 

   
▲ 학산 선생 흉상 제막식이 시작되기 전 흉상은 저렇게 가림막에 가려져 있었다. 그동안 조명되지 못한 학산 선생의 처지를 보는듯 했다.

   
▲ 윤가일 윤씨대종회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는 이정선 총장(왼쪽)과 김덕진 교수
그 학산 윤윤기 선생이 이제금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어제 1022일 늦은 2시에 광주교육대학교 교육박물관 앞에서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선생의 흉상 제막식이 있었다. 광주교육대학교 제1회 졸업생이며 민족교육의 선각자인 선생을 광주교육대학교가 사표로 삼은 것이다. 

제막식은 먼저 윤씨대종회 윤가일 회장이 학산 선생 흉상 건립에 공이 큰 광주교육대학교 이정선 총장과 역사문화교육연구소 김덕진 교수에게 감사패를 주었으며, 이광성 기획처장의 제막식이 있기까지의 경과보고, 김덕진 교수의 학산 선생 약력 소개가 있었다.  

이어서 단상에 오른 광주교육대학교 이정선 총장은 광주교육대학교가 있기에 민족 광주가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인데 그에는 학산 선생이 계시기에 우리는 그렇게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늦었지만 민족교육자 학산 선생의 흉상을 모시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민족교육의 선구자이신 학산 선생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고 또 그런 교사를 가르치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환영사를 했다

   
▲ 환영사를 하는 이정선 총장, 축사를 하는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연합회장, 감사말을 하는 임주섭 학산윤윤기기념사업회장, 윤가일 윤씨대종회장(왼쪽부터)

   
▲ 학산 선생에게 바치는 헌시를 낭송하는 이윤옥 시인(왼쪽)과 정찬경 광주대학교 교수

이후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연합회 지부장은 축사를 통해 불멸의 독립운동가 학산 선생이 63년 만에 재평가되어 흉상으로 우뚝 서시니 하늘이 무심치 않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임추섭 학산윤윤기기념사업회 회장은 일제강점기 민족교육으로 북에 오산학교가 있었다면 남에는 학산 선생의 양정원이 있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함께 암흑의 반세기 타오르는 민족의 등불이었던 학산 윤윤기 선생의 참교육 이념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윤씨대종회 윤가일 회장의 감사말씀도 있었다. 

이어서 민족시인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이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헌시 <겨레의 참교육자 학산 선생을 기리며>와 학산 선생이 쓴 시 <보초병을 생각하며>를 낭송하여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또 학산 선생이 즐겨 불렀다는 동요 반달과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헌가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정선 총장과 학산 선생의 둘째 따님 윤종순 여사 등 참석한 귀빈들이 흉상에 씌워졌던 가림막을 벗겨내자 그 안에 학산 선생은 계셨고, 온 참석자들은 큰 손뼉으로 맞았다
 

   
▲ 귀빈들이 흉상 가림막을 벗기고 있다.

   
▲ 아버지 학산 선생 곁에 선 둘째 따님 윤종순 여사

   
▲ 제막식에 참석한 이들

학산 선생 흉상 가림막이 벗겨지자 둘째 따님인 윤종순 여사는 아버님의 민족 사랑이 이제야 제대로 평가된다고 생각하니 자식 된 도리를 조금이라도 한 것 같아 짐을 덜었습니다. 이번 아버님 흉상을 세우는 데 발 벗고 나서주신 민족문제연구소 김순흥지부장님께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흉상 제막에 대한 소감을 얘기했다.

흉상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장 김순흥 광주대 교수는 학산 선생이야말로 근현대에 우뚝 서시는 민족교육자이시며, 독립운동가십니다. 그런 분이 여태껏 조명이 되진 않았다는 것은 우리들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지요. 다행이 광주교육대학에서 교정에 흉상을 세워주니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독립운동과 민족교육에 우뚝 자리 한 학산 윤윤기 선생을 재평가하고 기리는 일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다. 그래서 이번 선생의 흉상 제막식도 많은 이의 칭찬을 받을 일인 것이다. 마침 눈부시게 푸른 하늘도 이를 기뻐하는 듯 했다.

   
▲ 학산 윤윤기 선생 흉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