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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물질' 소금을 줄이자고?…정제염 대신 천일염을 먹자

[한국문화 재발견]나트륨 섭취의 허와 실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요즘 언론에는 의사나 영양사들이 나와 온통 소금 유해론을 펼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소금 탓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 성인병이 온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소금기(염분)가 많다며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뽑힌 김치도 요주의먹거리인 것처럼 말하는 이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국인이 즐겨먹는 된장찌개를 포함한 온갖 찌개들까지 소금 투성이어서 문제 있는 먹거리처럼 말한다. 과연 그 말이 진실일까?  

여기서 한번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우리 겨레는 예부터 아무 탈 없이 김치와 같은 절임 반찬과 된장, 고추장 같은 음식을 오랫동안 먹어왔다. 요즘 언론에 나와서 소금 부정을 말하는 사람들 주장대로라면 우리 겨레는 이런저런 병들로 멸종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멀쩡하다. 아니 싱겁게 먹는다는 현대에 훨씬 더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텐가? 

, 여기서 생각해보자. 사람은 소금물 속에서 태어난다. 아기가 자라는 엄마 뱃속의 양수는 바닷물과 같다고 한다. 또 사람의 몸 안에는 소금이 들어있는데 피 속의 소금기는 0.9%이고 세포의 소금기 역시 0.9%. 0.9%의 소금이 피의 산성화를 막아주고 신진대사를 이끈다. 그러기에 사람은 음식을 안 먹고도 일정기간 살 수 있지만 몸속의 소금기를 유지해주지 않으면 곧 소금을 먹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따라서 소금은 생명 그 자체다. 

그런 소금을 무조건 먹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무슨 꿍꿍이인가? 소금에 대해 걱정이 된다면 소금이 나쁘다고 하기 보다는 정제염을 먹지 마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정보일 것이다. 정제염은 천일염에서 여러 가지 사람 몸에 꼭 필요한 미네랄을 걸러내고 소금기(염화나트륨Naci)만 남겨둔 것으로 사람 몸에 나쁠 수밖에 없다.

   
▲ 전남 해남군 문내면 세광염전에서 천일염 생산이 한창이다. 세광염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갯벌을 다져 만든 토판염전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 소금 3g을 줄이면 한해에 92000명을 살릴 수 있고 240억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캘리포니아대 키스틴 비빈스 도밍고 박사 연구팀의 논문 발표에서 소금정제염으로 바꾸어야 한다. 연구팀들은 정제염이 순도 99%의 소금기만 있는 것이기에 많이 먹으면 당연히 혈압이 올라가지만 칼슘과 칼륨 따위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 천일염은 혈압을 내리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도록 하여 오히려 사람 몸을 건강하게 할 수 있음을 분명히 말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밥을 먹을 때 즐겁게 먹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우리 겨레가 먹어오던 먹거리를 서양 과학의 잣대를 들이대고 이 먹거리들에서 소금기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간이 맞지 않는 음식을 신나게 먹을 수 있는가? 정제염을 쓰지 말고 천일염으로 적당하게 간을 맞춰 맛깔스러운 요리를 해서 신나게 먹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일이다. 

소금을 많이 먹어 생기는 성인병과 암이 늘어나는 시대지만 유독 심장암만은 없다고 한다. 심장은 토박이말로는 염통 곧 소금통으로 소금덩어리이다. 그래서 염통은 소금 덕분에 암이 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설득력이 있지 않은가? 세상에 없으면 안될 만큼 가치 있는 것을 가리킬 때 흔히 빛과 소금이라는 말을 쓴다. 사람에게 아주 값어치가 큰 미네랄이 잔뜩 들어있는 소금은 먹어주어야만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을 우리는 깨달아야만 한다. 

요즈음 전문가 몇 명을 동원하여 김치를 먹어도 괜찮다’, ‘좋지 않다식의 편 가르기 따위의 방송 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소금의 진정한 구실을 호도하게 만드는 것으로 저질 코미디보다도 못한 것이다. 무조건 소금은 나쁘다는 불안감을 심어 주는 것은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언론의 역할에 역행하는 일이다. 소금을 많이 먹어서 좋을 것 없지만 공연한 불안감에 휩싸여 사람 몸에 꼭 필요한 소금을 먹지 않는 것 역시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