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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애국지사 따님 시서전 나들이 "어머니가 기뻐하실 것"

이명시 독립운동가 따님 이순형 선생과 함께

[그린경제/얼레빗 = 이윤옥 기자]  이순형 선생은 이명시 애국지사의 따님이다. 이순형 선생을 뵌 것은 작년으로 어머니 이명시 애국지사의 자료를 찾다 연결이 되어 뵈었는데 대화 중에도 조용조용한 말씨와 겸손함이 뚝뚝 묻어나는 분이었다. 이번에 시서전에 어머니 이명시 애국지사의 작품이 선보인다고  알리니 단걸음에 달려 오셨다. 

한편 이순형 선생의 언니 이영애 선생은 미국에 사시는데 이명시 애국지사님에 대한 자료를 보내주신 분이기도 하다.  

“당시 17살이던 어머니는 만세운동 연락책을 맡았는데 나들이 때에는 처네(주로 시골 여자가 나들이를 할 때 머리에 쓰던 쓰개. 두렁이 비슷하게 만들며 장옷보다 짧고 소매가 없다) 쓰고 다녔으며 늘 약병 같은 것을 갖고 다녔다고 했다. 이는 출입을 감시하던 경찰로부터 불신검문을 당할 것을 대비해 환자에게 약을 전하러 간다고 속이기 위해서였다. 어머니는 박순천 여사와 함께 감옥생활을 하면서 서로 의지했으며 출옥 뒤에는 만세운동으로 감옥살이 하는 분들의 뒷바라지를 도맡아 했다. 8․15 광복 뒤에는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혼자 사는 노인과 고아원을 찾아 봉사활동으로 생을 마감했다.”

   

▲ 이명시 애국지사 따님 이순형 님과 글쓴이

   
▲ 서예가 청농 문관효 작가

 따님 이영애, 이순형 선생이 기억하는 어머니 이명시 애국지사는 평소 매우 부지런해서 어머니가 잠시 앉아 쉬는 모습을 본적이 없을 정도였으며 언제나 “나라 없는 백성보다 불쌍한 인간은 없으니 작은 행동이라도 바르게 하고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되 봉사의 삶을 살라.”고 당부하셨다고 한다. 소녀 때부터 예의바르고 책임감이 강해서 동래교장(외국인 선교사)이 양딸로 삼아 숨을 거둘 때는 평소 아끼던 유물을 이명시에게 주라는 유언을 할 정도로 어머니를 아꼈다고 한다.

 미국에 살고 있는 이명시 애국지사의 따님과의 연락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는데 어느 날 글쓴이에게 미국에 사는 한 시인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다.

 “미국 LA에서 38년 간 살면서 ‘시 공부’를 하고 있는 이성호입니다. 선생님의 주소는 한국일보 강은영 기자로 부터 받았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민족시인(이상화 이육사 윤동주 한용운)들을 기리며 그분들의 작품을 암송, 낭송하는 문학행사를 8년간 하고 있습니다. 우리행사는 4년 전 KBS 9 시 뉴스에도 소개된 바 있는 뜻있는 행사입니다. 해마다 약 250여 명이 모입니다.”

 이성호 시인이 얼마 전 글쓴이에게 보내온 메일이다. 필자가 여성독립운동가를 수소문해서 글을 쓴다는 소식이 한국일보를 통해 보도되자 이성호 시인은 자기 주변에도 여성독립운동가 이명시 애국지사(2010년 애국지사로 인정)의 따님이 살고 계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성호 시인과의 인연은 그렇게 이어졌고 바쁜 타향살이 속에서도 조국의 민족시인들을 잊지 않고 그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받으며 지내고 있었다. 또한 이명시 애국지사에 대한 부족한 자료를 따님을 통해 전해주는 열의를 보였다.

 이명시 애국지사의 따님은 의사로써 한국에서 서울여대 교수를 거쳐 개업을 하다가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래 남편 한우식 화백과 함께 18년 간 한 화랑을 경영했으며 현재 서예가(광주 비엔날레 초청 서예가)로 후진양성을 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명시 애국지사의 따님인 이영애, 이순형 선생과의 인연을 더듬으며 이명시 애국지사의 붓글씨 작품에 청농 선생과 함께 서 보았다. 

 *이명시 애국지사의  독립운동 이야기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 <3권> 에 자세히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