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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의 이육사 시화 18] 노정기

[한국문화신문 = 마완근 기자] 

 

                                               노정기

                                                                - 이육사 

목숨이란 마치 깨어진 베쪼각
여기저기 흐터져 마을 이 한구죽죽한 어촌(漁村)보담 어설푸고
삶의 틔끌만 오래 묵은 포범(布帆)처럼 달아 매였다.  

남들은 기뻤다는 젊은날이었건만
밤마다 내꿈은 서해(西海)를 밀항(密航)하는 쩡크와 같애
소금에 쩔고 조수(潮水)에 부풀어올랐다.  

항상 흐렷한 밤 암초(暗礁)를 벗어나면 태풍(颱風)과 싸워가고
전설(傳說)에 읽어본 산호도(珊瑚島)는 구경도 못하는
그곳은 남십자성(南十字星)이 바쳐주도 않았다.  

쫓기는 마음! 지친 몸이길래
그리운 지평선(地平線)을 한숨에 기오르면
시궁치는 열대식물(熱帶植物)처럼 발목을 오여쌋다  

새벽 밀물에 밀려온 거미인 양
다 삭아빠진 소라 깍질에 나는 불어왔다.
항구(港口)의 노정(路程)에 흘러간 생활(生活)을 들여다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