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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제주 해녀들의 생명줄 태왁박새기를 아십니까?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000]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기자]  “태왁박새기”란 해녀가 바다에서 작업할 때 몸을 의지하여 쉬기도 하고, 작업하는 위치를 알려주기도 할뿐만 아니라 ‘망사리(망사리)’를 매달아 채취한 해산물을 물 위에 띄워 놓기도 하는 ‘뒤웅박’을 말합니다. 흔히 “태왁”이라고만 말하기도 하는데 ‘박새기’는 바가지를 이르지요. 태왁은 잘 여믄 박을 파내어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속의 씨를 빼낸 다음 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구멍을 막아둔 것이기 때문에 물에 잘 뜹니다.

하나의 태왁을 만들기 위해 해녀들은 2월에 흙을 파고 밑거름을 해두었다가 3월 삼짇날에 박씨를 심습니다. 해녀들의 정성이 헛되지 않아 6월 하순께가 되면 지붕 위나 주저리(덤불) 에 박들이 주렁주렁 열리지요. 제주도 속담에 “6월 20일에 박이 까마귀 머리만큼 하면 잘 여문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 해녀의 생명줄 태왁과 망사리 <제주 민속의 아름다움(진성기)>

해녀들은 바다에서 작업을 할 때 대개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하게 됩니다. 특히 물살이 빠른 곳일 경우에는 작업 도중 태왁이 떠내려감을 막기 위히여 교대로 태왁을 붙잡고 있기도 하지요. 바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해녀의 생명은 오직 이 태왁에 의지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해녀들이 작업을 마치고 물 위로 올라올 때 그동안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는 ‘호잇’하는 ‘숨비기소리(숨비소리)’가 날 때까지 태왁은 해녀들의 생명을 보듬는 생명줄인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