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 한복에 대한 잘못된 편견들 우리 국민 중 많은 이가 아직 한의학을 미신이라고 하는 것처럼 과학적인 한복을 촌스럽고 불편한 옷으로 생각합니다. 또 한복을 옷의 형태가 다른 승복 같다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복식이 전혀 다른 중국옷 같다고도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서양옷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사철 옷을 찾기도 하고, 격식있는 자리에 입고 갈 거라고 하면서 반팔옷을 달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일부 청소년들은 한복은 외면하고, 일본의 기모노에 열광하는 모습도 봅니다. 한복은 서양옷에 비해 여러 모로 과학적이고 건강에 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옷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몸에 꽉 끼는 불편한 기모노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특별한 날에는 꼭 입는다는데 우리가 제 나라 옷을 이렇게 외면해도 될까요? 그런 태도는 외국인에게 당당할 수 없으며, 우리 스스로 왜소하게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811. 우리 역사에 여왕은 왜 신라에만 있었을까? 우리 역사를 통틀어 여왕은 선덕, 진덕, 진성의 세 명뿐으로 신라에만 있었습니다. 왜 신라만 여왕이 될 수 있었을까요? 신라에는 골품제도(骨品制度)가 있었고, 이중 성골(聖骨)은 아버지 집안과 어머니 집안이 모두 순수한 왕족(박, 석, 김)으로 신라의 가장 으뜸가는 신분층이었음은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보면 성골은 28대 진덕여왕 때까지 서로 같은 핏줄끼리 결혼하며 왕위를 독점하였습니다. 물론 29대 태종무열왕( 때부터는 성골 출신의 임금이 아닌 진골(眞骨) 출신의 임금으로 이어졌지만..... 신라는 꼭 남자가 왕위를 잇는다는 생각보다는 핏줄이 가장 중요한 임금의 자격이었기 때문에 고려나 조선엔 없는 여왕이 셋이나 되었던 것이지요. 그들은 왕자가 없으면 임금될 사람을 방계에서 찾기보다는 공주가 더 적임자였던 것입니다. 참고 : “역사의 2막, 통일시대를 열다”
810. 한글은 한 글자에 한소리만 대응되는 으뜸글자 영어에서 apple, father, about, chalk, able, fall, weak들을 보면 똑같은 “a"라는 글자임에도 서로 다른 소리가 납니다. 그 뿐만 아니라 ”c"도 cider, cola로, “g"는 game, king, change처럼 다른 소리값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한글은 한 글자에 한 가지 소리만 납니다. 이는 한글이 문자학적 기능 면에서 로마 알파벳에 비해 훨씬 좋은 것이라고 언어학자들은 말합니다. 플리처상 수상자인 미국 유시엘에이대학의 다이아몬드 교수는 영어의 불규칙한 철자 방식을 비판하고, 한글이야말로 그런 불규칙성이 없는 뛰어난 이상적인 글자라고 격찬했습니다. 또 조지 워싱턴대학 김영기 교수는 한글이 한 음소에 한 글자만 있을 뿐만 아니라 음운학적으로 관계있는 여러 글자들이 비슷한 꼴을 지니고 있어서 한국어 공부에 있어서 능률적이게 해준다는 것 때문에 언어학자들을 놀라게 한다.”라고 말합니다. 참고 : “해외 학자들의 평가를 중심으로”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서정수
809. 뒷짐 지고 하늘을 바라보던 옛사람의 뜻 경기도 하남시에 가면 ‘궁중국악기’라는 국악기 제조회사가 있습니다. ‘궁중국악기’는 국악기 제조회사 가운데 손꼽히는 회사입니다. 그 회사 박성기 사장은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려줍니다. "국악기의 주재료인 오동나무를 건조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어떤 화학약품을 쓰면 쉽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먼저 적은 양으로 실험을 했었어야 했는데 자만에 빠져 고향집 마당에서 많은 양을 한꺼번에 작업했는데 마을은 온통 퀴퀴한 냄새로 가득 찼고 그 작업도 실패로 끝났고 말았지요. 나무를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말려서 악기를 만들었던 조상의 슬기로움을 모르고, 그저 욕심을 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나는 큰 타격을 받았는데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이 아닐까요?" 급할 길은 돌라가라고 하고, 뒷짐 지고 하늘을 바라보던 옛사람들의 뜻을 알 듯도 합니다.
808. 농약없는 유기농이 가능할까요? 어떤 이는 친환경농산물 가게에 와서 “절대 농약 없는 농업은 할 수 없기 때문에 친환경이란 거짓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과연 맞는 말일까요? 조선시대에는 농약이란 것이 없었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농사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옛 사람들은 콩을 심는데도 한 구멍에 세알씩 심었는데 하나는 날아다니는 새를 위해서, 하나는 기어 다니는 벌레를 위해서, 마지막 한 알만 자신을 위해서 심었기에 농약이 필요 없었지요. 한 배농장은 다른 농장과 달리 풀을 깎아주거나 제초제를 쓰지 않습니다. 농장주는 "그동안 많은 사람은 풀이 많으면 병충해도 많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해충들이 나뭇잎보다는 풀을 더 좋아해서 풀이 나무 밑에 우거지면 진딧물 등 해충들이 풀에서 머물고 나무로 올라가지 않는 것을 몰랐던 탓입니다. 풀을 깎지 않고 놔두면 오히려 농약을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요.“라고 말합니다.
807.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 내일은 24절기 중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秋分) 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지만, 실제는 해가 진 뒤에도 어느 정도의 시간까지는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집니다. 옛 사람들은 추분기간 중 초후에는 우레 소리가 비로소 그치게 되고, 중후에는 겨울잠을 잘 벌레가 흙으로 창을 막으며, 말후)에는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농사력에서는 추분 무렵 추수하고, 목화를 따며,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여러 가지 가을걷이를 합니다. 이 시기가 추수기이므로, 온갖 곡식이 풍성한 때인데 이 무렵의 시절음식은 버섯요리가 대표적이지요.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호박순,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어들여야 하지만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가을남자는 슬퍼한다고 하는데 무엇 때문일까요? 풍성한 가을걷이에도 메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을까요?
806. 조선소나무가 일제에 의해 벌목되었다. 조선시대 조정에서는 소나무를 황장목(黃腸木)이라 하여 특별관리 했습니다. 궁궐을 지을 때 소나무만 썼고, 배도 소나무로로 만들었으며, 소나무 집에서 태어나 온갖 소나무의 혜택을 보고 살다가 죽어서도 소나무 관에 들어가 묻혔기에 소나무는 조선의 상징이라 할만 했던 것입니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총독부는 그 소나무를 전쟁용 자재로 쓰기 위해 마구 베었습니다. 우리 땅에 있는 큰 소나무는 이 때 거의 벌목이 되었다고 합니다. 수원 화산에 있는 정조임금 능 주변의 우거진 노송들도 이때 거의 다 베어졌습니다. 이어서 여주의 세종대왕 영릉의 소나무도 베라는 지시가 여주군청에 내려졌는데 이때 서울대 명예교수 류달영 박사는 수원고농의 후배인 여주군청 산림게장에게 죽을 각오로 막으라고 했는데 이 산림계장의 덕으로 벌채를 면했다고 합니다. 일제의 수탈에 조선소나무도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805. 중국 동포들에게 ‘아리랑’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자라면서 ‘한족사람, 조선사람 이빨이 보이면 안 됩니다. 합죽이가 됩시다. 합!’이라고 하면서 놀이를 즐겼습니다. 아버지께 무슨 뜻인지를 여쭈었는데 아버지께서는 ‘우리는 이곳 땅에서 살 뿐이고, 한족과는 동화되어서는 안 된다. 조선사람임을 명심하라는 뜻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중국 동포들은 어렸을 때부터 김치와 된장을 먹고 아리랑을 부르며 자란 조선민족입니다. 아리랑은 그런 조선민족, 중국의 560만 동포가 모두 같이 부름으로써 모두가 같은 민족으로 하나되는, 그래서 아리랑은 560만 동포를 하나로 묶어주는 끈 같은 존재입니다. 중국 동포와 아리랑은 그래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아주 소중 소중한 것이지요.”‘아리랑낭낭’ 음반 낸 중국동포이면서 한국에 와 소리 공부를 하는 소리꾼 김은희의 말입니다.
804. 뜨게부부는 가시버시가 아닙니다. 정식으로 결혼을 하지 않고 우연히 만나서 어울려 사는 남녀 즉, 동거하는 남녀를 ‘뜨게부부’라고 합니다. ‘뜨게’는 ‘흉내 내어 그와 똑같게 하다’라는 뜻으로 ‘흉내 낸 부부’를 말합니다. 따라서 ‘뜨게부부’는 ‘가시버시’가 아닙니다. ‘가시버시’는 부부를 낮추어 부르는 말입니다. 결혼 청첩장 등에서 ‘저희 부부는...’라는 말을 쓰기보다는 ‘저희 가시버시는...’라는 말을 쓰면 더 멋지지 않을까요? 사람관계를 이르는 말로 ‘남진아비’, ‘자치동갑’, ‘풋낯’, ‘너나들이’, ‘옴살’ 따위가 있습니다. ‘남진아비’는 ‘유부남’, ‘남진어미’는 ‘유부녀’를 말하고, ‘자치동갑’은 나이차가 조금 나지만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를 뜻합니다. 또 ‘풋낯’은 서로 겨우 낯을 아는 정도의 사이이고, ‘너나들이’는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입니다. ‘옴살’은 마치 한 몸 같이 친하고 가까운 사이를 말하는 것이지요.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서해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