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6. 민족성악 무료강좌 열린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은 1972년 독일 뮌헨올림픽 전야제에서 오페라 ‘심청’을 초연하여 격찬을 받았습니다. 그 윤이상 선생은 제자 윤인숙이 서양 클래식 음악에만 한계를 두지 말고 우리 민족 음악에 대해 연구하는 성악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에 윤인숙은 민족 가곡 선구자인 김월하 선생에게 시조와 가곡을, 황병기 선생에게 국악적인 표현을 지도받았습니다. 그 윤인숙은 최근 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무료강좌를 시작했습니다. 윤인숙은 말합니다. “우리 성악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지 못하고, 서양 성악가들과 승부를 거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지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판소리 창법을 적절히 보태서 우리만의 민족성악을 만들어내야만 합니다." 윤교수의 무료강좌를 여는 뜻입니다. 스스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남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것입니다.
795. 조선 태종 때 코끼리 기르기에 온 나라가 쩔쩔매다. 태종실록 제26권 13년 11월 5일조에 보면 코끼리에 대해 병조 판서 유정현이 임금에게 아룁니다. “코끼리는 일본에서 바친 것인데, 임금께서 좋아하는 물건도 아니요, 또한 나라에 이익도 없습니다. 이 코끼리가 두 사람을 죽였기에 법에 따르면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마땅합니다. 또 일 년에 먹이는 꼴은 콩이 거의 수백 석에 이르니, 청컨대, 주공(周公)이 코뿔소와 코끼리를 몰아낸 옛일을 본받아 전라도의 섬에 두소서.” 이에 임금이 웃으면서 그대로 따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 뒤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 앞바다의 장도라는 섬으로 귀양 갔다가 풀 밖에 없는 섬을 떠나 다시 육지로 나와 전라도 관찰사의 책임으로 보살피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다시 충청도로 옮겼는데 엄청나게 먹어대고 사람을 짓밟곤 하는 코끼리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코끼리 한 마리 때문에 온 나라가 쩔쩔 맨 것입니다. 참고 : 세종대왕실록 제103권 26년 2월 20일조, ‘훈민정음(한글)은 누가 만들었는가?’, 이대로
794. 훈민정음은 집현전 학자들의 작품이 아니다. 집현전 학자들 중 신숙주는 훈민정음 연구와 활용에 앞장섰습니다. 그런데 신숙주가 처음 중국에 황찬이란 학자를 만나러 간 때가 한글이 완성 된 4년 뒤인 1447년이며, 20대인 1441년 과거에 급제하여 그 이듬해에 일본에 갔기 때문에, 1443년에 완성된 한글 만드는 일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성삼문도 신숙주와 비슷한 나이로 마찬가지지요. 또 정인지가 쓴 훈민정음 해례본에 “전하가 지으셨다”는 기록이 있으나 어느 책에도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는 기록은 없고, 오히려 집현전 학자들이 창제와 반포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냈을 때 세종이 “너희가 운서를 아느냐? 또 너희가 사성 칠음과 자모가 몇인 줄 아느냐?”고 크게 꾸짖은 기록을 보면 집현전 학자들보다 세종대왕이 더 말글에 관한 학식이 높았다는 증거입니다. 따라서 훈민정음은 집현전 학자들이 아닌 세종임금이 혼자 만들었음이 확실합니다. 참고 : 세종대왕실록 제103권 26년 2월 20일조, ‘훈민정음(한글)은 누가 만들었는가?’, 이대로
793. 우리의 전통식품 된장, 안방을 내주나? 최고의 항암식품으로 꼽히는 된장은 김치와 함께 우리의 오랜 전통식품이며, 위대한 발효식품의 하나입니다. 콩을 발효시키는 것은 곰팡이, 바실리스서브틸리스, 효모 등 세 가지인데 똑같은 콩발효문화권인 일본과 네팔, 인도네시아에선 한 가지만 쓰고 있지만 우리는 세 가지 다 쓰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효과적인 콩의 식품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장류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장의 주재료인 콩을 거의 중국에서 수입해 쓰며, 심지어 메주를 통째로 수입합니다. 그런가 하면 기후, 땅 조건 때문에 콩만으로는 잘 발효되지 않아서 쌀과 보리를 1/3이나 섞는다는 일본 미소된장의 판매가 늘어납니다. 된장 등 장류의 수입이 연간 3000만 달러가 넘고, 지난 10년 새 20곱이나 늘었습니다. 이래서 이 우리의 훌륭한 전통식품인 된장이 안방을 내주고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그런 걱정이 생깁니다.
792. 오늘은 백로, 포도지정을 잊지 말아야 오늘 9월 8일은 24절기의 열다섯 번째 백로(白露)입니다. 이때쯤이면 밤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뚜렷해집니다. 옛 편지 첫머리를 보면 ‘포도순절(葡萄旬節)에 기체만강하시고...\' 하는 구절을 잘 썼는데, 백로에서 추석까지를 포도순절이라 합니다. 그 해 첫 포도를 따면 사당에 먼저 고한 다음 그 집 맏며느리가 한 송이를 통째로 먹어야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주렁주렁 달린 포도알은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의미인데 조선 백자에 포도 무늬가 많은 것도 역시 같은 뜻입니다. 어떤 어른들은 처녀가 포도를 먹고 있으면 망측하다고 호통을 치는 분이 있는데 바로 이 때문이지요. 부모에게 배은망덕한 행위를 했을 때 ‘포도지정(葡萄之情)’을 잊었다고 합니다. ‘포도의 정’이란 어릴 때 어머니가 포도를 한 알, 한 알 입에 넣어 껍데기와 씨를 가려낸 다음 입으로 먹여주던 그 정을 일컫습니다..
791. 무릎관절을 자유롭게 하는 한복바지 옷을 입는 목적에는 품위와 아름다움을 원하고, 몸을 가리기 위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 때문에 건강을 해치게 된다면 문제입니다. 특히 바지를 입었을 때 바지가 무릎관절을 구속한다면 안 될 것입니다. 청바지의 가장 큰 단점이 바로 그것이지요. 앉았다 일어섰다 할 때 무릎이 불편하다는 느낌은 청바지를 입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입기에 간편하다 해도 그걸로 인해 만일 관절에 무리가 간다면 입을만한 옷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그에 비하면 한복은 폭이 넓은 사폭바지로 되어있어서 앉았다 일어나거나 운동을 하거나 일을 해도 전혀 무릎을 구속하지 않고 편하게 해줍니다. 전통무술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나 한복바지를 입는 까닭이 그것이지요. 건강을 중요시한다면 한복바지의 넓음을 탓할 일이 아닌 것입니다. 한복이 참살이(웰빙)옷임이 여기서도 드러납니다.
790. 숙취해소는 따뜻한 물을 마시면 좋습니다. 호흡법과 생활하는 자세 그리고 배를 따뜻하게 하는 수련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찾도록 이끄는 기림산방의 김종수 원장은 술을 마실 때도 따뜻한 물과 섞어 마십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보통 사람들은 놀라겠지만 그의 말을 들어보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술 자체가 찬 음식이어서 술을 마시면 배를 차게 하고, 그러면 몸을 상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야 술에 따뜻한 물을 석어서 마시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차선책도 있음을 얘기합니다. 술을 마신 다음 자기 전에 따뜻한 물을 충분히 마시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도 역시 따뜻한 물을 충분히 마시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겨레는 예전부터 술을 마시면 해장국을 먹는데 이도 매운 것보다는 배를 따뜻하게 하여 숙취를 없애주는 슬기로움이라고 말합니다. 여름철 이열치열의 뜨거운 음식도 같은 이치입니다.
789. 한방의 치료법 중 부항이야기 한방에서 사람의 병을 고치는 방법에는 기운을 북돋아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인 보법(補法)과 나쁜 기운(독)을 뽑아내어서 치료하는 방법인 사법(瀉法)이 있습니다. 현대의 각종 병은 주로 과잉 섭취와 운동 부족, 스트레스, 술, 담배 등이 주원인이 된 대사작용의 장애에서 오는 것이 많은데, 이런 데에는 더 보태는 방법보다는 빼내는 사법을 쓰게 된다고 합니다. 이 사법치료 중의 한 가지인 부항(附缸)요법은 경혈(經穴)상의 피부에 한쪽이 뚫린 유리단지를 공기를 빼내고 붙여 피부 속에 뭉친 나쁜 피(어혈)을 뽑아내 체질을 정화시키는 치료법입니다. 이 부항은 원활한 신진대사 및 피의 정화, 그리고 실핏줄(모세혈관) 확장에 의해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영양소가 각 세포로 보내지고, 노폐물이나 독소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신경안정, 소화작용, 배변조절, 잠자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788. 한국말을 잘 하려는 외국인, 한자책만 사다. 얼마 전 서울에선 아시아의 청소년들이 모여 서로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우정을 나누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특히 파키스탄에서 이 행사에 참가한 한 청소년은 한국을 사랑한다며 동대문에서 태극기가 그려진 그림옷(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문제는 서울에서 책을 산 것을 보여주었는데 4권 중 3권이 한자를 공부하는 책이었지요. 그는 “한자를 공부하면 한국말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라고 합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의 생각이 모두 그렇다면 문제입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정작 한글을 잘 배우는 책은 관심이 없습니다. 90년대 소설에 쓰인 낱말을 분석한 것을 보면 가장 많이 쓰이는 낱말 100위 안에 들어있는 한자말로는 33위에 ‘여자’가 있고, 전체 여덟 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쉬운 토박이말을 쓰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라 생각됩니다.
787. 우리의 조선 소나무가 일본 소나무라니? 예전 우리 겨레는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태어나고,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쳤으며, 소나무 장작불로 밥을 해 먹었고, 방을 덥혔습니다. 또 소나무로 송편, 다식 등을 만들어 먹고, 송화주(松花酒)를 빚어 마셨으며,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은 약제로, 송이버섯은 음식에 쓰는 것은 물론 죽을 때는 소나무로 짠 관에 묻힘으로써 마지막 순간까지도 소나무에게 신세를 졌습니다. 그야말로 소나무는 우리의 나무입니다. 우리 겨레의 이 소나무는 일본인들이 세계에 먼저 소개하여 '재패니즈 레드 파인(Japanese red pine)' 즉 '일본 소나무'로 알려졌으며, 잣나무가 한국소나무로 알려져 있어서 바로잡아야 할 것의 하나입니다. 소나무 잎은 두 장이 한 묶음으로 나고, 그 사이에 ‘사이눈’이라는 작은 생명체를 지니고 있어서 소나무를 음양수라고 하고, 완전무결한 부부애의 상징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