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 단오의 시절놀이, 씨름이야기 단오에 남자들은 씨름을 즐기는데 왼씨름, 바른 씨름, 띠씨름으로 나뉩니다. 이중 바른 씨름은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허리를 쥐고 왼손으로 상대방의 샅바를 잡고 하는 것으로 경기도와 전라도 지방에서 주로 합니다. 손잡는 것이 반대인 것을 왼씨름이라고 하는데 함경, 평안, 황해, 강원, 경상도 등에서 했고, 띠씨름은 허리에다 띠를 매어 그것을 잡고 하는 씨름인데 '허리씨름'또는 '통씨름'으로도 불리었으며, 주로 충청도에서 했지요. 그런데 1931년 제 2회 전 조선 씨름 대회부터 지금까지 ‘왼씨름’ 한 가지만 합니다. 씨름 기술은 크게 공격 기술인 '메치기'와 방어 기술인 ' 되치기'로 나누며, 세부적인 기술로는 앞무릎치기, 뒷무릎치기, 오금채기, 옆무릎치기, 잡치기, 꼭뒤집기, 등샅바잡아채기등이 있습니다. 씨름판이라 하여 주로 백사장의 원형판에서 이루어졌으며, 우승자에게 황소를 상으로 주는 것이 관례였지요.
698. 오늘은 그네타고 씨름하는 단오 명절입니다. "장장채승(長長彩繩) 그넷줄 휘느러진 벽도(碧桃)까지 휘휘 칭칭 감어 매고 섬섬옥수(纖纖玉手) 번듯 들어 양 그네줄을 갈라 잡고 선뜻 올라 발굴러 한번을 툭 구르니 앞이 번 듯 높았네 두 번을 구르니 뒤가 점점 멀었다. 머리 위에 푸른 버들은 올을 따라서 흔들 발 밑에 나는 티끌은 바람을 쫓아서 일어나고 해당화 그늘 속의 이리 가고 저리 갈 제" 판소리 춘향가 중에서 춘향이가 그네 타는 장면입니다. 오늘은 예부터 설날, 한식, 한가위와 함께 4대 명절인 단오로 이날의 세시풍속으로는 남성들은 씨름을, 여성들은 그네를 즐겨 탔으며, 여성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습니다. 또 올해도 더위를 타지 말고 건강하라는 뜻으로 부채를 선물하기도 합니다. 또 단오날 정오에 대추나무 가지를 치거나 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 놓아 더 많은 열매가 열리기를 기원하는 "대추나무 시집 보내기" 풍습도 있었습니다.
697. 단오의 시절음식, 수리떡과 약떡 단오에 즐겨먹는 시절음식으로는 수리떡과 약떡이 있습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이 날은 쑥잎을 따다가 찌고 멥쌀가루 속에 넣어 반죽을 하여 수레바퀴 모양으로 빚어서 떡을 만들어 먹는다"라는 풍속이 전하는데 이것이 바로 수리떡입니다. 약떡은 전라남도 지역에서 전하는 시절음식으로 단오 전날 밤이슬을 맞혀 두었던 여러 가지 풀을 가지고 단오날 아침에 떡을 해 먹는 떡이지요. 앵두가 제철인 단오 무렵이면 앵두화채를 만들어 먹고, 창포주(창포로 담근 술) 등의 약주를 마셔 재액을 예방하려 하였습니다. 단오날 중에서도 오시(午時:오전 11시∼오후 1시)가 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각이라 하여 농가에서는 약쑥, 익모초, 찔레꽃 등을 따서 말려두며, 오시에 뜯은 약쑥을 다발로 묶어서 대문 옆에 세워두면 재액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696. 가물 때 부모를 배부르게 하는 고구마 예전 고구마는 간식으로 즐겨 먹기도 했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주식이기도 했습니다. 이 고구마의 어원은 어디서 왔을까요? 조선 후기의 문신 조엄의 ‘해사일기’라는 책에는 “대마도에는 ‘감저’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일본 한자어로 ‘효자마(孝子麻)’라고 하며, 그 발음을 ‘고귀위마(高貴爲麻)’라고 했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토란, 감자, 고구마’ 따위를 ‘이모’라고 부른다는데 원래 고구마는 약 2000년 전부터 중·남아메리카에서 재배한 것으로 짐작합니다. 이 고구마가 중국, 류큐를 거쳐 17세기 전반에 일본으로 들어와 규슈 남부 사스가 지방에서 대마도까지 퍼졌습니다. 가물 때 이 고구마로 부모를 배부르게 했다고 해서 ‘효도하는 고구마(고코이모←효자마, 효행저:孝幸藷)’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그것이 우리나라로 건너와 ‘고코이모>고구마’로 되었다는 설이 그럴듯합니다.
695. 가시버시(부부) 맞절하기 ‘좋은생각’ 6월호엔 도종환 시인의 ‘맞절’이란 글이 있었습니다. 그 글에서 시인은 “높고 귀한 분에게 혼자 하는 절은 자신만을 낮추는 일이지만 맞절은 서로를 높이는 행위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맞절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마음으로 예를 갖추어 마주 하는 절을 말하는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혼례에선 가시버시(부부)가 서로 맞절하는 예가 있습니다. 어떤 분이 남편에게 부부가 서로 맞절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처음엔 세뱃돈이 탐나서 그런 줄 알고 장난스레 대했지만 한 동안 뒤부터는 맞절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맞절을 하면서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미워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성서에 나오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발을 씻어주는 이야기와 같은 뜻이겠지요. 우리도 이제 가시버시 맞절을 해보면 어떨까요?
694. 도는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 “도란 무엇인가? 손님이 찾아오면 맛있는 차를 대접하고, 모기는 모닥불로 쫓는 것입니다. 도는 높은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 그것이 바로 법도인 것입니다. 애써 도를 알려고도 하지 말고, 애써 모르는 척도 하지 마십시오. 보검으로 죽은 송장을 베지 않는 법. 보검은 항상 자신의 마음속에서 반짝이는 것. 어떤 이가 찾아오면 스스로 그 보검을 자랑하지 마십시오. 그 어떤 이도 보검을 가지고 있으므로 스스로 겸손한 것 또한 보검이기 때문입니다.” 위 글은 경봉 큰스님이 화산 스님에게 쓰신 편지에 있는 글입니다. ‘도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일, 스스로 겸손한 것도 보검이다.’라는 말씀은 정말 귀중한 교훈입니다. 도가 먼 곳에 있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라는 말씀은 늘 우리 곁에 두고 새겨야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693. 살짝 비껴 올라간 기와집 처마의 아름다움 끝을 살짝 들어 올린 기외지붕의 멋을 아십니까? 중국의 지붕을 보면 처마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 과장이 심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일본의 지붕은 단조롭고 직선적인 맛을 줍니다. 하지만, 한국의 지붕은 살짝 들어 올려 은근한 아름다움과 우아하면서도 담담한 곡선으로 자연미가 넘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 은근한 곡선의 아름다움은 기와집의 처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복을 입을 때 신는 버선도 코를 살짝 들어 올렸습니다. 또 한복 저고리 섶의 맨 아래엔 역시 살짝 들어 올려 섶코를 만들어낸 도련선의 아름다움이 있고, 소매 아래엔 은근한 곡선으로 들어 올린 배래선이 기가 막힙니다. 우리 겨레는 집을 지어도, 또 옷을 지어도 과장을 하지 않고, 그렇다고 경직되지 않는 자연스런 멋을 살리려 한 것입니다. 어쩌면 그 은근한 아름다움이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이 아닐까요?
692. 소리로 세상을 두루 편안하게 해주는 태평소 풍물굿에서 화려하고 강렬한 그러면서도 애처로운 소리를 내는 악기, 태평소를 아시나요? 태평소는 풍물 악기 중 유일하게 가락을 부는 악기입니다. 국악기 중 목부(木部:박, 어, 축처럼 나무를 재료로 하여 만든 악기)에 속하는 관악기인데 새납, 쇄납(瑣吶), 호적(胡笛), 날라리, 대평소, 소눌이라고도 하며, 나무로 만든 긴 관에 혀(reed)를 꽂아서 붑니다. ‘악학궤범’에 당악기(唐樂器)로 소개되어 있는 태평소는 14세기 말에 중국에서 들어와 대취타(군대가 행진하거나 개선할 때, 능행에 임금이 성문을 나갈 때 연주하는 음악) 때 썼는데 현재는 불교음악, 풍물굿 등에 쓰입니다. 예부터 태평소를 불면 세상이 두루 편안해진다고 했으며, 그 소리는 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풍물굿을 할 때는 이 태평소가 없으면 맥이 빠지지 않을까요?
691. 교육ㆍ한글단체, 초등학교 영어 조기교육 반발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육단체와 한글단체들은 크게 반발합니다. 이들은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도입을 즉각 중단할 것과 지금 실사하는 초등학교 영어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공교육 정상화, 우리말 교육의 체계적 실시 방향으로 교육정책을 선회할 것을 주장합니다. 영어 조기교육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초등학교에 영어교육이 시작된 뒤 아이들은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학교 교육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으며, 학부모는 더 많은 사교육비에 시달린다. 또 학부모들은 영어 조기교육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착시현상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토론자들은 말합니다. 지금은 영어보다 오히려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교육에 정성을 쏟는 것이 올바른 세계화라고......
690. 신윤복 그림, 월하정인 이야기 신윤복(1758-19세기 초반)은 김홍도, 김득신(金得臣)과 더불어 조선 3대 풍속화가입니다. 이 신윤복의 '혜원풍속도첩(蕙園風俗圖帖)' 중에서 ‘월하정인(月下情人)’이란 그림은 늦은 밤 담 모퉁이에서 만난 한 쌍의 남녀를 그렸습니다. 넓은 갓에 중치막(벼슬하지 못한 선비가 입던 겉옷)을 입은 사내와 쓰개치마(부녀자가 나들이할 때, 머리와 몸 윗부분을 가리어 쓰던 치마)를 쓴 여인이 초승달 아래서 밀회를 즐기는 그림입니다. 그림 중 담벼락 한쪽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있습니다.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月沈沈夜三更 兩人心事兩人知)." 정인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알겠지요. 그런데 한밤중 삼경(밤 11시~1시)에 과연 남녀가 밀회를 즐길 수 있을까요? 조선시대 한해 중 통금이 없던 날, 정월대보름이나 부처님 오신 날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