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백제 사람들은 특히 바둑을 좋아했습니다. 조선시대의 민속놀이는 천 가지가 넘었으며, ‘쌍륙’은 가장 인기가 있는 놀이였다고 합니다. 그 민속놀이 중 윷놀이 등 일부를 빼고는 일제의 문화말살로 모두 맥이 끊겼습니다. 그런데 백제시대에는 어떤 놀이를 즐겼을까요? 백제엔 사냥놀이, 활쏘기, 돌싸움, 씨름, 바둑, 저포, 투호, 농주, 주사위 놀이, 윷놀이, 악삭 따위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중 씨름, 바둑, 윷놀이는 현재까지 즐기고 있어 오랜 역사가 있는 놀이라 할 것입니다. 저포는 54개의 나무막대로 하는 놀이이며, 윷놀이와 비슷한 것입니다. 또 농주는 공기놀이와 비슷하며, 악삭은 쌍륙의 일종입니다.당나라의 학자 이연수(李延壽)가 편찬한 역사서 북사(北史) 권 94, 열전 제82, 백제전에 보면 “투호, 저포, 농주, 악삭 등의 여러 가지 놀이가 있었는데, 특히 바둑을 좋아한다. (投壺 樗蒲 弄珠 握槊等雜戱 尤尙突棊)”라고 나와 있습니다. 참고 : “다시 찾은 백제문화”, 엄기표, 고래실
559. 일제강점기 때 백만 장 팔린 판소리 음반 음반을 내고 백 만장 팔리면 ‘밀리언셀러’라고 합니다. 경기가 안 좋아진 요즘은 가요 가수들 중에서도 밀리언셀러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백 만장 넘게 판 음반이 있습니다. 그것도 가요가 아닌 판소리입니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 찬 자리에….” 임방울이 가슴을 쥐어짜는 통성(판소리 창법에으로 배 속에서 바로 위로 뽑아 내는 목소리)을 내지르는 ‘춘향가’의 한 대목 ‘쑥대머리’ 음반은 조선과 일본, 만주에서 100만 장 넘게 팔렸습니다. 그의 성음은 높은 소리, 낮은 소리를 두루 구사할 수 있는 힘차고도 역량이 풍부한 청구성(천구성)에다 약간 갈린듯하면서 구수하게 곰삭은 맛을 풍기는 수리성을 같이 가진 최고의 소리라고 합니다. 그는 득음을 한 뒤에도 뭔가 모자라다고 생각되면 몇 년씩 숨어 또다시 피를 토했습니다. 최고의 자리는 바로 그런 혼신의 노력이 있어야 하는가 봅니다.
558. 미국인들도 핫도그란 개고기를 먹는다. 좋은생각 1월호엔 강원대 권오길 명예교수님의 글이 있었습니다. “김준민 선생님이 미국 미시시피 교환 교수로 다녀오신 뒤 해주신 얘기다. 미국 교수들이 ‘너희들은 개고기를 먹는다며.’ 하고 면박을 주더란다. 듣다 보니 뿔이 나셨다. 하지만, 만판 당하고 계실 분이 아니다. 재치 넘치는 선생님이 ‘당신들도 개고기를 먹지 않느냐?’ 하고 반박하셨다. ‘어디 우리가 개고기를 먹느냐?’고 뻑뻑 우기던 그곳 교수들에게 한 방 날리셨다. ‘핫도그(hotdog)는 개고기가 아니고 뭐냐?’ 달팽이 눈이 되어버린 미국 교수들, 샘통이다! 헌데 DOG를 거꾸로 읽으면? 아하! 한 단어에 두 뜻이 들어있었군.” 서양인들은 우리에게 개고기를 먹는다며 비아냥댑니다. 개고기는 엄연히 우리의 오랜 음식문화인데도 그들은 우리를 미개인으로 몹니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들으니 참 통쾌합니다. 문화란 상대의 것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557. 가족의 인생을 빨아먹는 담배 좋은생각 12월 호에는 한의사 이재성씨의 ‘담배는 폭탄 심지‘라는 글이 실렸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연기를 빨아 마신다 해서 흡연(吸煙)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연기 연(煙)’ 자를 나이를 뜻하는 ‘해 년(年)’ 자로 바꾸면 나이를 빨아 먹는다는 뜻이 된다. 담배는 그렇게 코미디언 이주일 선생의 인생을 빨아 먹기도 했다. 담배는 폐암뿐 아니라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일으켜 심장병과 중풍이라는 병을 만들어 낸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 2위와 3위는 심장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이다. 담배에 불을 붙일 때 결국 이 세 가지 폭탄의 심지에 불을 붙이는 셈이다.” 그런데 나는 이 글을 읽으며, 한 사람의 인생만이 아닌 한 가족의 인생을 말아먹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간접흡연으로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흡연은 우리 겨레의 ‘더불어 삶’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국어를 12년에서 20년을 배워도 우린 맞춤법을 잘 모릅니다. 그런가 하면 아직도 일본말 찌꺼기나 잘못된 외래어도 무심코 씁니다.하지만, 그걸 어다에 물어볼 데도 없습니다.그래서 글쓰기가 자신 없는 것이지요.그런데 여기 그를 도와줄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습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지원으로부산대학교 정보컴퓨터공학부 인공지능연구실과(주)나라인포테크가 공동으로 만들고 있습니다.오른쪽 아래에 "맞춤법 검사기"를 누르시고,상자 안에 글을 써 넣거나, 복사해 넣은 다음 확인하기를 누르면 맞춤법 검사를 해줍니다.적극 활용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556. 세종임금의 치밀한 훈민정음 창제 작전 우린 훈민정음을 만든 사람들이 집현전 학자들인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국어정보학회 최기호 회장은 사대부들의 큰 반발을 예상한 세종이 왕자들만을 도우미로 하여 비밀리에 창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집현전 학자들은 나이나 정황으로 보아 훈민정음 창제에 가담할 수 없었습니다. 또 대단한 것은 세종의 치밀한 창제 작전입니다. 만들어 그냥 반포했을 때 생길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다양한 작전을 폈다고 김슬옹 박사는 말합니다. 그의 책 ‘조선시대 언문의 제도적 사용연구’에서 세종 때 언문 사용의 기록을 '창제(1443)-운회 번역(1444)-필요성 논쟁(1444)-해외학자 자문(1445)-용비어천가 실험(1445)-완성(1446)-시험제도 시행(1446, 1447)-사서 번역(1448)'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창제와 동시에 운회 번역, 해외학자 자문, 용비어천가 실험, 시험제도 시행 등으로 몰아쳐 기정사실화했다는 것입니다.
555. 오늘은 소한, 겨울엔 쌀밥을 먹는다. 오늘은 24절기 중 스물세 번째인 소한(小寒)입니다. 지난 세밑엔 눈이 많이 왔습니다. "눈은 보리 이불이다.", "사람이 보지 못하는 사이에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 "함박눈 내리면 풍년 든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옛사람들은 눈과 풍년과의 상관관계를 믿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첫눈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장사 지낼 때 눈 오면 좋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 좋다."며 눈을 좋은 조짐으로 보았지요. 예전 우리는 겨울엔 쌀밥을 먹고, 여름엔 보리밥을 먹으며, 식생활을 했습니다. 그렇게 식생활을 한 까닭은 물론 철 따라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는 음양의 조화를 이루려는 우리 겨레의 슬기로움입니다. 추운 겨울 따가운 땡볕 속에 익은 쌀로 밥을 지어 먹어 양기를 보충하고, 반대로 한여름엔 추운 눈밭에서 자란 보리로 밥을 해 모자라는 음기를 보강하는 것입니다.
554. 얼굴을 가렸던 장옷, 쓰개치마, 너울 이슬람교도인 아랍 여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하여 ‘차도르’를 씁니다. 그 중에는 머리 전체를 모두 싸매고 눈 부분만 레이스를 대 겨우 앞을 볼 수 있는 것도 있지요. 그런 것이 바로 우리 조선시대에도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여성은 나들이할 때 장옷이나 쓰개치마, 너울 따위를 뒤집어쓰고 얼굴이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장옷은 남자 두루마기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바탕은 주로 초록색 명주였고, 소매 아래에는 흰색 옷감을, 겨드랑이와 옷고름, 깃은 보라색 옷감을 댑니다. 쓰개치마는 보통 치마와 비슷한데 폭과 길이가 짧고, 흰 모시로 만든 것입니다. 너울은 삿갓 테두리에 얇은 옷감을 대어 허리까지 드리우는 것입니다. 두꺼운 옷감을 대면 눈앞에만 얇은 옷감을 대어 밖을 볼 수 있게 합니다. 양반 규수들은 이 규범을 엄격하게 지켜야 했습니다.
553. 한국적인 매력이 담긴 재즈를 한다 지난해 12월 30일 한국방송 제1텔레비전 ‘주부, 세상을 말하다.’에 재즈 보컬리스트 윤희정씨가 출연했습니다. 윤희정 씨의 노래는 기막힌 매력이 있었지요. 그런데 그의 음반 표지 사진엔 윤씨가 서양 드레스를 입고, 한 손에 꽹과리를 들고 있었습니다. 사회자가 ‘된장재즈’를 말하며, 뜻을 물었는데 윤 씨는 “재즈도 한국적인 매력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잘라 말합니다. 이렇게 서양 음악을 하는 가수도 한국적인 매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상을 뜬지 10돌이 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은 서양 성악이라도 한국적인 선율을 강조했습니다. 선생은 판소리의 느낌을 접목한 노래를 주문합니다. 병술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한국인이 한국인답지 못하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올 한해 우리는 무슨 일을 하던지 우리의 자존심을 생각하는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말 사용 빈도우리말 어휘에 대한 통계 결과는 여러 가지 사실을 말해 준다. 우리말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낱말은 무엇일까? 가장 자주 쓰이는 자음은 무엇일까?1050년대 우리말의 잦기 조사가 처음 이루어진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조사가 있었다. 얼마 전에 국립국어원에서 1990년대 현대소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소설은 그 시대의 현실 언어를 가장 잘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료다. 이번 보고서에 나타난 흥미있는 사실 몇 가지를 살펴보자.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이다’로서 전체의 3.34%를 차지한다. 그 뒤를 이어 대명사 ‘나’, 의존명사 ‘것, 수’, 용언 ‘있다, 하다, 없다, 되다, 아니다, 같다, 보다’ 등이 많이 쓰였다. 대체로 의미와 기능의 폭이 넓은 낱말들임이 특징이다. 토박이말과 한자어를 살펴보면, 50위 안에 든 한자말은 한 단어로서 33위에 ‘여자’가 있다. 100위 안에도 여덟 단어 정도다. 이것은 사전에 실린 한자어가 우리말 전체의 70%에 이른다고 하지만, 실제 언어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외로 낮음을 말해준다.일반 낱말 4만 2,800 개 중에 상위 1,378 개가 전체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