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지난 토요일 안타까운 지하철 사고가 있었습니다. 구의역에서 안전문을 고치던 분이 전동차에 치여 돌아가셨네요. 이런 일이 가끔 일어나 대책을 마련했다는 데도 또 이런 사고가 나네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안전문은 지하철이나 경전철 승강장 위에 선로와 분리되는 고정 벽과 문을 달아 지하철 출입문과 함께 열고 닫히도록 하는 문입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자 만든 겁니다. 예전에는 그 문을 '스크린 도어'라고 했는데, 2012년 9월 4일 한글문화연대 우리말 가꿈이 친구들이 '서울시 공공언어 시민돌봄이 한마당'에서 서울시장에게 '안전문'이라는 우리말로 바꿔달라는 건의를 해서 바뀌게 되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6007650 ▲ 서울시가 2013년 10월 '스크린도어' 대신 '안전문'으로 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도 일부는 '스크린도어'다. 지금 서울도시철도회사는 안전문이라고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요즘 한글 전용이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으로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이 있었고 이에 많은 논란이 일었다. 그런 때 농촌진흥청에 들어온 새내기를 대상으로 우리말 바로쓰기 교육을 하게 되었다. 그 자리서 헌법소원에 대한 얘기를 해주고 새내기들이 교육 들어올 때 받은 공문을 보기로 들어 설명해주었다. 먼저 이미 보냈던 한글로 쓴 공문을 보여주었다. ▲ 농촌진흥청의 한글로 쓴 공문 그리고 한자를 써야한다는 주장처럼 한자로 바꿔 쓴 공문을 예로 들어주었다. ▲ 한글 공문을 한자로 바꿔 쓴 공문 예 이어서 한자로 써서 못 읽는 사람도 많을 테니,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한자를 한글로 다 풀어준 공문도 보여주었다. ▲ 한자를 한글로 다 풀어준 공문 예 이렇게 공문 세 장을 보여줬더니, 새내기들이 입을 쩍 벌리면서 한자를 써서 공문을 만들면 절대 안 된다고 한결같은 소리로 다짐했다. 이를 보면 한글전용에 대한 헌법소원은 논란거리도 되지 않는 것 아닐까?
▲ 《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이윤옥, 인물과사상사 책 표지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3~4년 전,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김영조 소장님이 마련한 저녁자리에서 이윤옥 선생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일본 속의 한국 문화를 찾아 왜곡된 역사를 밝히는 작업을 꾸준히 해 오신 분이라고 소개를 받았습니다. 그 뒤로 이윤옥 선생님이 쓰신, 우리말 속에 숨어 있는 일본말 찌꺼기를 다룬 《사쿠라 훈민정음》, 친일 문학인을 풍자한 시집 《사쿠라 불나방》,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다룬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 등을 읽으면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다룬 책을 읽고 제가 깊게 빠진 것 같습니다. 그분이 이번에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을 펴냈습니다. 올해가 광복 70주년인데, 아직도 우리 풀꽃에는 일제의 흔적이 남아있다면서 그런 것을 파헤친 책입니다. 일제의 식민 침략은 단순한 영토 침략을 넘어 이 땅에 사는 수많은 사람의 영혼을 짓밟았고 우리 고유의 이름마저도 창씨개명으로 없애버렸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수많은 풀·꽃·나무에도 일본식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제라도 전문용어랍시고 일본 사람들이 붙인 풀과 꽃의
▲ 《나눔을 실천한 한국의 명문 종가(김영조, 얼레빗)》 표지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저는 책 읽기를 즐깁니다. 침대 머리맡, 소파, 식탁, 화장실 등에 책을 널어놓고 닥치는 대로 읽습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다가 덮어두기도 하고, 읽다가 다른 책이 생각나면 책장에서 뒤져 그 책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엎어져서 읽기도 하고, 누워서 읽기도 하며, 화장실에서는 앉은 채 읽기도 합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책을 읽다가 화들짝 놀라서 책 읽는 자세를 고쳐 잡으며 읽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다양한 자세로 책을 읽지만, 책을 읽으면서 자세를 바로잡은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았습니다. 심지어 책을 두 손으로 들고 읽은 곳도 있습니다. 이번에 본 책은, 글쓴이가 2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명문 종가를 탐방한 것을 엮은 책입니다. 글쓴이가 본 나눔을 실천한 기준은 ①곳간을 열어 굶는 이들을 구휼했는가, ②사재를 털어 교육사업을 했는가, ③재산이나 온 몸을 바쳐 독립운동을 했는가 입니다. 그 기준에 따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종가를 찾아 멀리 전라남도 해남에서부터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서 낙지가 피로회복에 좋다.라고 했습니다.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시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원기를 회복한다면 몰라도... 제가 일하던 옮기기 전 수원의 농촌진흥청에는 서호라는 호수가 있습니다. 일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1분만 걸어가면 있었지요. 그 호수는 정조대왕이 판 호수인데 그 호수 둑에는 소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정조가 호수를 판 뒤 농사짓는 백성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그늘을 만들고자 심은 소나무라고 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호숫가를 돌면서 산책을 하다가, 왜 죄 없는 나무에 대고 배나 등을 치느냐는 겁니다. 나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제 생각에 그냥 흙을 밟고 걷는 것만으로도 몸에 좋을 텐데, 왜 굳이 나무에 몸을 부딪치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그냥 서 있는 사람을 툭툭 친다면 좋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배나 등이 가려워서 그러실까요? 어렸을 때 소가 가끔 담벼락이나 짚단에 몸을 비비는 것을 봤습니다. 그건 아마 가려워서 그랬을 겁니다. 그게 바로 '비게질'입니다. 말이나 소가 가려운 곳을 긁느라고 다른 물건에 몸을 대고 비비는 짓이죠. 산책하시면서 소나무에 몸을 비비고 치시는 분들을 보면 두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이제 하루 남았네요. 수원 떠날 날이. ^^* 전주에 새로 지은 집은, 마당 한가운데 집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아, 그 앞에 준공검사용으로 심은 나무 몇 그루는 있네요. ^^* 삽이나 호미 따위를 넣어둘 작은 창고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만들지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옆집과 사이에 지붕을 덧대 작은 공간을 만들까도 생각 중입니다. 우리말에 '까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벽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덧붙여 만든 허술한 건조물.을 뜻합니다. 그는 까대기에 들어박혀 가마니를 짰다, 삽짝에 가까운 까대기 겸 외양간에서...처럼 씁니다.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두고, 요즘 사람들은 캐노피라는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아는 캐노피(canopy)는 식물이 우거진 윗부분을 뜻하는데 요즘은 기둥으로 받치거나 매달아 놓은 덮개를 모두 캐노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며칠 전에 들었습니다. 집을 새로 지었으니 창고로 쓸 캐노피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는 캐노피를 만들지 않을 겁니다. 다만, 애들과 함께 담과 벽 사이에 덮개를 얹어 까대기를 만들까 생각 중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좀 투박해 보이겠지만, 제가 어디에 팔 물건을 만드는 것도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어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투표율이 56.8%라고 하네요. 예전보다는 높다고 하지만, 제 기대치는 그보다 더 높았습니다. ^^* 아침 뉴스를 들으니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4곳에서 후보가 1명밖에 나오지 않아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고 합니다. 광역의원 53명, 기초의원 66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105명, 교육의원 1명까지 합쳐 모두 229명이 투표를 하지 않고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떼 놓은 당상 자리'라 마음이 얼마나 편했을까요. ^^* 어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없이 진행될 것이란 뜻으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따 논 당상'이라는 말을 합니다. '당상'은 조선 시대의 높은 벼슬인데, 어떤 사람을 위해, 꼭 어떤 사람에게만 주려고, 따로 떼어 놓은 당상 자리라는 뜻이 '(따로)떼어 놓은 당상'입니다. 곧, '맡아 놓은 일, 확실한 일'이죠. 따라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떼 논 당상'이라고 써야지, '따 논 당상'이라고 쓰면 안 됩니다. '따다'는 붙어 있는 것을 잡아떼다, 노름・내기・경기 따위에서 이겨 돈이나 상품 따위를 얻다, 꽉 봉한 것을 뜯다.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머릿속에서 잠깐만이라도 '세월호'을 잊으려 애써보지만, 그럴수록 더 자주 애들이 떠오릅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고, 안타깝고, 미안할 뿐입니다. 그러면서 저도 그 일을 서서히 잊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억해 내지 못하다.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을 한순간 미처 생각하여 내지 못하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가 '잊다'입니다. 수학 공식을 잊다, 영화 제목을 잊었다, 중요한 약속을 잊다처럼 씁니다.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잊히다'를 자주 쓰시는데요. 이는 문법에 맞지 않습니다. '잊다'의 입음꼴(피동형)은 '잊혀지다'가 아니라 '잊히다'입니다. 오래전에 잊힌 일들을 다시 얘기할 필요는 없다, 이 사건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차츰 잊혀 갔다.처럼 씁니다. 따라서 '잊혀진 계절'이 아니라 '잊힌 계절'이라고 해야 바릅니다. 문법으로 보면, '잊히다'가 '잊다'의 입음꼴인데, 여기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오고 그 뒤에 앞말이 뜻하는 상태로 됨을 나타내는 말인 '지다'가 한 번 더 합쳐졌기 때문에 이중피동이 됩니다. 세월호 사고 실종자가 아직도 17명이나 됩니다. 이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오늘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사이시옷에 대해 알아봅니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만든 한글사전에 보면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의 이름. 순 우리말 또는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따위에 받치어 적는다. 아랫방, 아랫니, 나뭇잎 따위가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좀 어렵지요? 저는 제 방식대로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사이시옷을 제 나름대로 정의하면, 두 낱말을 합쳐 한 낱말로 만들 때 뒤에 오는 낱말 첫 음절을 강하게 발음하라는 뜻으로 앞 낱말 마지막에 넣어주는 시옷입니다.(이렇게 정의하면 사이시옷의 80%정도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사이시옷은 한 낱말에는 없습니다. 낱말과 낱말이 합쳐져서 한 낱말을 만들 때, 뒤에 오는 낱말을 강하게 발음하라는 뜻으로 모음으로 끝나는 앞 낱말의 마지막에 ㅅ을 넣어주는 거죠. 따라서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경음, ㄲ,ㄸ,ㅃ,ㅆ,ㅉ)나 거센소리(격음, ㅊ,ㅋ,ㅌ,ㅍ)이면 사이시옷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아침에 일터에 나와 오랜만에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려고 보니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네요. 저는 계정은 한두 개, 비밀번호는 서너 개를 쓰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헷갈릴 때가 잦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비밀번호를 하나로 통일해서 쓰기는 좀 부담스럽고, 지금처럼 몇 개를 같이 쓰지나 머리가 딸리고. 그나저나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적는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머리는 못 믿어도 제가 적어놓은 것은 믿거든요. ^^* 흔히 잃어버리다와 잊어버리다를 헷갈립니다. 그러나 몇 가지만 알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먼저, 가졌던 물건이 없어져 갖지 않게 될 때는 '잃다'이고, 한 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할 때는 '잊다'입니다. 곧, 손에 잡히는 게 있다가 없으면 '잃다'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게 없으면 '잊다'입니다. ^^* '잃다'는 친구를 잃다, 후원자를 잃다, 기회를 잃다, 손님을 잃다, 조강지처를 잃다처럼 사람, 감정, 상태에 대해서도 쓸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는 손에 쥐고 있다가 없어진 게 아니므로 '잃다'가 아니라 '잊다'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적자생존이라고 합니다. 적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