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새다 [뜻] 달빛이 사라지면서 밤이 새다.[보기월] 날이지새는걸 본 적이 있으신지요? 큰소리, 찡그림, 거친 말에 따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참 모자라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렇게 만들어 놓은 어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마뜩잖은 몸을 이끌고 나와 터울거리고 있는 제가 딱하게 느껴졌습니다.몸이 가라앉으니 마음까지 가라앉나 봅니다.^^ 제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이기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만 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른 수를 써야겠지요? 날이지새는걸 본 적이 있으신지요? 아무 일없이 그걸 보려고 기다린다면 참으로 지겨울 것입니다. 하지만 날이 밝으면 하게 되거나 보게 될 것이 좋은 무엇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을 테지요. 시나브로 찾아오는 아침처럼 아이들도 시나브로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옳고 바른 것들을 많이 많이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이 말과 '지새우다'를 헷갈려 쓰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제움직씨(자동사)로 부림말(목적어) 없이 쓰는 말입니다. 이와 달리 '지새우다'는 '고스란히 새우다'는 뜻이고 '남움직씨(타동사)'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야지러지다 [뜻] 작은 몬의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없어지거나 찌그러지다.[보기월] 밥을 먹다가 국그릇이야지러져있는 것을 봤습니다.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 이런 인사를 그냥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으로 여기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사가 꼭 있어야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일이 어제 있었습니다. 가까운 분이 제가 잠을 자는 사이 수술을 하셨다는 기별을 눈을 뜨자마자 들었습니다. 갑자기 그렇게 되셔서 부르고 할 겨를이 없었다고 하셨지만 두 분이서 놀라셨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가까이 있으면서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해서 더 그렇습니다. 그나마 얼른 와서 빨리 나으실 거라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놓였습니다. 아이들 밥을 챙겨 주면서 저도 같이 한 술 떴습니다. 마음이 바빠서 국에 말아 먹었지요. 밥을 먹다가 국그릇이야지러져있는 것을 봤습니다. 아마도 설거지를 하면서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말아서 먹지 않았다면 못 봤을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좋게 생각해야겠지요?^^ 돌날이 같은 두 사람 돌을 맞아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한 날이었는데 두 사람 다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느라 밥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설레 [뜻] 가만히 있지 아니하고 자꾸 움직이는 짓이나 모습[보기월] 그러면 제설레에 오히려 더 힘들어지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일거리는 많아지는데 일이 힘들다며 일을 안 했으면 하는 분들이 자꾸 보여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힘이 든다고 하지만 조금씩 늘어 가는 열매를 보며 보람도 느끼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엿날 배달말난이들 열매 나누기를 마치자마자 배움 돕기를 끝내고 먼 길을 나섰습니다. 먼 줄 알고 나섰지만 참으로 멀었습니다. 길에 수레는 또 어찌나 많던지요. 늦은 밤에 닿아 오랜 만에 만난 반가운 사람과 제대로 이야기도 못했습니다. 아침에 가서 보니 아는 분들도 있었지만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았습니다. 챙기고 갖추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습니다. 오가다가 살짝 들어보니 매기러 오신 분들께서 묻는 것이 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잘 알고 왔다는 말이겠지요? 아쉬움이 있다면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것인지 한 바퀴 다 둘러 보고도 참 좋다 싶은 게 없었다는 것입니다. 여러 때새 수레를 몰고 갔는데 말입니다. 그곳에서 본 말들이 우리가 바라는 것과 많이 달라 마음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분거리다 [뜻] 짓궂은 말이나 짓으로 자꾸 남을 귀찮게 하다=지분대다[보기월] 그렇게지분거리는 아이를 두고 참으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배곳 밖은 참 좋은 곳인가 봅니다. 아이들 얼굴이 그렇게 밝을 수가 없습니다. 배불리 먹고도 남을 만큼 싸간 먹거리와 즐거움이 가득했으니 말입니다. 그런 아이들을 볼 때면 보는 사람도 절로 웃음꽃이 피지요.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했던가요?몇 몇 아이들은 여전히 그랬습니다. 하지 말라는 짓을 하고 남이 싫다는 말을 해서 티격태격하는 걸 자주 봤습니다. 그렇게지분거리는아이를 두고 참으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하나하나 다 챙기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따름입니다. 아무 일없이 몸소겪배움을 마치고 아이들을 돌려 보내고 난 뒤 반가운 기별을 들었습니다. 진주 엠비시에서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가 하는 일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모임도 있고 바빴지만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때새(시간) 안에 하고 싶은 말을 다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고 그런 일을 하는 분들이 우러러보였습니다. 어떻게 나올 지는 모르지만 더 많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얄개 [뜻] 하는 말이나 짓이 여느 사람과 아주 다르고 얄밉게 되바라진 사람=야살이=야살쟁이[보기월] 그 높은 곳에서다 마당을 지어 놓고 꼭 거기서 공을 차자는 사람들이얄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을 안 자고 잘하라고 힘을 보내 줬는데 끝내 지고 말았습니다. 먼 나라까지 여러 때새를 날아가서 낯선 땅에서 공을 차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 높은 곳에다 마당을 지어 놓고 꼭 거기서 공을 차자는 사람들이얄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집 앞마당 같은 곳에서 뛰니 얼마나 몸이 가볍겠습니까. 우리 공참이(축구선수)들 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세게 몸싸움을 하는 게 얄밉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할 때는 꼭 되갚아 줄 거라 믿습니다. '얄개'는 '얄+개' 짜임인데 '얄'은 '야살스럽게 또는 되바라지게 구는 짓'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꾀를 잘 부려 매우 마음에 들지 않은 거라고 하겠습니다. '얄 부리다', '얄 피우다'처럼 씁니다. 그래서 '얄개'를 '야살이'라고도 하고 '야살쟁이'라고도 합니다. '얄밉다', '얄궂다'의 '얄'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말이지 싶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을 데리고 몸소겪배움(현장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설뚱하다 [뜻] 마음이나 자리느낌(분위기)가 들뜨고 어수선하다.[보기월] 요즘 아이들이설뚱한것은 겪배움(체험학습)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비가 온다는 기별은 없었는데 하늘이 흐려서 날씨가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제 좀 떨었던 아이들이 옷을 제대로 챙겨 입고 왔더군요. 날씨처럼 좀 차분하게 가라앉았으면 하는 제 바람과 아랑곳없이 아이들 몸과 입은 참으로 가볍습니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며 걱정들을 많이 하십니다. 요즘 아이들이설뚱한것은 겪배움(체험학습)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밖으로 나가서 몸소 겪으며 배우는 것이 좋은 것은 다 잘 알 것입니다. 그 좋은 것을 앞두고 있으니 들뜰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그렇게 깃털처럼 날리고 나오는 말을 거침없이 해서 서로 마음을 할퀴는 것을 보고 넘길 수가 있어야지요. 다 알아서 한다면 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런 아이들이라면 도움을 줄 사람이 없어도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있는 것이지요. 그걸 머리로는 참으로 똑똑히 잘 알지만 같은 말을 날마다 그것도 몇 차례 되풀이하게 만드는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픕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르신다 [뜻] 신이나 버선 따위를 뒤축이 발꿈치에 눌리어 밟히게 신다.[보기월] 그런가하면 짧은 옷도 모자라 맨발에 신을지르신고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여름이 가고 바로 겨울이 왔다는 우스개를 할 만큼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높은 메에는 벌써 얼음이 얼었다고 하니 엄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침에 옷을 어떻게 입고 나갈지 생각하다가 짧은 옷을 안에 입고 윗도리를 겹쳐 입고 나갔습니다. 나가자마자 참 잘 입고 나왔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배곳으로 가는 길에 만난 아이들도 옷을 잘 챙겨 입고 오더군요. 어떤 아이는 모자까지 쓰고 오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짧은 옷도 모자라 맨발에 신을지르신고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참 많이 다르다고 해야겠죠? 배움방에 들어갔더니 일찍 온 아이들이 춥다면서 문도 안 열고 있었습니다. 문을 있는대로 열고 나니 바람이 불어서 더 쌀랑하게 느껴졌습니다. 쌀랑한 날씨와 아랑곳없이 바쁘게 왔다갔다 하느라 땀이 나기도 했고, 반가운 기별을 듣고 웃기도 했습니다. 다들 한글날 잔치 기별을 하느라 바빴는데 경남신문에서 진주교육지원청과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가 울력해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약약하다 [뜻] 싫증이 나서 귀찮고 괴롭다.[보기월] 이런 것을 두고약약하다고여길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몸이 여럿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하실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사흘 좀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몸은 하난데 일은 여러 곳에서 있으니 그야말로 잰걸음으로 다녀야했습니다. 챙겨야 할 것들을 못 챙긴 것도 있고, 가 봐야 할 곳에 못 가서 다른 분을 섭섭하게 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이것 것을 두고약약하다고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언제 이렇게 바빠 보겠냐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를 찾아 주시는 분들께 고맙다고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니까요. 한 모임에서 맡은 일을 이제 넘겨 주고 나면 한결 수월해 질 거라 믿습니다. 그럼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싶습니다.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가 돕고 진주교육지원청이 마련한 세 돌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는 진주교육지원청과 진주초등학교에서 600이 넘는 배움이들이 함께했습니다. 앎솜씨 겨루기에서 지난해에 울리지 못했던 징소리를 울렸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와 달리 새로 마련한 토박이말 놀이마당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섣부르다 [뜻] 솜씨가 설고 어설프다[보기월] 이처럼섣부른저의 모자람을 채워 주시는 분들이 둘레에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싹쓸바람이 지나간 뒤 되돌리는 일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는 말도 있고 목숨을 아끼지 않고 달려들었던 분이 함께 목숨을 잃었다는 기별도 있었습니다. 아픔과 슬픔을 나누고 싶다는 제 마음과 달리 그럴 겨를이 없었다는 게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글로 적혀서 날아와 쌓이는 것을 보면 숨이 막힐 때도 있습니다. 제때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해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했을 때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지요. 이처럼섣부른저의 모자람을 채워 주시는 분들이 둘레에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어제도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바빴던 제가 놓친 일을 챙겨 주셔서 늦게 나마 할 수 있었답니다. 이런 게 사람 내음 나는 일이 아닐까요? 한 쪽으로는 사람 때문에 속이 썩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 쪽으로는 사람 때문에 고마움을 느끼는 이런 게 사는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570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 고장에서도 여러 가지 잔치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지긋하다 [뜻]2)느긋하고 참을성 있게 끈지다.[보기월]하지만지긋하게기다린 아이들은 더 반가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 밖을 봤을 때만 해도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고 바람도 그리 세게 불지 않았습니다. 아침을 먹은 뒤 씻고 나오니 창문으로 들이치는 비바람을 보고 많이 세졌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좀 답답한 어머니들께서 아이들을 배곳에 보내야 하는지 묻기도 하신다는 기별을 들었지만 저도 받은 게 없어서 답답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느 때보다 좀 일찍 나가서 일찍 온 아이들을 챙겨야 되겠다 싶어 나서려는데 기별이 왔습니다. 아이들은 오지 말라고 했다는 기별이었지요. 일찍 어떻게 되는지 물으셨던 분들은 좀 어이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알려 주었더라면 그리 답답할 일은 없었을 테니 말이지요. 하지만지긋하게기다린 아이들은 오히려 반가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속으로 비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구요.^^ 그렇게 싹쓸바람은 많은 비와 함께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제 바람과 달리 곳곳에서 크고 작은 궂은 일들을 남겨 놓고 갔습니다. 그 분들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