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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시사 합작시 68. 통일의 꿈(36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통일의 꿈(365)

 

 

   인류역사는 늘 통일의 역사 (심)

   흩어졌다 모였다 하는 반복 (돌)

   하나됨 아닌 다름의 어울림 (초)

   언제 만나 사랑할 수 있을까 (달)

 

                               ... 24.12.5.불한시사 합작시

 

 

 

 

풀이1, 통일에 대한 시의 발구는 중국과 북한이 동북아에서 힘의 역학관계로 인해, 어느 한쪽에서 분열이 먼저 일어나면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통일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그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함께 꿈꾸어 보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심중)

 

풀이2, “통일은 말뜻으로 보아 ‘하나 됨’인데, 이를 ‘어울림’으로 볼 수 있나요?”라는 제 물음에 초암께서 “하나가 된다는 것은 개념으로 존재할 뿐, 현상계에서 하나 됨은 다름의 어울림이라는 것이 내 삶의 철학이니 그대로 넘어갑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철학적 신념으로 하신 말씀이니 그대로 따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러나 정치적 시각에서 살펴보면, 아마도 초암 형의 뜻과는 어긋날 수 있다. 통일은 정치적으로 ‘하나 됨’을 의미한다. 우리 헌법 정신에 따라 남북한이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로 통합되는 것이다. 곧 자유민주주의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통일을 ‘다름의 어울림’으로 해석한다면, 정치적으로는 북의 공산주의와 남의 자유민주주의가 어울리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는 결국 연방제로 가는 것을 통일로 보는 해석이 된다.

 

이처럼 ‘하나 됨’과 ‘어울림’은 철학적 의미와 정치적 의미에서 큰 차이를 지닌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365번 시 「통일의 꿈」을 독자들이 철학적으로 읽어주기를 바란다. 다만 주에서 밝혔듯이 발구의 취지가 정치적이므로, 독자들이 정치적으로 읽게 될까 염려되기도 한다.(한빛)

 

 

풀이3, 정치적인 삶을 살아가는 한, 인류는 다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인류 모두가 철학적으로 살아갈 때야 비로소 평화가 올 것이다. 이 문제는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닌 듯하다. 진정한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삶을 지향하는 영혼의 태도일 것이다. 시골 농부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 소생의 믿음 또한 여기에 있다. 사회주의든 민주주의든 인간의 욕망 속에서는 이데올로기란 하나의 허구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나는 가족사를 통해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왔다. 그리하여 나름의 소박한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초암)

 

풀이4, 우리가 쓰는 합작시도 시라고 한다면, ‘통일’이라는 말처럼 시어로 수용하기 어려운 것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는 대구를 달고 싶지 않았다. 다만 처음 제목이 ‘통일타령’이었기에 그 안에서 어떤 숨구멍을 발견하고 한 구절을 올렸으나, 이후 발구의 의도를 다시 새겨보니 뜻이 어긋난다고 판단되어 다소 완곡하게 고쳐 썼을 뿐이다. 결국 발구의 의도를 어떻게 볼 것인지의 문제이며, 상투성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할 수밖에 없다.(옥광)

 

풀이5, 정치적 통일은 제도의 문제이지만, 철학적 통일은 인식과 마음의 문제다. 이념의 갈등 또한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마음의 혼탁에서 비롯된다. 마음이 밝아지면 자연히 조화가 이루어지리라. 시는 이러한 긴장을 담아내는 그릇이며,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여 하나의 시를 이루는 과정 자체가 이미 통일의 한 형태다. 그러나 그 통일은 억지로 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이 함께 어울리는 데 있다.

 

심중의 발구에서 시작하여 한빛과 초암 두 시인의 대화, 그리고 옥광의 시작 과정을 읽으며, 각자가 나름의 밝은 견해를 지니고 있어 독자들에게도 유익하리라 생각하였다. 이에 그 과정을 모두 풀이로 정리하였다. 통일의 문제는 우리의 현실이 이처럼 녹록지 않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루속히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석)

 

불한시사(弗寒詩社)는 문경의 불한티산방에서 만나는 시벗들의 모임이다. 여러 해 전부터 카톡을 주고받으며 화답시(和答詩)와 합작시(合作詩)를 써 왔다. 합작시의 형식은 손말틀(휴대폰) 화면에 맞도록 1행에 11자씩 기승전결의 모두 4행 44자로 정착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정형시운동으로 싯구를 주고받던 옛선비들의 전통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