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야멸치다 [뜻] 1)남의 일됨새(사정)는 돌보지 않고 제 생각만 하다.[보기월] 어떻게 이틀만에 이렇게 되는지야멸치게보이기도 했습니다. 사는 게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던 건 참일입니다. 참마음이라 여겼던 아이들 마음이 참마음처럼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쁘게 다니느라 몸은 되고 힘들었지만 어제 아침까지 참 좋은 기분에 기운도 넘쳤는데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그 앞까지 좋았던 일은 그걸로 끝이었지요. 제 기분과 아랑곳 없이 아이들은 다른 곳에 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이틀만에 그렇게 되었는지야멸치게보이기도 했습니다. 좋은 기분, 좋은 마음을 헤어질 때까지 이어가고자 했던 제 다짐이 그렇게 짧은 목숨이었는지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몸도 가볍게 느껴졌는데 기분이 나빠지니 몸도 자꾸 무거워졌습니다. 낮밥을 먹고 나서는 아픈 사람 같이 보인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말입니다. 그런 뒤에는 어느새 등줄기가 아프고 눈도 까끌거렸습니다. 큰바람이 올라오고 있다는 기별까지 더해져 마음은 더 무거웠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이제 비바람이 세게 불고 있습니다. 이 바람이 싹쓸바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선하품 [뜻] 몸이 마뜩잖거나 재미없는 일을 할 때 나오는 하품[보기월] 가는 길에 쉼터에 들러 아침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서 가는데선하품이 나왔습니다. 사람 참마음은 어려울 때, 아주 바쁠 때 나온다고 했던가요? 지난 닷날 저에게는 참 어려운 풀거리를 풀면서 아이들 참마음을 알 수 있어 고마운 날이었습니다. 숨김없이 드러낸 참마음에 참마음으로 갚았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그 좋은 마음이 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써야겠습니다. 엿날은 꼭두새벽에 일어나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배움책 낱말 다듬는 일을 보러 갔었지요. 바쁜 가운데 많은 때새를 들이고 있는 일인만큼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때새가 모자라다는 느낌입니다. 좀 더 생각하고 다듬었으면 하는 바람은 뒷일로 남겨 두고 매달려야겠습니다. 하늘연날(개천절)인 어제도 새벽에 일떠나서 여주까지 다녀왔습니다. 늘푸른 자연학교에서 열린 두돌 너나들이 큰잔치에 토박이말 놀배움 마당을 펼치러 갔었지요. 가는 길에 쉼터에 들러 아침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서 가는데선하품이 나왔습니다. 마음이 바빠 서둘러 먹어서 그랬나 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선하다 [뜻] 잊히지 않고 뚜렷이 보이거나 들리는 듯하다.[보기월] 이름만 들어도 어릴 때 함께 지냈던 일들이 눈에선하거든요. 그제와 달리 서늘한 바람이 어제 아침 배곳으로 가는 제 기분을 좋게 해 주었습니다. 윗도리를 하나 입고 올 걸 그랬나 싶기도 했지만 견딜 만했습니다. 날씨 때문이었는지 아이들도 아침에는 차분하게 잘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모두에게 더하기를 줄만큼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추어 준 보람도 없이 쉽게 흐트러지고 말았습니다. 모르긴 해도 여러 날 햇볕을 못 봐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더한 때도 있었지만 숨을 깊이 들이 쉬고 내 쉬기를 여러 차례 되풀이해야만 했습니다. 일을 마칠 무렵 궂은 기별을 받았습니다. 시골 동무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기별이었는데 먼저 잡힌 일이 있어 갈 수가 없었습니다. 가서 얼굴을 보고 슬픔을 나누지 못해 미안했지만 다른 사람한테 인사를 해 달라고 하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빌어 드렸습니다. 다들 살기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시골 동무들은 오래 못 만나도 늘 함께 지내는 듯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어릴 때 함께 지냈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힁허케 [뜻 ]조금도 때를 늦추거나 질질 끌지 않고 아주 빠르게 가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휭하니[보기월]힁허케다녀오리라 생각했었는데 그건 제 바람이었습니다. 하늘이 낮더니 어김없이 비가 내렸습니다. 밖에서 놀아야 할 아이들이 밖으로 못 나가니 여러 가지 일이 벌어졌습니다. 늦더위가 이어지는 바람에 덥기는 좀 더워야 말이지요 아이들 등쌀에 귀가 다 아팠습니다. 몸이 살아나서 얼른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어제 아침 제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조금도 겨를이 나지 않을 만큼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를 맞추기도 바빴으니 말입니다. 좀 능을 두고 나설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모임에 가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힁허케다녀오리라 생각했었는데 그건 제 바람이었습니다. 마치고 와서 해야지 생각했던 것은 때가 지나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마칠 무렵에 나오는 바람에 빗길을 걸어가다 겨우 빈 수레를 타고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또 이어질 일과 아랑곳한 기별들이 곳곳에서 왔습니다. 가기 앞서 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기쁜 마음으로 하려고 합니다. 제가 좋아서 벌려 놓은 일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지금지금 [뜻] 먹거리에 섞인 잔모래나 흙 따위가 가볍게 자꾸 씹히는 소리. 또는 그 모양[보기월] 나물을 먹었는데지금지금뭐가 씹혀서 얼른 뱉어야 했습니다. 잘 견딘다 싶었는데 어제 저녁에는 몸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저녁을 챙겨 먹을 때부터 여느 날과 조금 달랐습니다. 입맛이 없어 밥을 먹고 싶지 않았는데 아이 혼자 먹는 게 마음이 쓰여 마주 앉았지요. 까끌까끌한 입에 밥을 몇 술 먹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나물을 먹었는데지금지금뭐가 씹혀서 얼른 뱉어야 했습니다. 그러고는 더는 못 먹겠다 싶어서 그만 먹었습니다. 할 일이 있어서 슬기틀 앞에 앉았는데 몸이 나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새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고 있었지요. 그래서 눈을 좀 붙여야겠다 하고 그대로 뒤로 누워 잠이 들었는데 끈끈하고 축축한 느낌에 잠이 깼습니다. 그래서 씻고는 아침까지 푹 잤덨니 이제는 한결 몸이 가볍습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제대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어제 했어야 할 일 때문에 오늘은 더 바쁘겠지만 그래도 몸이 살아났으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하늘은 낮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야다하면 [뜻] 어찌할 수 없이 매우 바쁘게(긴급하게) 되면[보기월] 사람이야다하면어떻게 할지 모르는데 미리미리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배움나들이를 간다고 해서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서둘렀는데도 오라고 한 때를 조금 넘겨서 집에서 나갔습니다. 뒤따라 가서 보니 거의 다 와 있었고 한 두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갈 때를 한참 넘겨서 오는 바람에 잊지 못할 일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무 일 없이 즐겁게 잘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어 주고 왔습니다. 누가 일부러 만드는 것은 아닌데 궂은 일이 이어져서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높무리집(아파트)에 불이 나서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는 이야기에 이어 물쏘개에 맞으신 뒤 오랫동안 아픔을 겪으시던 분이 끝내 돌아가셨다는 안타까운 기별도 들었습니다. 어제는 손님과 다툼 끝에 목숨을 잃게 만든 사람, 배곳에서 동무들끼리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기별까지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이어진 궂은 일들이 어쩌면 미리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까 더 안타까웠습니다. 사람이야다하면어떻게 할지 모르는데 미리미리 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선소리하다 [뜻] 앞뒤가 안 맞고 짜임새가 없는(이치에 맞지 않은) 덜된 말을 하다.[보기월] 선소리하는사람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말을 못 하는 몸이 되다고 바로 겉으로 드러내니 모른 척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이레 여러 날을 일에 쫓겨 다녔더니 얼굴과 몸에 뾰루지가 났습니다. 겉으로 봐도 발갛게 부어 있고 속에 뭐가 들었는지 딱딱한 게 느껴집니다. 절로 나으려면 또 여러 날이 지나야 되지 싶습니다. 지난 닷날 저녁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마름빛 모임(이사회)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그동안 해 온 일들에 손뼉을 쳐 주셨고 앞으로 할 일들에 도움을 주시기로 했습니다. 훌륭한 분들을 슬기빛(고문)으로 모시는 일, 다른 모임과 울력다짐을 하는 일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엿날은 아침부터 뒷낮까지 배움자리에 가서 도움을 줬습니다. 그동안 엉뚱한 말과 장난스러운 짓을 많이 하던 아이가 남다른 생각을 내 놓아서 제 기분이 좋았습니다.선소리하는사람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가끔 쓸만한 게 있어야 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지요. 그래야 봐 줄 수도 있고 말입니다. 아이들은 아직 잘 모르니 그럴 수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희붐하다 [뜻] 날이 새려고 빛이 희미하게 돌아 조금 밝은 듯하다=붐하다[보기월] 쉬지 않고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밖이희붐하게밝아 오고 있었습니다. 곧 비가 내릴 듯이 흐린 하늘에서 끝내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바람은 더 서늘하게 느껴지고 날은 또 얼른 어두워지더군요.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지나갑니다. 몇 해 만에 여러 날을 잠과 바꿔 가며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서 때에 맞춰 해 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도 생각만큼 얼른 안 되니 답답하기도 합니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알고 보니 무른모(소프트웨어)를 잘 못 다루는 제 탓이 크더라구요. 좀 더 잘 다룰 줄 알았더라면 이렇게 여러 날을 들이지 않아도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저 꾀 부리지 않고 부지런히만 한다고 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을 좀 수월하게 하려고 좋은 무른모를 만들어 놓았는데도 그걸 잘 부릴 줄 몰랐으니 몸이 고된 것입니다. 새로 배워 서툴기도 하고 또 조심조심 틀리지 않게 하느라 바람만큼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쉬지 않고 일을 하다보니 어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즈런즈런 [뜻] 살림살이가 모자란 것이 없이 넉넉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배곳과 집에서 토박이말이즈런즈런쓰일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 새배때(신학기)를 연 뒤에 뜸(반)마다 자리느낌(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이들끼리 어떻게 지내는지도 보이고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 볼 수 있는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좋은 것은 널리 퍼지기 어렵고 안 좋은 것은 쉬이 널리 퍼지고 오래 간다는 말이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어버이들을 모시고 가르치는 길 길잡이 말씀을 올렸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과 아랑곳한 말씀을 짧게 드릴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두드러지게 한 것이 없는데 배곳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을 잘 알고 계셔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앞으로는 배곳 식구들이 다 함께 즐기는 가운데 토박이말을 알게 되고 절로 부려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다짐을 했습니다. 배곳과 집에서 토박이말이즈런즈런쓰일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습니다. 여럿이 머리를 맞대어서 슬기를 모으면 좋은 구멍수가 나오리라 믿습니다. 이 말은 살림살이가 넉넉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삶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앵돌아지다 [뜻] 1)성이 나서 토라지다.[보기월] 앵돌아져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참았습니다. 긴옷을 겹으로 입고 온 아이들이 있을 만큼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합니다. 이것저것 안친 일들이 많아서 잠이 모자라는 요즘입니다. 철이 바뀔 때면 힘겹게 보내는 아이가 저희 집에도 있는데 배곳 아이들도 그런 것을 보니 많이 안타깝습니다. 해 줄 게 없으니 더 답답하기만 합니다. 오늘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은 '성이 나서 토라지다'는 뜻이 있는 '앵돌아지다'입니다. 아이고 어른이고 서운하거나 기분이 언짢아 성이 나면 토라지곤 합니다. 그럴 때를 생각해 보면 이 말의 뜻이 좀 이어질지 모르겠습니다. 토라질 때 많은 사람들이 몸을 홱 돌리기도 하고 '앵'이라는 소리를 속으로 내거나 밖으로 들리게 내곤 합니다. 이것을 보고 만든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을 다른 사람에게 좀 맡겼었는데 그 열매를 받고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저 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때를 맞추지 못했고 알맹이도 제가 바라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마무리를 해 달라고 했더니 오히려 저보다 더 언짢아하더군요.앵돌아져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