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삽삽스럽다 [뜻](품이나 마음 씀씀이가)마음에 들게 부드럽고 사근사근한 데가 있다.[보기월]그리고 제가 좀 더삽삽스러웠으면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날을 쉬고 나가면서 챙겨서 할 일들을 적어서 나갔습니다. 옷도 뫼에 오르는 사람처럼 입고 갔지요. 늘옴치레기같은 아이들 마음 챙기랴, 쏟아지는 물음 갚으랴 많이 바빴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빠뜨린 게 있어서 머리를 숙일 일도 있었고, 잘못한 일을 바로 잡을 일도 있었습니다. 둘레에 계신 분들 마음을 맞춰 드리지 못 하니 그 분들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시겠습니까? 하지만 제 마음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좀 더 꼼꼼하게 했더라면, 좀 더 능을 두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좀 더삽삽스러웠으면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꼭 짚어서 말하기 어려운 사이가 느껴질 때마다 말입니다.늘 둘레에 사람들이 많은 분은 꼭 갖고 있거든요.^^설을 쇠면서 다짐한 게 있습니다. 앉아 있는 때새를 줄이고 좀 더 많이 움직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밤 마실을 나갔습니다. 바람이 차가울 거라는 생각과 달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헤식다 [뜻]1) 바탕이 단단하지 못하여 헤지거나 갈라지기 쉽다.[보기월] 털로 만든 자리 위에 떨어졌는데도헤식은그릇이 여러 조각으로 깨졌습니다.다들 설은 잘 쇠셨는지요? 반가운 집안 사람들을 만나 맛있는 것을 드시며 이야기꽃도 활짝 피우셨을 거라 믿습니다. 날씨도 좋고 여러 날 쉬는 날이 이어져 좋은 곳에 다녀오신 분들도 많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나라 밖에서 차례를 모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니 참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이제 절값을 받는 일은 거의 없고 줘야 하는 자리에 있다보니 두둑하게 챙긴다고 챙겨 간 돈이 모자랐습니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이지요. 인사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을 맞는 일과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는 일이 겹쳐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그제 저녁 가시집에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는데 저는 아는 분과 함께 다른 곳에 인사를 드리러 가야했습니다. 얼른 다녀 와서 만날 생각으로 나섰지요. 가서 인사를 드리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올 때 일이 벌어졌습니다. 같이 간 아이가 옷을 입다가 상 위에 있던 유리 그릇을 쳤습니다. 털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설 인사 올립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저어하다 [뜻] 마음을 써서 걱정하거나 두려워하다[보기월] 갈침이로서틀린 게 어버이들께 가는 걸저어하지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날씨가 좀 풀린다고 해서 옷을 좀 가볍게 입고 나섰더니 몸으로 느끼기에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낮이 되면 더 따뜻해 질 거라 생각했는데 해가 구름에 가려서 그렇게 따뜻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바람이 불어 더 추운 것 같았습니다. 때끝 마무리로 모두가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맘 때 늘 그렇듯이 잘못 쓰거나 틀린 말들을 찾아 고치는 일에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갈침이로서 틀린 게 어버이들께 가는 걸저어하지않을 수 없기때문입니다. 남 허물은 잘 보이고 제 허물은 잘 안 보이는 것처럼 잘못 쓰거나 틀린 곳을 찾을 때도 마찬가집니다. 혼자서 여러 차례 봐도 안 보일 때가 많아서 서로 바꿔서 보고 마무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저녁에는 어린이 소리꽃패 솜씨 자랑을 봤습니다. 한해 동안 땀을 흘려 가며 갈고 닦은 솜씨에 자리를 함께한 분들 모두가 큰 손뼉을 쳐 주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그렇게 멋지게 잘 가르치고 이끌어 주신 갈침이들이 우러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알기다 [뜻] 조금씩 갉아 내거나 빼내 가지다.[보기월] 누가알길까봐단단히 한다고 그런다는 걸 알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따뜻한 바람이 나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갔는데 막상 가서 보면 켜자마자 꺼지거나 절로 찬바람이 나오는 쪽으로 가버립니다. 앞낮 두 때새만 지나면 해가 들어와서 견딜 만합니다. 혼자 있을 때 손이 시린 걸 좀 참으면 되지만 따뜻한 바람이 그립긴 합니다.토박이말바라기가 법인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일이 두 가지 남아 있었습니다. 하나는 살림 밑천 마련해 놓은 걸 보여주는 것이고 나머지는 법원에 이름 올린 것을 보여 주는 것이었습니다. 살림 밑천은 마련해 두었는데 그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종이를 떼는 일이 좀 어려웠습니다. 가져 갈 것도 있었고 떼어 갈 것도 있었습니다.누가알길까봐단단히 한다고 그런다는 걸 알지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책(통장)을 만들 때 다 챙긴 것들인데 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보여주는 종이를 만들 때 다시 가져 오라는 것이 말입니다. 똑똑한 슬기틀 속에 넣어 놓고 봐야 할 때 꺼내 볼 수 있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상고대 [뜻]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보기월] 그상고대때문에 나무가 죽는다는 걸 알고 새삼 놀랐습니다. 손을 호호 불어 가며 글쇠판을 누르고 있으니 옛날 어릴 때 얼음을 지치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날씨도 요즘보다 훨씬 더 추웠고 옷도 그리 따뜻한 것도 아니었는데 잘 견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밭에서 토끼 몰이를 하던 일도 생각납니다. 신발 안으로 눈이 들어와 발이 젖어 시려도 잘 놀았지요.그래서 좋아서 하는 일은 힘든 줄 모르고 한다는 말이 있고, 놀 때는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나 봅니다. 아이들 자리에서 생각하면 이제 마칠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좀 더 놀듯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 쉽다는 걸 잘 압니다. 그런데 해야 할 게 있고, 그것을 하는 것이 마땅한데 그렇게 해야 할 걸 하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이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말없이 해야 할 일을 챙겨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다른지요. 오죽하면 제가 그리 잘하는 아이 어버이가 부럽다고 했겠습니까? 나이는 같은데 하는 걸 보면 몇 살 언니처럼 보이니 말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헤뜨다 [뜻] 자다가 놀라다.[보기월] 꿈을 꾼 것인지 몸이 마뜩잖은 것인지 가끔헤뜨는걸 볼 때마다 마음이 쓰입니다.먼 길을 다녀와서 그런지 아침에 눈을 뜨기가 어려웠습니다. 참일 그리 즐기지 않는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지 잠자리에 누웠지만 말똥말똥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보다 뒤에 누운 사람이 먼저 잠이 들었다는 걸 느낀 뒤에도 저는 한참을 더 뒤척였습니다. 얼마나 있었을까 옆지기가 갑자기 큰 소리를 내서 깜짝 놀랐습니다. 꿈을 꾼 것인지 몸이 마뜩잖은 것인지 가끔헤뜨는걸 볼 때마다 마음이 쓰입니다. 그래도 이내 잠이 드는 걸 보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저도 자다가 잠꼬대를 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좀 푹 자야 되는데 깊은 잠을 못 자면 아무래도 다음 날 몸이 무겁게 마련이니 좀 잘 잤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입을 옷을 생각하다가 여느 때보다 좀 늦게 집에서 나왔습니다. 밖에 나와서 아침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드는 걸 느끼며 목도리를 새로 맸습니다. 배곳에 가자마자 켠 따순바람틀은 제대로 돌지 않았습니다. 그나마해가 일찍 들어서문을 닫고 있으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알근달근하다 [뜻] 맛이 조금 매우면서 달짝지근하다.[보기월] 고추장 양념 옷을 입은 닭볶음도알근달근한것이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이레끝이 되면 사람들은 어떻게 쉬었는지 또는 잘 쉬었는지 묻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늘 그렇듯이 못 다한 일을 하고 모임에 다녀오느라 푹 쉬지는 못 했습니다.닷날 저녁에는 갑자기 이를 손볼 일이 있어서 다녀와서는 저녁을 챙겨 먹고 나니 밤이 늦었고, 엿날은 일어나자마자 슬기틀 앞에 앉아 배곳 일을 했습니다. 늦은 밤 공차기 겨루기를 볼 생각에 다른 데 마음 쓰지 않고 일에 매달렸습니다. 겨루에서 우리가 이길 때까지는 참 즐겁게 봤는데 끝내 지고 말아서 많이 아쉬웠습니다.밝날은 한밭에서 겨살이 모임이 있어서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혼자서 먼 길을 오갈 때가 많았는데 이참에는 수레를 꽉 채워서 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니 길도 멀게 느껴지지 않고 힘든 줄도 모르고 갔습니다. 늘 오시는 반가운 분들과 만나서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왔지요. 토박이말바라기 안에서 함께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다들 먼 길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저버리다 [뜻 ]1)마땅히 지켜야 할 바를 잊기나 어기다. [보기월] 그래서 더 좋은 길 더 바른 길로 갔으면 하는 어른들 바람을 저버려선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추위에 떨 마음 채비를 단단히 하고 나섰습니다. 하늘마저 구름으로 덮여 있어서 어려움이 하나 더 늘었지요. 다른 분들도 더 두터운 옷을 입고 왔는가 하면, 털신을 신고 온 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장갑에 목도리까지 하고 왔더군요. 추위도 추위지만 여러 가지 일을 하지 못 하는 걸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전기에 기대며 살고 있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나절 바짝 서둘러 주셔서 낮밥을 먹을 무렵 불이 들어왔고 다들 반가워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두웠던 배움방이 여느 때보다 더 환하게 느껴졌고 따순바람틀에서 나오는 바람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컴컴한 곳에서 몸을 움츠리고 먹을 때보다 밥맛도 더 좋았습니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느 때 느끼거나 생각하지 못 했던 있음과 없음에 고마움을 알게 되는 배움이 절로 일어났다고 할까요? 그런데 그 가운데서도 그들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삼사하다 [뜻]지내는 사이가 조금 서먹서먹하다[보기월] 하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삼사한듯 저를 보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어제 따순바람틀이 고장이 나서 손과 발이 시려웠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라 더 큰 일이 벌어져서 손발이 시린 이야기는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꼼짝없이 오늘까지는 추워도 참아야 하고, 일이 바빠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제가 토박이말 맛을 보여 드리면서 새로운 말들을 만들어 쓰곤 하는데 그 말에 마음을 써 주시는 분이 계셔서 참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바람틀, 찬바람틀, 따순바람틀 이렇게 가려서 써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한 것을 챙겨 주셨고, 배움쉼이란 말이 알맞지 않다는 것도 꼬집어 주셨습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옳은 말씀이라 배움쉼은 '배곳쉼'으로 바꾸어 써 보겠다는 글갚음을 해 드렸습니다. 이렇게 말을 다듬는 데 힘과 슬기를 모으면 더 좋은 말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마뜩잖은 말을 보시거든 말씀해 주시면 더 좋은 말로 다듬어 보겠습니다. 배곳쉼을 마치고 온 첫날 배움방에 들어오면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