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핑핑하다[뜻]1)잔뜩 잡아당겨져서 크게 튕기는 힘이 꽤 있다.[보기월]들고 가면서핑핑한줄이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집에서는 여러 날 짐 갈무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꾸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들어오면 집 앞에는 버릴 것들이 수북하게 나와 있습니다. 쌓여 있던 먼지도 털어내고 구석구석에 숨어 있던 버려야 할 것들 꺼내서 버리는 일은 쉬이 끝이 나지 않습니다.낮에는 도우지 못 해서 미안한 마음에 저녁에 들어가면 꺼내 놓은 것들을 포개고 묶어서 내다 버리는 일은 제가 했습니다. 무엇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은 책입니다. 책을 담아 놓은 종이곽은 크기가 작아도 두 개를 같이 들기가 어렵습니다.여러 차례 오가는 게 힘들어서 끈으로 묶어서 들면 손이 끊어질 듯이 아프기도 합니다.들고 가면서핑핑한줄이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손이 시리고 추운 겨울 밤에 땀이 날 만큼 쓰레기들 버리는 일을 했는데 깔끔해진 집을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제가 할 일을 하게 된 아내한테 미안하고 고마운 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재없이[뜻] 까닭(근거)은 없지만 틀림이 없이[보기월] 일거리를 가져가도재없이일을 할 겨를이 없어 못 할 거라면서 말이지요. 겨울다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눈도 오고 물이 얼어 터지고 해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곳은 그래도 그렇게 추워서 못 견디지는 않을 만큼 춥습니다. 바람을 등지고 해바라기를 하고 있으면 윗도리를 벗어도 될 만큼 따뜻하기도 합니다.이레끝 아버지를 뵙고 왔습니다. 고수련이라고 하기는 그렇고 밥도 챙겨 드리고 말벗도 되어 드리다가 왔습니다. 덤으로 누나들과 만나서 이야기꽃도 피울 수 있었구요. 해야 할 일들이 마음에 걸려서 일거리를 가지고 가려니 아내가 일은 잊고 마음 놓고 아버지 돌보는 일에만 마음을 쓰라고 하더군요. 일거리를 가져가도재없이일을 할 겨를이 없어 못 할 거라면서 말이지요. 그 말이 맞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그렇게 하나라도 줄이지 않으면 다음 이레가 힘들기 때문에 슬기틀을 들고 갔습니다. 마음을 그렇게 먹고 가서 그런지 아버지께서 주무시는 동안 일을 한 가지 하기는 했습니다. 비록 끝을 못 냈지만 일을 줄일 수는 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침지다 [뜻] 안쪽으로 쑥 들어가 구석지고 으슥하다[보기월] 그렇게안침진곳도 아니었는데 괜히 등골이 오싹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앞낮까지 토박이말바라기 법인 만드는 일로 여러 곳으로 뛰어 다녔습니다. 처음부터 일을 다른 분한테 맡기려고 생각했으면 그렇게 발에 땀이 나도록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나니 김이 빠지긴 했습니다. 어제 멀리까지 갔다가 밤이 늦어서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그리 멀지 않은 시골과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은 마을이라 그런지 불이 켜진 곳이 거의 없어서 많이 깜깜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깜빡이 불을 켜고 만나기로 한 분을 기다리는 때새가 참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안침진곳도 아니었는데 괜히 등골이 오싹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밝음에 길들여 있는지 알 수 있었지요.^^ 드디어 챙겨야 할 것들을 다 챙겨서 일을 맡아 주신 분께 드렸으니 다음 이레에는 법원에 이름 올리기가 다 되었다는 기별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진주어린이도서관에서 겨울 책읽기 배움터를 했습니다. 스물 조금 넘는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많은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피꽃밭 [뜻]길, 집, 담 따위의 경계를 따라 좁고 길게 만든 꽃밭[보기월]담을 따라살피꽃밭을 길게 만들어 놓았더군요.어제는 겨울 책읽기 배움터가 열리는 첫날이었습니다. '사랑해요 우리말 우리글'이라는 벼름소로 하루에 세 때새 세 곳에서 돌아가며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채비를 한다고 좀 일찍 갔는데 슬기틀이 도움을 주지 않아서 생각했던 것들을 다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하지만 아이들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 했고 좋아했습니다. 토박이말 찾기 놀이, 딱지 놀이를 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토박이말을 알리는 알림감이자 놀잇감을 만드는 일도 꼼꼼하게 참 잘했습니다. 자리를 마치고 느낌을 말하는데 앞으로 토박이말을 많이 배우고 익혀서 둘레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아이가 대견했습니다. 좀 더 재미있게 놀고 알게 된 토박이말을 부려 쓰는 놀이를 넉넉하게 할 수 있도록 날을 늘려 보자는 이야기를 맡음이(담당자)와 나누었습니다. 뒷낮부터 여러 곳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바빴습니다. 늘 아침에 올리던 토박이말 맛보기도 올릴 겨를도 없이 다녔지요. 멀게는 창원까지 갔었는데 만나기로 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헐떡하다 [뜻] 1)엄청 어렵고 힘든 일을 겪거나 앓아서 얼굴이 야위고 핏기가 없다.[보기월] 두 이레 앞 덧낫집에 계실 때헐떡하시던모습은 안 보였으니까요.아침에 눈을 떴는데 밖이 어둡게 느껴졌습니다. 아는 사람한테 기별이 오기를 비가 온다고 해서 비가 오는가 보다 여기며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국을 데우려고 나갔는데 비가 아니라 눈이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비롯한 눈은 눈처럼 오지도 않고 오락가락 했는데 뒷낮이 되자 날씨가 많이 쌀쌀해진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추위를 부른 눈이었던가 봅니다. 다음 이레부터 하기로 되어 있는 겨울 책읽기 배움터 채비를 하느라 토바갈모(토박이말바라기갈침이모임)를 했습니다. 서로 몸을 빼기 어려운 날은 바꾸고 좀 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하고 나면 뭔가 눈에 보이는 게 남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새해 모임을 이끌어 줄 이끎이를 뽑고 더 나아지는 모임이 되도록 자주 만나기로 다짐을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여러 날만에 아버지께 기별을 드렸습니다. 드시는 것도 좀 늘었다고 하시고 아픈 곳은 아팠다가 안 아팠다가 하신다고 하셨는데 목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풍기다 [뜻] 3)(모여 있던 짐승들이)놀라서 여러 쪽으로 흩어지다.[보기월] 바로 그때 옆에 있던 나무에서 참새들이 확풍기는바람에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겨울이 아니라 봄이다 봄.겨울이 이렇게 따뜻해도 되나? 어제 만났던 분들이 제게 인사로 한 말입니다. 말처럼 낮에는 봄처럼 참 포근했습니다. 겨울에는 좀 추워야 하는데 빈말이 아니라 걱정을 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앞낮에는 지난 이레 끝을 내야 했는데 미처 챙기지 못해 늦어진 꼲기 갈무리를 했습니다. 남들이 다 한 뒤에 하려니 여러 사람을 귀찮게 한 다음에야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 닿고자 했던 곳까지 다 따라와 주지 않아 아쉬움도 있지만 그것도 제가 모자란 탓이기에 배움이들에게는 좋은 값을 줬습니다. 뒷낮에는 배곳에서 챙길 일이 있어서 배곳으로 갔습니다. 수레마당 들머리가 막혀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수레를 길가 나무쪽으로 붙였습니다. 바로 그때 옆에 있던 나무에서 참새들이 확 풍기는 바람에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다들 어디에 앉았다가 날아 오르는지 많기도 했습니다. 제가 수레를 가까이 붙이지 않았으면 그리 놀라서 날아가지 않아도 되었을 거라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재우치다 [뜻] 빨리 몰아치거나 다그치다(재촉하다)[보기월] 무슨 일이든재우칠수록더 하기 싫은 건 애나 어른이나 같을 것입니다.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아이들 말을 빌리자면 그냥 많고 많은 날 가운데 하루가 지나고 또 새로운 하루가 왔을 뿐인데 왜 그리 새해, 새해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새벽에 아이들을 깨워 해맞이를 가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묏마루, 바닷가, 저마다 좋아하는 곳에서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다짐도 하고 바람을 빌기도 했을 것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저를 아는 분들께 새해 인사를 올렸습니다. 저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갈음하는 말로 '새해 알음이 있으시길 바랍니다.를 쓰고 있습니다. '알음'은 우리를 보살피는 그 어떤 분이 있다고 할 때 그 분의 보살핌이나 그 보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것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지요.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이 인사를 주받으면 좋겠습니다.새해 맞이를 한 뒤 이틀은 참으로 값지게 보냈습니다. 마음 놓고 쉴 수도 있었지만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서 참 고마웠습니다. 무엇보다 집을 치울 수 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안침 [뜻] 안쪽으로 쑥 들어간 곳[보기월] 제가 일하는 배곳이안침에 있는 건 아닌데 한길 가가 아니라서 찾기가 쉽지 않긴 합니다.일이 많은 사람이 이래저래 자꾸 할 일이 하나씩 불거지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즐겁게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일은 괴롭습니다. 제가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일 때는 더 그렇습니다. 수레 손보는 일까지 겹쳐서 앞낮에는 더 바빴습니다.수레를 맡기고 배곳으로 가는 길에 반가운 기별이 왔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를 법인으로 만들어도 좋다는 보람(허가증)이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별을 주신 분이 한걸음에 달려 오셔서 그 보람을 같이 보면서 기쁨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제 남은 걸음은 하나입니다. 법원에 가서 이름을 올리는 것(등기)입니다. 그러면 '토박이말바라기'가 법인으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제 새해 첫일은 바로 그 일이 될 것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던 일을 하고 있는데 아내가 데리러 오겠다며 기별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된다고 했지만 꼭 오겠다는 걸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때가 다 되었을 무렵 배곳을 못 찾겠다며 기별이 왔지요.제가 일하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품[뜻] 옷과 가슴 사이에 생기는 빈틈[보기월] 찬바람이살품으로 파고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어제는 아들이 해 준 선물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낮에는 저마다 할 일을 했습니다. 저도 배곳에서 못다한 일을 하나씩 했구요. 얼른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서 오래 걸렸습니다. 한 가지 실수를 바로 잡는 일이 그리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일을 하다가 이를 손보러 갔는데 거기에는 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미리 잡아 놓은 때에 맞춰 갔는데 차례를 기다리다 보니 그 때를 훨씬 지나서야 할 수 있었습니다. 날이 밝을 때 갔는데 제가 나왔을 때는 어둠이 내려 앉은 뒤였습니다.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짐을 옮길 게 있었는데 옮기고 갈무리를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때새가 훌쩍 흘러 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작은 잔치를 열러 밖으로 나왔습니다. 낮에 포근했던 날씨가 많이 바뀌어 쌀쌀했습니다. 찬바람이살품으로 파고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둘 다 목까지 올라오는 옷을 입고 오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제가 따로 뭘 마련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헌칠하다[뜻] (사람이나 그 키, 몸집이)보기 좋게(어울리게) 알맞게 크다.[보기월] 그들을 쳐다보며 저도 저렇게 헌칠하게 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아침에 춥다고 엄살을 좀 떨었는데 오늘 아침은 더 추웠습니다. 저 윗동네 사시는 분들이 들으면 웃으실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아마 높은 곳에는 냇물이 얼었지 싶습니다. 제가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이렇게 한 사흘 바짝 추위가 이어지면 냇물이 얼고 그러면 그 위에서 신 나게 얼음을 타곤 했습니다. 가끔은 얇게 언 곳을 빠르게 지나가기 겨루기를 하다 빠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뭐든 손수 만들지 못 하면 놀 수가 없었으니 만드는 것도 배우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더 튼튼하게 만들까 생각하면서 놀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놀 겨를이 있어야 하고 그런 놀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아쉬운 게 여러 가지입니다. 낮밥을 밖에서 먹을 일이 많지 않은데 스승님께서 밥을 사 주신다고 하셔서 나갔습니다. 이른바 맛집이란 곳을 갔는데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곳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