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잠방이 [뜻]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짧게 만든 홑바지[보기월] 한가위 늦더위에 잠방이를 찾아 입고 나가도 참 시원하니 좋았습니다.추석 보다 한가위슈퍼문 보다 한보름달되세요 보다 쇠세요이랬으면 하는데그런 사람 아쉬워달을 보며 빕니다한가위 늦더위잠방이 나들이시원타 개운타반바지보다 잠방이챙기고 가꾸어막힘없이 나누길다들 한가위는 잘 쇠셨습니까?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주받는 걸 봤지만 추석 잘 보내세요.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그리고 여느 때보다 큰 보름달이 뜬다며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았지만 '슈퍼문'이라는 말에 밀려 대보름달도 한보름달도 입에 올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밤이 늦도록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인사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달님을 만날 겨를이 없었습니다. 날이 바뀔 무렵 밖에 나가 나무 끝에 걸린 그야말로 한보름달을 봤습니다. 불빛이 없는 곳이었지만 달빛만으로도 밝음은 넉넉했습니다. 저는 달님께 두 손 모아 빌었습니다. 사람들이 말힘을 제대로 똑똑히 알아서 우리 토박이말을 챙기고 가꾸어 막힘이 없이 느낌, 생각, 뜻을 주고 받으며 잘 살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한가위에 찾아 온 늦은 더위에 잠방이를 입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닿다[뜻] 밑천이 빠질 만큼 밑지게 되다(손해가 나다)[보기월] '손해가 난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살닿는다'는 말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골라 골라 잡아 잡아 골라 한 벌에 6,000원,두 벌에 10,000원 쌉니다 싸 하나를 사시면,하나는 덤으로~ 자 드셔 보세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몰라요 왜 이렇게 비싸요? 이거 살테니까 이건 끼워 줘요. 좀 깎아주세요~ 손님 한 마디에 그럼 살닿는다고 엄살 사팔기 어우러지는 흥정 한바탕 비가 올 거라는 기별을 듣고 집을 나섰지만 하늘을 봐서는 올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늘 불던 쪽이 아닌 쪽에서 부는 걸 보니 오긴 오겠다 싶었습니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더니 낮밥을 먹을 무렵에 비가 내렸습니다. 어김없이 틀림없이 비가 온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여러 가지 챙겨야 할 일들을 하느라 뒷낮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습니다. 배곳 바깥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이 있는 날인데 하던 일을 끝내고 나오다 보니 조금 늦게 닿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저녁을 챙겨 주기로 되어 있었고 다른 모임도 있는 날이라 마음은 바빴지만 자리를 함께한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름하다[뜻] 1)조금 낡고 헌 듯하다.[보기월] 입고 있던 옷 위에 허름한 옷을 입었지만 모기한테 여러 곳을 물렸습니다.배곳 가는 길 위에서 만난자욱한 안개를 보며'낮에는 어제보다 덥겠구나'배곳 안 문 앞에서 만난서늘한 바람을 맞고'아까 한 말은 물려야겠구나'낮밥 뒤 수레 안에서 만난숨막히는 더위를 맞고'아침에 한 말이 딱 맞았구나' 어제 아침엔 챙길 게 있어서 챙겨 나오느라 여느 날보다 집에서 조금 늦게 나왔습니다. 배곳 가는 길 위에 수레들은 적었는데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며 '오늘 낮에는 어제보다 덥겠구나' 속으로 생각을 하며 달려갔습니다. 수레를 배곳 울타리 옆에 대고 잔달음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을 다 못하면 낮에 바빠서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배곳 안에서 문을 열고 보니 밖에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은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까 낮에 덥겠다고 한 말을 물려야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런데 낮밥을 먹고 바깥 일을 보러 나와서 수레를 타고 보니 이건 여름 더위 저리 가란 듯이 뜨거웠습니다. 숨이 막혀서 얼른 문을 내리면서 '아침에 한 말이 딱 맞았구나'하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포시럽다[뜻] 살이 통통하게 올라 포근하고 부드럽다.[보기월] 아빠를 똑딴 아이의 포시러운 볼은 만져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밝날을 지내고 온 아이들 몸만 배곳에 마음은 아직 밝날 앞에 선 갈침이도 누군가의 아빠, 엄마, 아들, 딸 일터에 계신 어버이라 여겨 달라 손 모아 입 모아 생각해 줘 도와 줘 애타는 읊조림에도북이는 멀뚱멀뚱 배미도 듣는둥마는둥 이레끝을 보내고 온 아이들은 한날이면 기운이 넘칩니다. 마음껏 뛰어 놀지 못한 아이들은 그 아이들대로 마음껏 놀고 온 아이들은 또 그 아이들대로 할 말이 많습니다. 날마다 만나지도 않고 이레에 두세 차례 얼굴을 보는 사람들은 어제 같은 날이 참 힘이 든답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쪽입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갈침이들도 저마다 집에서는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이기도 하고 또 아들, 딸이라는 것을 생각해 주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일터에 계신 내 아버지, 어머니가 힘들지 않기를 바라듯이 갈침이와 동무들을 생각해 주고 도와 주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깊은 숨을 들이 쉬고 내쉰 뒤에 애타는 마음으로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아이들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퉁바리맞다[뜻] 무엇을 말하다가 매몰스럽게 핀잔당하다.=퉁맞다[보기월] 며느리 자리에서 묻는 것을 아들 자리에서 말을 했으니퉁바리맞을 만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가지끝 울긋 잎 불긋 잎아직은 다들 푸르건만바쁜 건지 아픈 건지나도 모르게 걱정이푸른 잔디 파란 하늘따끈 덥덥 가을 햇볕풀곷 닮은 아이 노래가락글이 노래 돼요아이들 마음 담은 노랫말이가락을 타니 함께한 이들모두가 맑고 밝은 아이 누리바쁜 마음 한가위 채비숨을 쉬듯 던진 한 마디퉁바리맞고 아뿔싸 가을 빛깔 가을 내음 가을 사내 가을 한숨 집앞에서 아내를 기다리다 올려다 본 벗나무 가지끝 잎들 몇 개가 울긋불긋 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직 다른 것들은 다들 푸른 잎을 자랑하듯 흔들리고 있는데 마음이 바빴는지 아니면 어디가 아픈 것인지 저도 모르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될 거라는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엿날 창원에서 열린 풀꽃 동요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배곳 김예영 배움이가 이뿐 노랫말 겨루기에 뽑혀서 보람을 받기로 되어 있기도 했지만 아이들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아이들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이기도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출무성하다[뜻] 1)굵거나 가는 데가 없이 위아래가 모두 비슷하다[보기월] 그랬던 제가 이제 배가 들어가 출무성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으니 좀 부끄럽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람도 불면서 좀 움직여도 땀이 나지 않을 만큼 시원한 요즘과 같은 날씨를 좋아합니다. 여름에는 마음만 앞섰지 많이 가지 못했던 마실을 자주 나갑니다. 날마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날이 있습니다. 참일 여름을 나면서 몸이 좀 불었습니다. 다른 데는 잘 모르겠는데 배가 눈에 띄게 나왔습니다. 힘을 주지 않으면 더 잘 드러납니다. 여름에 땀도 많이 흘리고 힘살(근육)도 키워서 몸을 좀 단단하게 만들어 보겠다고 속다짐을 했었는데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이제 배가 들어가 출무성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으니 좀 부끄럽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날씨일 때 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어제 저녁 배움자리에 가서 같은 배곳에서 함께 지냈던 분을 만났습니다. 헤어진지 여러 해가 되었는데 옛날 모습을 간직하고 계셔서 더 반가웠습니다. 거기서 그렇게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사람 일은 모른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었습니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잗다랗다 [뜻]2)하찮고 자질구레하다.[보기월] 먼저 우리가 시나브로 우리말을 잗다랗게 여기게 되어버린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어제 앞낮까지는 구름들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었는데 뒷낮이 되면서 하늘에는 구름이 뒤덮히면서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낮밥을 먹고 그제 하기로 했다가 못한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 꼲기를 했습니다. 진주시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에 나갈 배움이를 뽑는 일과 배해(학년)에서 누가 더 잘했는지를 가리는 일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쉴 겨를도 없이 모이라고 한 것도 마음이 쓰였지만, 삿날마다 하는 공밀치기(배구)를 해야 할 때와 겹쳐서 제 마음이 더 바빴습니다.좀 일찍 모인 가락글(시) 가지(종목)는 일찍 끝을 냈고, 줄글(산문)과 그림 가지가 아무래도 더 늦게 끝이 났습니다. 늦게라도 가서 한바탕 웃고 땀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저도 같이 가서 오랜만에 뛰고 공을 힘껏 치면서 기분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바깥 모임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오기로 한 분이 갑자기 일이 있어 못 왔는데 뜻밖에 새로운 분이 와서 아쉬움이 반가움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챙겨간 이야깃거리에 더해 몇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잔질다[뜻] 마음이 여리고 하는 짓이 잘다(좀스럽다)[보기월] 마음이 굳세지 못하면 잔진 사람이란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면 그만큼 배곳에 닿는 때가 늦어지고 그러면 하루가 다 바쁘게 됩니다. 날마다 토박이말을 챙겨 봐 주시는 분들께서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무슨 일인지 묻곤 하신답니다. 처음에 누리집에 글을 올리고 보는 분들이 없어서 기운이 나지 않던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러던 때와 견주면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토박이말을 찾는 분들이 있고 토박이말 때문에 저를 찾는 분들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그제 엠비씨에서 찍어간 토박이말 앎 솜씨 겨루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나왔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못 봤는데 본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한참을 나왔다고 하는데 어느 만큼 나왔는지 궁금해서 챙겨 봐야겠습니다.토박이말 겨루기 열매를 거두어 보니 제가 짰던 것과 좀 다른 것들이 나와서 아쉬웠습니다. 좀 더 낱낱이 꼼꼼하게 풀어 드리지 못한 제 탓이 큽니다. 낯설어서 어렵게 느껴지지만 어머니라 여기고 더 자주 더 많이 만나서 낯을 익혀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는 걸 잊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리송하다 [뜻]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또렷이 가리기 어렵다. =알쏭하다[보기월]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아리송한 게 많았는데 척척 맞히는 아이들이 놀라웠습니다.어제 아침에는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 문을 닫았습니다. 이제 바로 맞는 바람이 꺼려질 만큼 가을이 우리 가까이 왔습니다. 길가에 서서 지나가는 수레가 일으킨 바람에 흔들리는 살사리꽃도 함초롬하게 이슬에 젖어서 그런지 마치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어제 뒷낮에 열린 토박이말 앎 솜씨 겨루기 '징을 울려라'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3배해부터 6배해까지 뜸에서 뽑혀 온 마흔 넘은 아이들은 저마다 익힌 토박이말 앎 솜씨를 마음껏 뽐냈습니다. 열째 물음도 안 끝나서 많은 아이들이 떨어져서 '되살아 나기'를 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힘을 다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아리송한 게 많았는데 척척 맞히는 아이들이 놀라웠습니다.무엇보다 마지막 '징 울리기' 물음에 한 글자를 틀리는 바람에 징을 울리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아깝게 징을 울리지 못한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산소리 [뜻] 어려운 가운데서도 속은 살아서 남에게 굽히지 않으려고 하는 말[보기월] 그건데 아프신 뒤에는 산소리도 안 하시니 오히려 더 걱정이 됩니다.가을을 빨리 오라고 조르는 비가 내린 뒤 바람은 한결 더 서늘해졌습니다.어제 시골집에 다녀왔는데 집 뒤로 보이는 높은 멧마루 빛깔은 울긋불긋하게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 한뎃잠을 자러 온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여서 낮밥을 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냇물에 물놀이를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한쪽에서는 풀베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길가 곳곳에 수레들을 세워 놓은 것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풀베기를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집에 가자마자 아버지 밥을 차려 드렸습니다. 밥을 떠 먹여 드리고 건건이도 젓가락으로 찍어 입에 넣어 드렸습니다. 이가 마뜩잖으셔서 여문 것을 잘 못드시기 때문에 해 드릴 게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옛날 같으면 일이 많거나 바빠서 얼른 다녀 가야 된다고 하면 오지 말라고 하셨을 겁니다. 건건이도 많다고 하시거나 만들어 드시면 된다고 다음에 오라고 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프신 뒤에는 산소리도 안 하시니 오히려 더 걱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