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잔달음 [뜻] 발걸음을 좁게 자주 떼면서 바삐 뛰듯이 걷는 걸음[보기월] 수레를 좀 바삐 몰아서 집앞에 내려서는 집까지 잔달음으로 갔습니다. 아침저녁엔 선선하지만 어제 한낮에는 햇볕이 뜨거워 나다니기가 어려웠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터에서는 토박이말 알림 그림을 그려 맞히는 놀이를 하고, 종이 조각 판에 그린 그림 조각들을 흩었다가 다시 짜 맞추는 놀이를 했습니다. 토박이말 뜻과 어울리게 그려 내는 아이들의 그림 솜씨도 놀라웠지만 그림이 나타내는 토박이말을 얼른 맞히는 아이들 솜씨까지 놀라웠습니다. 서로 그린 그림 조각들을 다시 짜 맞추기 겨루기를 하면서 하하호호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새로운 배때(학기) 채비를 하러 나오신 여러 갈침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낮밥을 먹었습니다.뒷낮에는 밀린 일들을 하느라 엄청 바빴습니다. 셈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셈을 하는 일이라 머리가 더 아팠지요. 저녁에는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세 분을 보내드리는 자리에 갔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는 게 삶이라지만 마흔 해 가까이 아이들을 이끄는 일에 힘을 쓰시던 분을 보내드리는 자리는 아쉬운 마음이 더 크기 마련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산들다 [뜻] (바라거나 꾀하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틀어지다.[보기월] 그리 되면 몇 해 안에 온 나라로 토박이말 놀배움 바람을 퍼지게 하려던 것이 산들고 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아침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배곳 둘레에 서 있는 벚나무 잎들 가운데 몇몇은 붉은 빛을 띄고 있습니다. 나무 꼭대기 뒤로 보이는 하늘은 더욱 푸르고 높아 보입니다. 싹쓸바람 고니가 도와 준 것처럼 말입니다.어제부터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 아이들과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열고 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터'가 아니라 '놀배움터'인 까닭은 이제 다들 아실 것입니다. '배움'에 지친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이 또 다른 '배움'이 되어 짐스럽게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놀이'가 되도록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어제는 토박이말 놀이 딱지를 갖고 놀았습니다. 그냥 딱지 줍기부터 말로 풀이해 주는 걸 듣고 줍기, 몸으로 풀이해 주는 걸 보고 줍기를 하면서 아이들도 저도 실컷 웃었습니다. 그냥 몸짓을 하라고 하면 쑥스러워 못 한다고 하기 쉬운데 놀이를 하는 가운데 술래가 되니 거리낌없이 참 잘했습니다. 그렇게 놀면서 아이들은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해작이다 [뜻]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품(태도)으로 무엇을 조금씩 들추거나 파서 헤치다.[보기월] 오늘도 마지못해 집과 학원을 오가고 굳은 낯빛으로 밥을 해작이고 있을 많은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여러 날 나라 밖에 나갔다 왔습니다. 갈모임(학회)이 있어 갔었는데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왔습니다. 누리는 넓었고 할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좁은 땅에서 우리끼리 겨루고 다툴 게 아니라 너른 곳으로 가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도록 눈과 생각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우리 말과 말차례가 같고 사는 것도 참 비슷한 걸 보면서 먼 옛날 우리와 가까웠던 사람임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은 많이 달라져 알아 들을 수 없었지만 뭔가 끌리는 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도울 것도 많고 얻을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를 부러운 눈으로 봐 주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았지만 우리와 같은 나라 사람들이 그 나라에 가서 저지른 잘못을 듣고 많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크게 넓게 보고 생각하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돌아오자마자 시골집에 다녀왔습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패다 [뜻] 2)사내아이의 목소리가 어른이 되면서 굵어지다.[보기월] 첫날 시큰둥하게 앉아 있던 덩치 큰 아이가 팬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비가 그치고 나니 날은 다시 더웠습니다. 하지만 그리 뜨겁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들을 만나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면서 더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천도서관 책읽기 배움터 셋째 놀배움을 했습니다. 어제는 김상준 갈침이가 똑손말틀(스마트폰) 풀그림(앱)으로 놀배움을 도왔습니다. 처음으로 토박이말이 적혀 있는 종이공을 만들어 보면서 놀았다고 합니다. 제가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오늘은 제시남 갈침이가 딱지놀이, 찾기 놀이, 말판 놀이를 이어서 했습니다. 재미있게 놀이를 하면서 시나브로 토박이말을 익히게 되는 참 좋은 수랍니다. 몸으로 토박이말을 풀이하고 맞히는 놀이를 하면서 서로 큰 소리로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아주 기뻤습니다. 여러분들도 그 모습을 보시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토박이말 놀배움과 함께 환하게 웃는 모습 말입니다.^^ 올제는 윤지나 갈침이가 토박이말 그림을 그려서 조각을 맞추는 놀잇감을 만들어 가져 갈 수 있게 할 것이고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투미하다[뜻] 어리석고 깨우침이 느리고 재주가 무디다.[보기월] 하지만 이런 말을 처음 듣는 분들은 오히려 말하는 저를 투미한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람틀을 돌려 놓고 잠이 들었다가 새벽에 추워서 끄고 잤습니다. 문을 닫으니 또 더워서 문을 열어야 했습니다. 새벽에 잠을 깨긴 했지만 잘 잤다.는 말과 함께 아침 일찍 기분 좋게 눈을 떴습니다. 밥을 챙겨 먹은 뒤 채비를 해서 집을 나설 때 같은 모임 갈침이한테서 벌써 사천 도서관에 와 있다는 기별을 받았습니다. 할 일이 많아 바쁜데도 토박이말바라기 일에 마음을 쓰고 빠짐없이 나와 주는 분이랍니다. 그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이들과 '말은 힘이 세다'는 벼름소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어른들을 닮아 아이들도 우리말과 글에 그리 마음을 쓰지 않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흔 해가 되도록 우리말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끈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고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까닭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이제 남은 사흘 동안 토박이말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배달말지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추리다[뜻] (사람이 섞여있는 여럿 가운데서 무엇을)가려서 뽑아내거나 골라내다.[보기월] 말하고 싶은 것들 가운데 더 좋은 것을 추리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벽에는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바람틀을 돌려 놓고 마루에서 자는 아이들이 추울까봐 얇은 이불을 덮어 주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비가 오고 나면 더위가 한풀 꺾일 거라고 하니 기다려 봐야겠습니다.이 이레에는 배움 자리 두 곳을 옮겨 다녀야 해서 많이 바쁩니다. 더 나은 갈침이로 거듭나려고 더운 날씨를 참고 견디고 있는 240 분이 넘는 분들을 사흘에 나눠 만날 것입니다. '국어교육과 함께하는 행복교육'이라는 벼름소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인 토박이말 교육' 이야기를 합니다. 또 올제(내일)부터는 나흘 동안 사천도서관 여름 책읽기 배움터에서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 마당을 펼치며 우리말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게 됩니다.어제까지 채비를 해서 오늘 120 분이 넘는 갈침이 여러분들을 뵙고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말하고 싶은 것들 가운데 더 좋은 것을 추리는 게 참 어려웠습니다. 처음 듣는 분들은 낯설고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팔팔결=팔결 [뜻] 서로 엄청나게 다름 [보기월] 마음껏 쉬고 놀고, 팔팔결 좋아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저는 요즘 무더위에 쉽게 지칩니다. 끈끈한 날씨가 사람 기분을 나쁘게 만들곤 합니다. 어디 저만 그렇겠습니까만 그래도 잘 견디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땀을 줄줄 흘리는 저를 보고 생긴 건 안 그렇게 생겨서 땀을 많이 흘린다고 걱정을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때끝에 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 하느라 엄청 바쁘게 보냈습니다. 되돌아보는 자리까지 있어서 바쁜 걸음을 치게 만들어 드렸는데도 짜증내지 않으시고 함께해 주신 동진 식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 말씀을 올립니다. 다들 뵙고 인사 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 아쉽네요. 이렇게 글로 인사드립니다. 잘 지내시고 새로운 기운 가득 채워서 웃으며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낯선 토박이말과 즐겁게 놀며 배워 준 모든 배움이들도 고맙습니다. 오늘 토박이말 수수께끼, 글갚음 선물 받는 사람들에게 크게 손뼉을 쳐 주기를 바랍니다. 늘 노는 것에 굶주린 여러분들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답니다. 마음껏 쉬고 놀고, 팔팔결 좋아진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작자작 [뜻]물기가 점점 줄어 들어 바닥으로 잦아드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보기월] 뚝배기를 불에 올려 놓고 깜빡하는 바람에 국물이 자작자작 졸아들어서 엄청 짰습니다. 이 가마솥 더위가 언제 끝이 날까요? 아침에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서 한 줄기 하나 싶었는데 그런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해가 쨍쨍 났습니다. 일찍 일어나 씻고 집을 나서면서 흐르는 땀을 훔쳐야 했습니다. 땀샘이 열려서 닫히지 않는 건 아닌가 싶을 만큼 땀이 쉬지 않고 흘렀습니다. 이러니 제가 여름을 좋아하기 어렵습니다. 아침은 국물이 먹고 싶어서 국을 데웠습니다.뚝배기를 불에 올려 놓고 깜빡하는 바람에 국물이 자작자작 졸아들어서 엄청 짰습니다. 밥을 비비듯이 먹고갈닦음(연수) 채비를 한다고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이른 때에 벌써 와서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베낌틀(복사기)에 베낄 종이가 있어서 오르내렸더니 또 땀이 한 바가지 흘렀습니다. 제가 오늘 말씀 드린 것은 '토박이말을 잘 살린 말꽃과 노래'였습니다. 토박이말이 살아 있는 '가락글(시)'와 소설 속에 있는 토박이말을 찾아 뜻을 알아본 다음 토박이말을 잘 살린 노래를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리다 [뜻]1) 혀끝을 찌를 듯이 알알한 느낌이 있다.[보기월] 마늘이 어찌나 매운지 입안이 아려서 눈물을 찔금 흘렸으니 말이지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어서날마다 더위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더워서 잠을 못 잔다는 사람들이 많고 바람틀을 돌리고 자서 그런지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는분들이 많습니다. 입맛이 없어서 먹는 것도 귀찮다고 하는가 하면 자꾸 찬 것만 찾게 되어 배앓이를 한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더위에 덧나는 일이 없도록 몸을 잘 챙겨야겠습니다. 배달말난이 아이들과 놀잇감을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이틀 동안 놀이를 하면서 놀이를 좀 바꾸는 일부터 하다가 갖고 있는놀잇감을 바꾸는 것까지 나아갔습니다. 혼자 생각했던 것보다 여럿이 놀이를 하면서 새로운 놀이를 만드는일이 재미있었습니다. 토박이말 딱지를 가지고 놀면서 토박이말을 익힐 수 있는 놀이 수를 만들어 놀이판과 놀이 풀이책을 만드는 일이 남았습니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토박이말의 종요로움을 알고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에 힘을 쓰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토박이말죽이는 일에 앞장을 서고 있습니다. 공부를 많이 했다는 사람들이 어째서 그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산드럽다 [뜻] 산들산들한 듯하다[보기월] 바람이 불긴 했지만 더운 바람이라 산드러운 바람이 그리웠습니다. 날씨가 참 많이 덥습니다. 제가 있는 곳보다 더 더운 곳이 많다니 할 말이 없기는 하지만 모든 것들이 햇볕에 글이글 타서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더위에도 밖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더위를 잊은 채 모여 갈닦음(연수)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어제 앞낮에는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감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댔었고, 뒷낮에는 갈침이 여든 분과 '행복으로 가는 또 하나의 길 토박이말 교육'이란 벼름소로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짧든 길든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은 적지 않게 짐스럽긴 합니다. 듣는 분들을 생각해서 말을 하자면 채비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제 말에 맞장구 쳐 주시기도 하고 시원하게 웃어 주실 때는 기운이 나지만, 굳은 얼굴로 다른 곳을 보시거나 졸고 계시는 분이 보이면 얼굴이 후끈해지기도 합니다. 늘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