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산드럽다 [뜻] 산들산들한 듯하다[보기월] 바람이 불긴 했지만 더운 바람이라 산드러운 바람이 그리웠습니다. 날씨가 참 많이 덥습니다. 제가 있는 곳보다 더 더운 곳이 많다니 할 말이 없기는 하지만 모든 것들이 햇볕에 글이글 타서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더위에도 밖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더위를 잊은 채 모여 갈닦음(연수)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어제 앞낮에는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감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댔었고, 뒷낮에는 갈침이 여든 분과 '행복으로 가는 또 하나의 길 토박이말 교육'이란 벼름소로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짧든 길든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은 적지 않게 짐스럽긴 합니다. 듣는 분들을 생각해서 말을 하자면 채비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제 말에 맞장구 쳐 주시기도 하고 시원하게 웃어 주실 때는 기운이 나지만, 굳은 얼굴로 다른 곳을 보시거나 졸고 계시는 분이 보이면 얼굴이 후끈해지기도 합니다. 늘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함치르르 [뜻] 깨끗하고 반지르르 빛(윤)이 나는 모양[보기월] 갓 지은 밥에서함치르르빛이 나는 걸 보니 절로 침이 고였습니다.여러 날동안 나라 밖에 나갔다가 왔습니다. 몸은 되고 힘이 들었지만 눈으로 귀로 많은 걸 보고 들으며 그만큼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며 이룬 보람(문화)들을 보는 것도 놀라웠지만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며 사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제 나라 앞날을 짊어질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 옛것을 지키려고 오늘을 사는 어려움이나 괴로움을 참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제 나라와 겨레 토박이말을 종요롭게 여기고 챙기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웠습니다.집을 떠나면 가장 걸리는 게 먹는 것이더군요. 그 나라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들을 맛보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여러 날을 이어서 먹으니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참일 저는 때가 다른 것보다 그게 더 힘들었습니다.오래 있지도 않았지만 돌아와 가장 먼저 먹고 싶은 게 밥이었습니다. 실컷 자고 일어나 밥을 했습니다. 갓 지은 밥에서 함치르르 빛이 나는 걸 보니 절로 침이 고였습니다. 김과 김치로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통밀어 [뜻]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평균으로 쳐서.=밀어[보기월] 이제 한 달 뒤면 배때(학기)가 끝나고 통밀어 한 달이 넘는 배쉼(방학)이 이어질 것입니다. 어제 아침은 참 선선했습니다. 바람도 알맞게 불었고 해도 구름에 가려 온여름(하지)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어른 아이 모두 좀 가라앉은 듯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제 하루 반짝 숨틀앓이에 옮은 사람이 없다고 해서 사그라드는가 했는데 어제 다시 세 사람이 나와 마음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갈닦음(연수)도 이레를 더 미루기로 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은 여전히 꺼리고 잡혀 있던 일도 거의 다 미뤄지거나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이제 한 달 뒤면 배때(학기)가 끝나고통밀어한 달이 넘는 배쉼(방학)이 이어질 것입니다. 벌써 그 때 있을 갈닦음(연수) 기별이 옵니다. 진주교육지원청 맞춤 갈닦음이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벼름소(주제)로 마련됩니다. 행복 교육과 토박이말 교육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알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거라 믿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갈닦음들이 있을 테지만 토박이말 갈배움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는 분들이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초름하다 [뜻] 1)넉넉하지 못하고 조금 모자라다.[보기월] 짐을 묶어 보니초름해서짧은 끈을 찾아 이어서 묶어야 했습니다. 지난 닷날 뒷낮에 촉석초등학교에 가서 갈침이 여러분을 만나서 행복 교육으로 나아가는 지름길로서의 토박이말 갈배움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가지 수를 찾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것 답지도 않을뿐더러 어려운 말로 된 알맹이(내용)를 그대로 둔 채 자꾸 다른 수(방법)를 찾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더 나아가 쉬운 말로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열어 주면 아이들은 절로 행복해 질 거라고 했지요. 처음에는 어버이 여러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었는데 숨틀앓이 때문에 그렇게 만남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버이들께도 이런 이야기를 할 자리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레끝에도 해야 할 일이 겹쳐서 몸도 마음도 바빴습니다. 누리 갈닦음(원격 연수)도 끝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들어야 할 게 많았고, 시골 집에도 다녀와야 했습니다. 건건이를 챙겨서 엿날 해거름에 들어갔습니다. 집가심과 설거지를 해 놓고 빨래까지 하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못 [뜻] 생각보다 훨씬 또는 매우[보기월] 얼마 동안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질지자못궁금합니다.어제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몸을 풀려고 밝에 나가 보니 벌써 해가 떠서 집 안으로 비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땀을 좀 흘려야겠구나 생각을 하며 손쥬련(손수건)을 챙겨 집을 나섰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여름이 되면 아침에 시원한 물로 씻은 뒤에 옷을 입고 집을 나설 때 벌써 땀이 주루룩 흐르니 그게 없으면 하루를 버티기 어렵습니다. 첫째 때가 지나고 나니 더운 느낌이 들어 문을 다 열었지만 땀이 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들도 찬바람틀을 틀어 달라고 졸랐지만 그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요. 손부채질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저는 덥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뒷낮에는 동진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 모임을 했습니다. 토박이말 연수가 미뤄지는 바람에 하게 된 뜻깊은 모임이었습니다. 이제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것도 좋았고 일거리를 나눠 맡아 하기로 한 것도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배움책에 나오는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바꿔 보는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슴아슴하다 [뜻] (얼, 생각, 정신이)똑똑하지 않고 흐릿하다=몽롱하다[보기월] 떼운 것이 굳기를 기다리며 누워 있는데 잠이 오는 것처럼아슴아슴하기도했습니다.제가 사는 곳은 그렇지 않은데 가뭄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합니다. 비를 내려 달라고 빌고 빌어도 비가 오지 않아 쩍쩍 갈라진 논을 보니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주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 기별도 있지만 아픈 사람들을 더 마음 아프게 만든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들립니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우리의 모습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꼭 생각해 본 다음 말하고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일을 마치고 마뜩잖은 이를 손보러 갔습니다. 아프지는 않지만 입을 벌리고 누워 있으면 뭐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손을 봐서 쓰면 좀 더 낫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좋게 생각하면서 지며리 다니고 있습니다. 어제는 한쪽 이를 떼웠는데 여느 때보다 더 오래 있었습니다.떼운 것이 굳기를 기다리며 누워 있는데 잠이 오는 것처럼아슴아슴하기도했습니다. 다음 이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사무치다 [뜻]깊이 스미어 들거나 멀리 뻗치어 닿다(미치다).[보기월]아이들 삶에 토박이말이사무치도록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요즘은 아침 책읽기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책에서 하는 말이 어찌나 잘 맞는지 무릎을 탁 칠 말들이 많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하는 일은 다른 사람과 겨룰 일이 없으니 참 좋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홀로서기를 하되 다른 사람과 울력하고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내게 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며, 둘레 사람들은 모두 나를 도와 줄 동무들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가리되 늘 손을 내밀면 닿을 곳에서 다른 사람의 울타리 안으로 발을 넣지 않으면서 늘 도울 채비가 되어 있다는 믿음을 주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책에 있는 말에 따르면 요즘 제가 마음을 쓰고 걱정했던 일들이 다 부질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결 가벼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고 밝은 기분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부산함과 가벼운 말과 움직임들을 보아 줄 힘이 생겼으니 책의 힘을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지난 이레 여러 곳에서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부추기다 [뜻]남을 이리저리 들쑤셔서 어떤 일을 하게 만들거나 움직이게 만들다.[보기월]하지만 바르지 않은 일은부추겨도쉽게 넘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살만하다 느낍니다. 구름이 해를 가리고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었지만 제 속은 어제 하루 참 더웠습니다. 숨틀앓이(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두 차례 남은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 갈닦음을 뒤로 미루었습니다.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그것 때문에 일이 많이 꼬이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침부터 배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의 열을 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걸 막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그렇게 한 보람이 있길 바랍니다.어수선한 일들 때문인지 아이들도 마음을 못 잡고 있어 안타까웠습니다.그런 아이들을 제대로 품지도 이끌지도 못하는 저의 모자람을 보면서 저는 저데로 속으로 뻘뻘 땀을 흘렸습니다. 하기 싫은 아이들과 하고 싶은 아이들. 우리 어른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것인지 잘하는 것인지 알지만 눈앞의 쉬움과 편함을 골라잡곤 합니다. 하지만 바르지 않은 일은부추겨도쉽게 넘어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살만하다 느낍니다. 그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물가다 [뜻] 1)남새, 과일, 물고기 따위가 한창 거두거나 쏟아져 나오는 때가(제철이) 지나다.[보기월] 벌써 멧딸기가 한물갔나 생각했는데 일손이 모자라 따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레끝을 보냈는지 눈깜짝할 새 지나간 듯합니다. 지난 닷날(금요일)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는 잘 마쳤습니다. 이제껏 올바른 겨루기를 못한 토박이말에 힘을 싣는 쪽으로 여러 가지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게 바람직하고 마치 토박이말과 한자말의 구실이 다른 것처럼 가르치고 배우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문규 교수님 말씀을 듣고 다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바로 가야 된다고 하셔서 자주 못 오시는 곳에 오신 김에 맛있는 것을 사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동네에 서는 이레장에 갔습니다. 저만 빼고 식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과일을 사러 갔지요. 참외가 제철인지 가장 많았습니다. 지난 이레까지 곳곳에서 보이던 멧딸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벌써 멧딸기가 한물갔나 생각했는데 일손이 모자라 따지를 못한다고 합니다. 하나하나 따야 해서 손이 많이 가는데 숨틀앓이(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일꾼을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판막음 [뜻]그 판에서 마지막으로 이김. 또는 마지막으로 이기고 지는 것을 가리는 일=판막이[보기월] 언제판막음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배곳 아이들이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침에 집을 나서기 바로 앞에 비가 내려 땅과 수레가 좀 젖어 있었습니다. 비가 더 올 거라고 해서 비받이를 가지고 배곳 안으로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쓸모가 없었습니다. 다른 고장에는 가뭄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제 온 비가 단비가 되었길 바랍니다.이런저런 일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이 잘 안 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어제도 사내 아이들 공차기 겨루기가 있었고, 배움 열기(공개 수업) 뒤 마주이야기 자리가 있어서 모인 사람이 적었습니다. 언제 판막음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배곳 아이들이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모임에서는 '여름 토박이말'이란 벼름소로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는 노래' 하나를 듣고 노래이름의 뜻을 제대로 알고 노랫말을 새기면 좋다는 이야기와 '갈음옷, 모래톱, 여울, 여울목, 여울돌, 무더위, 불볕더위, 싹쓸바람, 말미, 빨랫말이, 민소매, 물장구'의 뜻을 되새겼습니다. 올여름에는 이런 말들을 쓰는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