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턱지다 [뜻] 1)고른 땅에 좀 두두룩한 자리가 생기다. 또는 언덕이 생기다.[보기월] 골마루가턱진곳도 아닌데 왜 넘어졌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덥다던 날은 말대로 좀 더웠습니다. 어제 땀을 흘리면서 바람틀도 없이 지내기는 많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저만 틀고 있을 수는 없고 더위를 많이 타는 저로서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오늘은 비구름이 해를 가려 시원하겠습니다.어제 낮밥을 먹고 올라오니 한 아이가 골마루에 무릎을 잡은 채 얼굴을 찌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까지거나 터진 데는 없었는데 찧은 곳이 많이 아픈 모양이었습니다. 골마루가턱진곳도 아닌데 왜 넘어졌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되었니?라고 물어도 아파서 그런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야 아야 소리를 내며 제 갈 길을 가는 아이에게 많이 아프면 보건실로 가 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혼자 신 나게 뛰다가 그랬는지 아니면 어떤 아이가 발을 걸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 더 해 줄 것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뛰지 말라고 해도 넘치는 기운을 쓸 데가 없는 아이들은 뛰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찧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하지만 힘없이 다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청처짐하다 [뜻] 1)바싹 조이는 맛이 없이 조금 느슨하다.[보기월] 그 한 마디에청처짐하던아이들이 달라지는 걸 보았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안개가 낀 것을 보고 좀 덥겠다고 생각을 하고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낮이 되기 앞부터 아이들은 덥다고 투덜댔습니다. 바람틀도 하나 없고 찬바람틀은 틀 때가 안 되어서 제가 해 줄 거라고는 문을 열어 주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가 어려운 때 온 나라가 시끄러우니 아이들도 마음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더우니 이건 뭐 엎친 데 덮친 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달래고 얼르는 것도 이제 잘 먹히지 않아서 마음을 모아서 얼른 배우고 남는 때새에 놀이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 한 마디에청처짐하던아이들이 달라지는 걸 보았습니다. 여느 때 장난을 치곤 하던 아이가 앞장서서 똑바로 하자고 이끌기도 하고 서로서로 챙기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늘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놀듯이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더 모아야겠습니다. 오늘은 가마솥 더위가 이어질 거라고 하니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랑차다 [뜻] 남에게 드러내어 몹시 뽐낼 만한 데가 있다.(몹시 자랑스럽다.)[보기월] 그래서 사람들은 그 일을자랑찬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어제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낮부터 비가 올 거라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비받이를 챙겨 들어갔었는데 다시 밖으로 나올 때는 비가 그친 뒤였습니다. 그래서 수레에 두고 다른 일을 보러 갔는데 다시 비가 내렸습니다. 많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때를 맞추지 못해 비받이를 챙겨 간 보람이 없었습니다.^^아침에 가장 먼저 만난 아이가 입마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둘레를 보니 입마개를 하고 온 아이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숨덧(호흡기증후군)에 걸린 분들이 아흔 분을 훌쩍 넘겼고 또 두 분이 돌아가셨다는 기별이 사람들을 더 걱정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일을 이것 탓으로 돌리는 게 마땅치 않지만 아이들도 마음을 못 잡고 있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몇 해 앞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는 서로 울력해서 잘 막았다고 온누리 사람들이 추어올려 주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일을자랑찬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처럼만 해도 이렇게는 안 되었을 성 싶고, 여러 해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랑곳 [뜻] 남의 일에 나서서 마음을 쓰거나 끼어들어 아는 체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는 일[보기월] 값에아랑곳않고 제가 고른 것은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았습니다.막 써온 이를 손보려고 하니 여러 가지로 힘이 듭니다. 돈은 말할 것도 없고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야 손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 닷날 그런 말을 듣고 왔습니다. 앞으로 적지 않게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남달리 땀이 많아서 여름을 나기가 어려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깔개를 장만하러 갔었습니다. 갖가지 슬기를 살린 깔개가 많았습니다. 어떤 것을 사야 좋을지 모를 만큼 많았지요. 이것저것을 들었다 놨다를 되풀이하다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하나씩 샀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괜찮은 것을 더 사기로 하고 말이지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본 것과 앉아 본 것은 많이 달랐습니다. 봤을 때 괜찮다 싶었던 것보다 그렇지 않았던 것이 더 시원하게 느껴졌으니까요. 값에아랑곳않고 제가 고른 것은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았습니다.^^사는 사람은 매겨져 있는 값만큼 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사고 파는 사람은 그걸 생각해서 값을 매겨 붙이는 것이겠지요. 말할 것
[오늘 토박이말]아랑곳 [뜻]남의 일에 나서서 마음을 쓰거나 끼어들어 아는 체하거나 어래라저래라 하는 일[보기월]값에아랑곳않고 제가 고른 것은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았습니다.막 써온 이를 손보려고 하니 여러 가지로 힘이 듭니다. 돈은 말할 것도 없고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야 손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 닷날 그런 말을 듣고 왔습니다. 앞으로 적지 않게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남달리 땀이 많아서 여름을 나기가 어려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깔개를 장만하러 갔었습니다. 갖가지 슬기를 살린 깔개가 많았습니다. 어떤 것을 사야 좋을지 모를 만큼 많았지요. 이것저것을 들었다 놨다를 되풀이하다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하나씩 샀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괜찮은 것을 더 사기로 하고 말이지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본 것과 앉아 본 것은 많이 달랐습니다. 봤을 때 괜찮다 싶었던 것보다 그렇지 않았던 것이 더 시원하게 느껴졌으니까요. 값에아랑곳않고 제가 고른 것은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았습니다.^^사는 사람은 매겨져 있는 값만큼 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사고 파는 사람은 그걸 생각해서 값을 매겨 붙이는 것이겠지요. 말할 것도 없이 그걸 노리고 속이려 드는 사람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사느랗다 [뜻] 2)갑자기 놀라거나 무서워서 조금 찬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보기월] 옆에서 보고 있는 제가사느란느낌이 들었는데 아이 엄마는 어땠겠습니까? 우리 고장에서 숨덧(호흡기증후군)에 걸린 게 아닌가 걱정을 했던 분들은 다 아니라고 해서 마음을 놓았는데 또 두분이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제 걱정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배곳에 보내지 않은 어버이들도 있고 모든 바깥 배움을 미루거나 안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수선했지만 어제 토박이말 배움자리는 이어졌습니다. 서울에서 먼 길을 달려 오신 이대로 선생님을 모셔 놓고 슬기틀이 말을 듣지 않아 제 때 비롯하지 못한 게 아쉽긴 했지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우리말글 지킴이로 살아오신 이야기와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고 힘 쓰신 분들과 함께 이제 토박이말을 써야 할 때라는 것을 힘주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배곳에서 해야 할 일들을 콕콕 짚어 주셨습니다. 먼길 마다 않고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 주신 이대로 선생님과 끝까지 힘찬 손뼉으로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참으로 고맙습니다. 집으로 오자마자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바질바질 [뜻] 속이 상하거나 안타까워서 애가 자꾸 타는 모양[보기월] 게다가 앓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바질바질마음을 태우게 됩니다. 문 밖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바람이 없으면 참 견디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 문을 열어 두니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래서 절로 노래가 나왔습니다. 문을 닫아 놓고 찬바람틀을 돌리자는 아이들도 입을 다물게 만들었지요.^^ 숨덧(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옮아서 목숨을 잃은 분들이 계십니다. 게다가 앓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바질바질마음을 태우게 됩니다. 돌아가신 분들이 부디 좋은 곳에서 고이 잠드시길 빌어 드립니다. 숨을 쉴 때나 기침을 할 때, 앓고 있는 사람과 닿았을 때 옮기기 쉽다고 합니다. 입마개를 하고 손을 깨끗이 씻으면 막을 수가 있다고 하니 단단히 챙겨야겠습니다. 다른 고장에는 많은 사람이 걸려서 배곳을 쉬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우리 고장에도 걸린 게 아닌가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더 마음이 탑니다. 더 퍼지지 않고 얼른 사그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데 [뜻] 모든 쪽을 덮거나 가리지 않은 자리. 집채의 바깥을 이름.[보기월] 그런데한데서 느끼던 것과 집 안은 좀 달랐습니다.가만히 앉아서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구름이 해를 가리긴 했지만 배움방 가심을 하느라 몸을 움직이니 덥긴 더웠습니다. 아이들이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혼자 할 테니 가라고 하고 혼자서 하다 보니 더 그랬을 겁니다. 지난 배움 나들이 때 마음껏 못 놀게 한 것을 따지러(?) 왔던 아이들이 얼굴을 타고 물 흐르 듯 흘러 내리는 땀을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땀을 흘리며 하는 게 안쓰러웠는지 그 아이들 도와 줘서 얼른 마칠 수 있었습니다.땀을 많이 흘려 더웠지만 바람틀이 없어서 얼굴을 씻고 바람을 쐬면서 땀을 말렸습니다. 문을 열어 놓으니 바람이 불어서 그나마 견딜만했습니다. 낮밤을 먹고 뛰어 놀다 온 아이들이 손부채질을 해 대는 걸 보며 바람틀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찬바람틀 틀어 달라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분과의 만남도 좋았습니다.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토박이말을 살리는 데 뜻을 같이 해 주시고 도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판나다 [뜻] 1)(이기고 지는 것 따위가)끝장이 나다.[보기월] 그 나이에 벌써판난것처럼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 더욱 마음이 바쁩니다. 어제 지난 이레 이틀 동안 토박이말 맛보이는 일을 못한 까닭을 말씀드렸더니 어디 아픈 줄 알았다며 걱정을 했다는 분이 있었습니다. 글쓰는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시며 몸을 챙기라는 따뜻한 말씀을 해 주신 분도 있었지요. 참으로 고마웠고 기운도 났습니다. 배움 나들이를 갔다온 아이들 몸은 배곳에 있어도 마음은 나들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있었던 이야기를 한 아이가 꺼내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말을 하는 바람에 배움 돕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제 힘이 아직 많이 모자라다는 것입니다. 날마다 하나씩 맛보여 주는 토박이말로는 아이들이 쉽게 배우는 곳까지 가는 게 엄청 더디고 멀기 때문이지요. 배움의 즐거움은 커녕 배움에 지쳐 있는 아이들에게 하루 빨리 쉬운 배움 길을 열어 주고 싶습니다. 그 나이에 벌써판난것처럼 지내는 아이들을 보면 더욱 마음이 바빠집니다. 힘과 슬기를 보태면 할 수 있는 일인데 잡아 주는 손길이 여전히 아쉽습니다. 더 힘써 하라는 뜻이겠지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터수 [뜻] 1)살림살이의 꼴이나 만큼(형편이나 정도)[보기월] 겉으로 보기엔 어렵지 않은터수지만 나들이를 자주 못 가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틀 배움 나들이를 갔다오느라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지 못했습니다. 거의 날마다 하던 일을 하지 않으니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보시던 분들은 더 그러셨겠지요?^^ 아이들은 신나고 좋아서 아침부터 붕 떠있었습니다. 배우러 간다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놀러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떠 있는 아이들 마음을 다잡은 뒤에 길을 나섰습니다. 이렇게 배곳에서 함께 가는 것 말고도 집안 사람들끼리 많이 놀러 다니니까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어렵지 않은터수지만 나들이를 자주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전히 이런 배움 나들이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겠지요.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살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안에서보다 몇 곱이나 더 힘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야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고 그렇게 해 달라고 하지만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해 줄 수가 없지요. 밤이 새도록 어울려 놀고 싶고 마음껏 돌아다니고 싶어 했지만 울타리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