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 [오늘 토박이말] 찾을모 [뜻] (누군가) 찾아서 쓸만한 모(점 또는 가치)[보기월] 제가 볼 때는찾을모없는 사람이 없듯이찾을모없는 토박이말도 없습니다. 요즘 날씨 기별은 참 잘 맞습니다. 비가 올 때까지 거의 맞히니 말입니다. 어제도 서너 시에 비가 올 거라고 하더니 때에 맞추 듯이 비가 왔습니다. 그 바람에 아이들이 공차기 겨루기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뒤로 미뤄졌습니다. 이참에 오는 비는 갑작바람(태풍) 때문에 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필리핀에는 이 바람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도 곳에 따라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거라고 하더니 아침에 걱정스런 기별이 들립니다. 바람 이름이 '노을'이라고 하지요? 왜 이리 예쁜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지만 이름처럼 예쁘게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오늘은 우리 배곳에서 마련한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토박이말 교육 기초 연수)'를 비롯하는 날입니다. 우리 식구뿐만 아니라 손님들도 있어서 마음이 많이 쓰입니다. 배움에 재미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배움으로 얻게 되는 것들을 재미로 갈음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곳곳에서 토박이말 가르치는 일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늑자늑 [뜻] 움직임 따위가 조용하고부드러우며 가볍고 차분한 모양[보기월] 서로자늑자늑이야기를 했더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일이 사람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합니다. 이레끝 어디서 무엇을 했든 푹 쉬었다고 생각을 하면 푹 쉬었고, 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면 일을 많이 했습니다. 배곳에 가지 않아서 쉴 겨를이 많기도 했고, 해야 할 일이 있어 일을 할 수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참일(사실) 몇 날 앞부터 여러 가지 일로 집안 분위기가 좀 그랬었습니다. 그런분위기를 좀 바꾸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책집에도 다녀오고 장을 봐 와서 맛있는 것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보람이 있었는지싸늘했던 집안 분위기도 좀 포근해졌습니다. 서로자늑자늑이야기를 했더라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여느 때와 다른 아이의 말과 움직임을 곱게 봐 주지 못한 탓도 있었구요.오늘은 토박이말 수수께끼를 함께한 아이들 가운데 몇 사람을 뽑아 선물을 주고, 배운 토박이말로 글갚음(댓글)을 한 아이들 가운데 잘한 사람들을 뽑아 선물을 주는 날입니다. 이런 작은 잔치를 하는 것이 토박이말을 공부가 아니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늠 [뜻] 볼을 이루고 있는 살=아늠살[보기월] 그 말을 듣고 바로 거울을 보니아늠이더 홀쭉해 보이긴 했습니다.일으키기 쉽지 않아 힘들게 일으킨 바람에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살짝 움직일 듯 하다가 다시 가라앉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길(버릇)을 들이는 게 참 어려운데 길이 든 사람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갑작바람이 될 수 없다면 실바람이라도 되어 지며리 불 수 있게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어제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은 셈갈(수학)과 아랑곳한 말들을 가지고 했습니다. 큰 셈(수), 그림꼴(도형) 이름들을 챙겨보면서 아이들이 쉽게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되는 말들을 새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나눔과 배움들이 모여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바꾸는 큰 물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주에 온 지 세 해가 넘도록 이런저런 일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밥 한끼 하지 못했던 분을 뵈러 갔습니다.제가 어릴 적부터 잘 따랐던 분이셨고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주신 고마운 분이지요.여러 해 만에 뵜는데 저를 보고 얼굴이 작아졌다며 걱정을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사시랑이 [뜻] 가늘고 여린(가냘픈) 몬(물건)이나 사람[보기월] 아이들이사시랑이가 되길 바라는 어른들은 없습니다. 어제가 들여름(입하)이었습니다. 이 달이 들여름달이니 딱 맞는 달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봄은 아주 물러나고 메와 들에 새로운 푸르름이 더해 갈 것입니다. 이렇게 철을 따라 푸나무들은 푸르름을 더해가는데 우리 아이들은 어떤지 보게 됩니다.나흘을 쉬고 온 아이들은 자꾸 놀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놀아요~마음 같아서는 마음껏 놀게 해 주고 싶었지만 놀 수만은 없기에 몸은 배우고 마음으로 놀자며 달랬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듣거나 보면 잠이 모자란 아이들, 아침밥을 못 먹고 온 아이들이 많습니다. 배우기는 많이 하나 익힐 겨를이 없어서 배운 보람을 못 느끼는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제대로 놀지도 못 한 채 배움에 지쳐 있다고 할까요? 아침에 배곳으로 오는 길에 수레 안에서 들은 아이들의 바람을 들으며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아빠랑 나들이를 가고 싶다는, 학원 때문에 놀 겨를이 없이 바쁜데 하나를 쉬게 해 달라는 바람을 이야기하고 있었거든요. 아이들이사시랑이가 되길 바라는 어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삐대다 [뜻] 한 군데 오래 눌러붙어서 끈덕지게 굴다.[보기월]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만삐댈것 같아서 번개처럼 나들이를 했던 것이지요. 쉬는 날이 여러 날 이어졌습니다. 한날(월요일)이 징검다리 쉬는 날이라서 어제까지 많은 배곳이 쉬었을 것입니다. 어떤 곳은 아흐레 동안 쉬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배움자리가 하나 있어서 멀리 나들이를 갔다오지는 못 했지요. 그래도 닷날 시골집에 다녀와서 엿날 갈모임(학회)까지 다녀 온 뒤에 모임에 가서 비가 오긴 했지만 바다 구경을 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고 왔습니다.그제 배움자리를 가면서 나머지 식구들을 집에 두고 가는 것이 아주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선물 삼아 배움자리를 좀 일찍 마치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미리 귀뜸을 해 주긴 했는데 돌아 와 보니 채비가 다 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얼른 챙겨서 멀지 않은 곳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만삐댈것 같아서 번개처럼 나들이를 했던 것이지요. 가 봤던 곳이었지만 꼼꼼하게 알아보고 나오지 않은 탓에 이리저리 다니느라 길 위에서 보낸 때새가 많아 아쉽긴 했습니다. 그것까지 잘했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갓 [뜻] 기껏해 봐야(다른 것 없이) 겨우[보기월] 토박이말의 힘과 종요로움을 잘 모르면 한갓 잘 안 쓰는 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배곳돌날(게교기념일) 어울림 한마당 잔치 채비를 했습니다. 앞서 미리 해 보면서 모자란 것, 걸리는 것들이 있는지를 살폈습니다. 아침나절에는 구름이 해를 가려서 어려움 없이 잘 했는데 낮밥을 먹고 나니 해가 쨍쨍 나니 햇볕도 뜨겁고 눈이 많이 부셨습니다. 오늘은 그늘을 만들어 줄 천막을 치긴 하지만 아이들이 더위에 좀 많이 힘들 수도 있겠습니다.하지만 어버이 앞에서 솜씨를 자랑하고 겨루는 것이니 잘 참아 줄 거라 믿습니다. 배곳 안 토박이말 갈침이 동아리를 낫날(목요일)마다 하고 있습니다. 배움가지(교과) 속으로 들어가 아이들이 알아차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토박이말을 알려주고 좀 더 쉽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찾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와 와서 토박이말을 알려드린 지 두 달이 되었습니다. 태어나 처음 만난 말이 얼마나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지는 잘 압니다. 하지만 낯설고 어렵다고 멀리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참일(사실)입니다. 토박이말의 힘과 종요로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파니 [뜻] 아무 하는 일 없이 노는 모양[보기월] 마음이야파니놀고 싶겠지만 놀기만 해서는 사는 보람을 얻기 어려운 것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앞낮에는 쉬지 않고 비가 내리더니 낮밥을 먹고 나니 비가 긋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다시 온 비는 새벽이 되어서야 멈췄습니다. 어제 겪고배움(체험학습)을 떠났던 아이들이 걱정할 일 없이 잘 다녀오는 걸 보고 마음을 놓았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배곳을 떠나 바닷가, 두메로 배우러 갔기 때문에 안에서는 잘 다녀오는 걸 바라는 것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더 즐거웠을 텐데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아이들의 밝은 얼굴을 보니 재미가 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오늘배곳돌날(개교기념일),올제 어울림 한마당(운동회), 이레끝부터 잇쉼(연휴)이 있어서 아이들 기분은 날아갈 듯 가벼울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배움 때새에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떠 다니는 아이들이 많아서 이런저런 잔소리를 자주 하게 됩니다. 놀고 싶은 아이들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래도 좀 생각을 하며 지냈으면 싶을 때가 많습니다. 마음이야파니놀고 싶겠지만 놀기만 해서는 사는 보람을 얻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타분하다 [뜻] 1)입맛이 개운하지 않다.[보기월] 먹던 걸 버릴 수가 없어서 다 먹고 나니 많이타분했는데계피꿀물을 한 그릇 먹고 나니 한결 나아졌습니다. 흐리다 비, 다시 그쳤다가 비. 밤이 되어서야 비가 그치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보다 많이 옵니다. 어제 아침에 비가 올 거라는 기별을 듣고 수레에 있던 비받이를 가져갔었습니다. 그런데 낮에 살짝 해가 나기도 하고 소나기처럼 비를 뿌리고 가기에서 비가 다 온 줄 알고 수레에 두고 배움 자리에 갔는데 밥을 먹을 무렵 다시 비가 많이 왔습니다. 날씨에 맞춰 일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제 토박이말 가르치는 힘 기르기 갈닦음(연수) 자리에는 온 다고 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와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배움자리를 모든 분들께 열어서 알려 드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토박이말 가르치기에 마음을 쓰시는 분들이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기에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으뜸빛 김수업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 듣다가 때론 웃기도 하고 때론 아~하며 놀라기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심낙섭 교육지원과장님께서 저녁으로 비빔밥을 사 주셔서 고마운 마음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켜 [뜻] 겹겹이 포개진 몬(물건)의 낱낱=층[보기] 일이 눈에 보인다면 제 일도 여려켜로 쌓여서 수북할 것입니다. 어제 아침에 입고 간 윗도리는 낮밥을 먹고 나니 벗어야겠더군요. 한낮 수레 안은 찜통 같이 더웠습니다. 찬바람을 틀지 않고 가려니 땀이 줄줄 흘러 내렸습니다. 저 말고도 짧은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꼼짝하면 땀이 흐르는 걸 보면서 제 몸도 마음도 여름에 맞춰 바뀌는가 보다 생각하며 지내야겠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구름이 해를 가려서 땀은 안 흘려도 되지 싶습니다. 배움자리에 가는 길에도 여러 곳에서 일 때문에 기별이 오고 배움자리에 있을 때도 여기저기서 기별이 왔습니다. 받을 수가 없어서 뒤에 보니 다 제가 해야 하는 일 때문에 온 것이었습니다. 어렵게 말을 꺼내셨는데 선뜻 한다는 말씀을 못 드리고 더 잘할 수 있는 분을 찾아 봐 주십사는 말씀을 드리는 것으로 갈음하기도 했습니다. 일이 눈에 보인다면 제 일도 아마 여러켜로 쌓여서 수북할 것입니다. 그 일들이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니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니 아찔해졌습니다. 그리고 함께 어울려 할 수 있으면 더 즐겁게 더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찬찬하다[뜻] (됨됨이, 솜씨, 움직임 따위가)꼼꼼하고 차분하다.[보기월] 묵은 때를 깨끗하게 가시게 한다고찬찬하게씻고 나니 다리도 저리고 허리도 아팠습니다. 제가 바라지 않던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이레 봄장마가 이어질 때 이렇게 봄 같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해가 나오면 여름처럼 덥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어제와 그제 낮에는 여름처럼 더웠습니다. 소매가 긴 옷은 입고 있을 수가 없어서 바로 짧은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봄은 어디로 갔는지 철은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갔나 봅니다. 엿날(토요일)은 부산에서 집안 잔치가 있어서 고모님을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집안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반갑고 좋았습니다. 다들 저마다 살기에 바빠서 이런 잔치가 아니면 얼굴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길이 막혀서 오가는 데 많은 때새가 걸렸지만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와서 힘든 줄 몰랐습니다. 돌아와 옷을 맡기러 빨래집에 갔더니 안에 겨울 옷들이 가득했습니다. 겨우내 입었던 옷들을 많은 사람들이 한참에 다 맡겨서 그렇다며 일하시는 분은 옷을 걸 곳이 모자란다고 즐거운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