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어제 아침 조금 흐린 하늘과 빛바랜 고까잎을 서너 낱(개)달고 있는 나무를 보니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날씨 탓인지 아이들도 여느 날보다 더 몸을 움츠리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배곳 뒤 건널목에 세워 둔 수레 때문에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기별할 곳도 적어 놓지 않아서 뾰족한 수가 없었지요.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수레 임자는 귀가 많이 간지러웠을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많이 풀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그래서 마음을 다잡아 주려고 여러 가지로 애를 쓰긴 하는데 얼마나 먹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다만 아이들이 뭔가 답답할 때 찾아와 이야기를 하고 가는 걸 보면 아주 헛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 싶습니다. 혼자 세운 앞생각(계획)에 슬기를 보태준 분들이 있어서 참 반갑고 기뻤습니다.일이 더 짜임새 있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앞으로 모임에 새로운 힘과 숨을 불어 넣어 줄 사람들이라 고맙기도 했습니다.여러 해 하고 있는 이 토박이말 맛보기와 되새김도 더 나은 수를 찾고 있는데 얼른 새수나기를 비손해 봅니다. [토박이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엇박이 /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박이 [뜻]한군데에 붙박이로 있지 못하고 갈아들거나 이리저리 움직이는 상태. 그런 일이나 몬(물건) [보기월]엇박이 아이들이 많은 뜸(반)은 아무래도 마음이 더 쓰이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이 배곳 밖에서 안에서 하던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알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냥 장난으로 재미로 했다고 하지만 그게 다른 사람에게 어떤 어려움을 주는지 생각하지 않고 움직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셋으로 알았는데 뒤에 보니 여덟 아이가 얽힌 일이었습니다. 자잘못을 따지면 조금 더하고 덜한 것은 있겠지만 그곳에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같이 풀쳐(용서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러 갔습니다. 아이들 잘못을 너그럽게 헤아려 주셔서 일이 더 커지지 않았습니다. 이 일로 아이들이 조금 더 조금 먼저 다른 사람을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자랐기를 바랍니다.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뜸(반)마다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 아이들이 어떤가에 따라 힘이 좀 더 들기도 하고 좀 수월하기도 하니까요. 엇박이 아이들이 많은 뜸(반)은 아무래도 마음이 더 쓰이기 마련입니다. 지나고 보면 아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스산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스산하다 [뜻] 2)날씨가 흐리고 으스스하다 [보기월]스산한 날씨 때문에 몸은 움츠러들지만 기분은 참 좋은 아침입니다. 그제 온고을 전주에 있는 좋은 달력을 만드는 한국카렌다사와 울력다짐을 하고 왔습니다.염시열 슬기빛(고문)님과 한경순 모람 님께서 계신 곳이라 늘 생각만해도 포근한 곳인데 그곳에서 좋은 일까지 있으니 얼른 달려 가고 싶었습니다.그런데 마음은 스산한 날씨 때문인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마흔 해 넘게 달력만 만드신 시아버지 일을 이어받아 하신다는 이경아 님을 만나 울력다짐 종이에 이름을 써 맞바꾸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배곳에서 좋은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열어야 하고 그 길을 내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말씀에 기운이 났습니다.배곳 안팎에서 많은 분들이 토박이말 달력을 쓰게 될 것입니다. 먼 길 수레를 태워 주고 끝까지 함께해 준 권민식 마름빛(이사)은 말할 것도 없고 토박이말 갈배움을 앞서 해 오고 계신 염시열,한경순 선생님께서 함께 자리해 주셔서 참으로 든든하고 고마웠습니다.따숨지역아동센터에 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다친 자리=상처,돌림병=전염병,병에 이기는 물질=항체,막다=예방하다,타다=연소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28, 2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28쪽 첫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염통’이 보이고,셋째 줄에‘피’도 보입니다.일곱째 줄에‘다친 자리’가 나옵니다.요즘 많은 사람들이‘상처’라고 하고 또 배움책에도 그렇게 쓰는데 오늘날과는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열째 줄에는‘돌림병’이 보입니다.요즘은‘전염병’이라고 하기 때문에 낯선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전염’이라는 말보다 여러 사람이 잇따라 돌아가며 옳아 앓는다는 뜻을 담을 수 있는‘돌림’이 훨씬 쉽지 않으신지요? 그 다음에 나오는‘병에 이겨내는 물질’, ‘병에 이기는 물질’도 저는 참 반가웠습니다.굳이 어려운‘항체’라는 말을 쓰지 않고도 아이들이 알아차릴 수 있도록 풀어 썼기 때문입니다.이어서 나온‘막다’는‘예방하다’는 말보다 쉬운 말이라서 더 반가웠습니다. 29쪽 첫째 줄에도 앞서 본 적이 있는‘밥통’, ‘작은창자’가 있고,그 다음 줄에‘삭는다’는 말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그 동안 얼마나 바빴는지 이걸 봐도 알겠습니다. 한 달이 넘도록 토박이말 찾기를 못 올렸으니 말입니다. 그 동안 토박이말을 맛보고 되새김을 한 뒤에 토박이말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분들이 계신 걸 뻔히 아는 제 마음은 더 안타까웠습니다. 이 이레 맛보신 토박이말 엇메다, 숱하다, 숭굴숭굴에 옛배움책에서 보신 콩팥, 핏줄, 돌다, 나르다를 보탰습니다.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키고 북돋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토박이말 찾기]11-3/(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4350해 들겨울달 열여드레 엿날(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ㅂㄷㅁㅈㄱ.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사람을 놀라게 하는 일들이 자꾸 일어납니다.그제 포항에서 일어난 땅벼락(지진)은 온 나라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많은 분들이 올려 주신 찍그림(사진)과 움직그림(동영상)을 보니 참으로 남의 일같지 않았습니다.앞서 경주에서 땅벼락이 났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경주에서 그런 일이 있은 뒤 배곳(학교)에서도 땅벼락이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일어난 것처럼 해 보기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그렇게 한 보람이 있었는지 땅벼락이 났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들이 재빨리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왜 배우고 익혀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박이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울 길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어려움이 많지만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쉬지 않고 터울거리고 있습니다.그런 보람으로 눈에 띄는 열매도 거두고 있고 눈에 띄지 않지만 마음 흐뭇한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지난해 토박이말 놀배움을 함께했던 아이들이 배해(학년)가 바뀐 뒤 토박이말과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그런데 엿배해(육학년)박우영 갈침이님이 지난해 토박이말을 놀배우며 시나브로 아이들 삶에 스며들어간 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숭굴숭굴/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숭굴숭굴 [뜻] 1)얼굴 생김새가 귀염성이 있고 너그럽게 생긴 모양 [보기월]그 아이 얼굴은 숭굴숭굴인데 요즘 하는 말은 까칠까칠이랍니다. 날씨가 많이 차가워질 거라는 말을 듣고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나갔습니다.아침에는 숨씨(공기)도 바꾸는 게 좋은데 춥다며 문을 닫고 앉아 있는 아이들,얇은 옷을 입고 따뜻한 바람을 틀어 달라는 아이들에게 보란듯이 말입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동아리 모임을 하는 날이었습니다.토박이말을 잘 살린 가락글(시)들을 맛보여 드리고,노래가 된 가락글도 몇 가지 맛보여 드렸습니다.노랫말 속 토박이말 이야기를 해 드리며 이렇게 노래도 듣거나 부르고 노랫말 속 토박이말 이야기를 곁들이는 풀그림(프로그램)을 하면 어떨까 여쭙기도 했습니다.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느냐에 달린 것이긴 하지만 토박이말과 사람들이 가까워지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가락글 맛보기로 그치지 않고 손수 가락글을 지어 보기도 했습니다.겪은 일을 바탕으로 쓰신 글을 몇 군데 손을 보니 멋진 가락글이 되었습니다.무엇보다 손수 지은 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엇메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엇메다 [뜻]이쪽 어깨에서 저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어서 메다 [보기월]짐을 엇메고 가는 어깨가 많이 아팠습니다. 날이 많이 추울 거라고 해서 옷을 단단히 챙겨 입고 나갔습니다.다른 사람보다 많이 입고 가서 그런지 춥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하지만 다른 사람들 옷차림을 보니 겨울과 다름이 없었습니다.어제 제가 입은 옷을 보고 많이 추워 보인다고 했던 아이들 말이 지나쳤나 싶기도 했지만 춥지 않아 좋았습니다. 토박이말 닦음(연수),동아리 열매 알림(보고),배움책 만들기와 같은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몸은 바쁘고 힘이 들지만 마음이 가벼워 지낼만 합니다.제가 도움을 주어야 하는 아이들이 끊이지 않고 제가 살아 있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토박이말 닦음과 아랑곳한 일로 밖에 나갈 일이 있어서 짐을 챙겨 나갔습니다.저녁에 할 일이 많아서 다시 들어올까 하다가 일이 어찌될 지 몰라서 그랬습니다.짐을 엇매고 나가는 어깨가 많이 아팠습니다.수레를 타고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니 아찔했습니다. 울력다짐을 한 사단법인 한국시조문학관 김정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라다 주다=운반하다,쓸데없는 것-노폐물,콩팥=신장,돈다=순환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3해(1950년)만든‘과학공부4-2’의26, 2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먼저26쪽 첫째 줄에 앞서 본 적이 있는‘피’, ‘작은창자’가 보이고,그 다음 줄에‘허파’가있습니다.제 눈에 익어서 그런 것인지 참으로 보여 드린 적이 있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오늘날 배움책에는‘피’는‘혈액’, ‘허파’는‘폐’라고 나오는 것은 틀림이 없답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날라다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요즘 배움책에는‘운반한다’또는‘운반해 준다’로 쓰고 있는데 많이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그 다음 줄에는‘쓸데없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오늘날 배움책에는 무엇이라고 할까요?네‘노폐물’이라고 합니다. 그 옆에 오늘날‘신장’이라고 하는‘콩팥’도 보입니다.그 아래‘몸 밖’도 많은 분들은‘체외’라고 하고 그 다음 나오는‘내보내는’은‘배출하는’이라고 합니다.그 다음 보이는‘핏줄’도‘혈관’이라고 하며‘가는 핏줄’은‘모세혈관’이라고 합니다. 27쪽에는 토박이말만 있습니다.그림에 있는 낱말은 말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숱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숱하다 [뜻]아주 많다 [보기월]그 숱한 나뭇잎들을 쓸어 담아 놓은 걸 보니 놀라웠습니다. 지난 닷날 솜씨 뽐내기는 멋지게 잘 마쳤습니다.아이들도 잘했지만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도운 여러 사람들이 있어서 아이들 뽐내기가 더욱 빛이 나지 않았나 싶습니다.저도 땀을 흘린 보람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뽐내기를 마친 자리를 다 치우고 뒤풀이가 있었는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새로운 배움과 만남이 있어 좋은 갈모임(학회)이 있었습니다.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벼름소(주제)를 가지고 재미있게 말씀을 해 주신 분이 많아 반갑고 고마웠습니다.그리고 그 글을 읽고 조금은 다른 생각으로 글을 다듬거나 고치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 말씀을 들으며 꼼꼼함에 놀라기도 했습니다.뒤풀이 자리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듣고 배운 것들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 안친 일이 많아서 밝날 집에서 쉴 수가 없었습니다.막바지 고까잎 구경이라도 갔으면 하는 식구들 말을 뒤로 하고 배곳으로 갔습니다.배곳까지 가면서 길가에 떨어진 잎들을 밟으며 갔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