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쫌맞다 [뜻] 움직임이 어떤 때에 마침 알맞게 들어맞다.[보기월] 이런 때 큰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 챙겨주신다면쫌맞다싶을 텐데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제는 차돌꽃배곳(수정초등학교) 갈침이님들을 뵙고 왔습니다. 불러 주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데 바로 이웃 배곳이라 더 마음이 쓰였습니다. 좀 재미있게 하면 나을 줄은 알지만 그게 마음대로 잘 안 됩니다. 주어진 때새 동안 드리고 싶은 말씀은 빠짐없이 하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나고 저한테 오셔서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을 꼭 알려주겠다고 입다짐을 해 주시는 분이 계셔서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바라기 어버이 모임을 했습니다.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들을 알려 드리고 어떤 말이 아이들 앞날에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보는 자리였습니다. 제 말씀을 듣고 얼른 배움책부터 바꿔야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렇게 한 분 한 분 생각과 목소리가 모이면 더 멀리까지 퍼져갈 거라 믿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아이들과는 새로운 토박이말 놀이를 만들어 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잘 알고 있는 놀이를 조금 바꿨는데 재미있다고 해서 저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과학공부 6-1(1951) 우리한글박물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오늘은 4284해(1951년) 만든 ‘과학공부 6-1’의 22쪽, 31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2쪽에 보면 ‘빨아들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앞서 알게 된 되쏘다와 맞서는 말인데 우리는 ‘흡수하다’는 말을 많이 씁니다. 무엇보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더욱 만나기가 어려운 말입니다. ‘되쏘다-반사하다,’ ‘빨아들이다-흡수하다’를 짝으로 맞춰서 알고 쓸 수 있도록 가르치고 배우게 하면 좋겠습니다. 31쪽에는 토박이말이 넝쿨처럼 달려 있습니다. 가장 먼저 ‘힘살’이란 말이 보입니다. ‘근육’이란 말만 쓰기 때문에 아주 낯설게 느껴질 것입니다. 우리 몸에서 힘을 낼 수 있거나 힘을 쓰는 일을 하는 살을 ‘힘살’이라고 가르치고 배우면 참으로 쉽고 좋을 것입니다. 그 아래에 ‘동무들의 눈을 서로 살펴보자’는 말 가운데 ‘동무’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까닭으로 ‘친구’라는 말에 밀려서 낯설게 된 말이지요. 그 아래 ‘견주다’는 말이 보입니다. ‘비교하다’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요즘은 만날 수 없는 말이지요. 이렇게 옛날에는 배움책에서도 흔히 쓰던 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오늘 토박이말] 얼넘기다 [뜻] 일을 대충얼버루려서 슬척 넘기다.[보기월] 왜 그렇게 우느냐고 물었을 때 뭐라고 얼넘겨야 하는지 모른 채 실컷 울었습니다. 빛그림(영화)을 보면서 그렇게 눈물 콧물 흘린 게 언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할 일이 많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제 마음이 끌렸습니다. 언젠가 보려고 했는데 아내와 마음이 맞아 생각보다 일찍 보러 갔습니다.가지고 갔던 손수건이 모자랄 만큼 눈물이 나왔습니다. 아내가 맨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건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다 보았던 일인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겪고 있는 아픔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왜 그렇게 우느냐고 물었을 때 뭐라고 얼넘겨야 하는지 모른 채 실컷 울었습니다. 갖고 갔던 손수건이 다 젖을 만큼 말입니다. 그때 제가 바랐던 것과 그 분이 바랐던 게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온나라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몸도 마음도 지쳐서 곧 쓰러질 것 같은 느낌으로 비롯한 하루가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습니다. 나보다 남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솟구다 [뜻] (빠르고 날세게)위로 솟아 떠오르다(솟게 하다)[보기월] 그런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제 마음뿐만 아니라 몸까지솟구는기분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은 창원에 있는 스스로꽃배곳(자여초등학교) 배움이들과 만났습니다. 한뎃잠을 자면서(야영을 하면서) 빛그림(영화)도 보고 밤하늘 별구경을 하는데 그 사이에 살짝 토박이말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해서 갔습니다. 만남은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가 워낙 재미가 있다 보니(?) 아이들 기분을 가라앉힌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습니다. 저한테는 짧았지만 아이들한테는 긴 때새였을 텐데 끝까지 들어 준 아이들이 고마웠습니다. 별, 별자리 이름까지 좀 더 깊이 이야기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 엿날은 새로 든 갈침이 모임이 있어서 서울에 갔다왔습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과 겹쳐서 마음이 쓰이긴 했지만 첫 모임이라 그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새롭게 나랏일을 이끌 분들께 갈침이들이 바라는 갈배움(교육)을 새롭게 할 수를 생각해 밝히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생각하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배곳에서 하지 못하는 것들을 몸소 겪어 보면서 배우고 몸과 마음을 닦으러 왔습니다. 새로운 일을 맞이하는 것도 아이들마다 다릅니다. 앞장서서 해 보려고 하는 아이도 있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하지 않으려는 아이도 있습니다. 혼자 하라고 하면 선뜻 하지 못할 아이도 여럿이 함께하기에 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좋은 게 많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여러 가지를 겪을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 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물을 무서워 하던 아이도 물에서 동무들과 어울려 놀면서 무서움을 잊어 버리기도 하고 혼자서 많은 사람 앞에 서서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기는 어려워도 동무들과 함께하면 할 수 있습니다. 배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남다른 솜씨를 마음껏 뽐내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궂은 기별들과 떨어져 물, 사람, 놀이가 만들어준 놀이에 푹 빠진 뒤 단잠을 자는 아이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짧은 밤을 아쉬워하며 어둠 속에서도 더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느라 힘이 들었지만 그보다 많은 것을 얻어 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기운을 얻습니다. 또 이레가 흘러 그동안 맛보신 토박이말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존존하다 [뜻] 피륙의 짜임이 잘고 고르며 곱거나 부드럽다.[보기월] 그 좋은 머리로존존하게베를 짜듯 좋은 생각을 많이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말해 주었습니다. 지난 이레 있었던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 마무리를 할 생각으로 자리에 앉았는데 어제 안 한 일이 한 가지 생각났습니다. 한 곳에 가서 물었더니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싶어서 다시 말씀하신 분께 가니 말이 잘못 이어진 것이더군요. 망가져 못 쓰게 되었으니 새로 사달라는 말씀이었다고 하셔서 다른 분께 말씀을 드려서 쉽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토박이말 징 울리기에서 끝까지 남았던 열 사람에게 선물보람을 주고,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모임에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선물보람을 주기로 한 열 사람을 뽑았습니다. 그런 일을 하다가 꽃동이에 물을 주는 데 한 아이가 왔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슷한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었고 말로만 뉘우칠 뿐인 아이였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알면서 그랬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눈치와 슬기를 바탕으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마음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 좋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과학공부 6-1(1951), 우리한글박물관/(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만든‘과학공부6-1’의18쪽, 19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비록 두 쪽이지만 반가운 토박이말이 많습니다. 18쪽에 보면‘넘빨강살’, ‘넘보라살’이 있습니다.이 말은 우리가‘적외선’, ‘자외선’이란 말을 쓰기 때문에 아는 분이 거의 없는 말일 것입니다.옛배움책에 나오는 풀이처럼‘일곱 빛깔 무지개 아래쪽 빨강 밖에 있는 빛살’이니‘넘빨강살’이고‘무지개 위쪽 보라 밖에 있는 빛살’이니‘넘보라살’이라고 한 것입니다.이렇게 환하고 똑똑한 말을 두고 우리는‘적외선’, ‘자외선’이란 말로만 가르치고 배웠고 또 쓰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일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일함’은 어떤 한자말을 갈음한 말로 보이십니까?처음 듣는 말이라 느낌이 안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이 말은‘작용’이라는 말을 갈음한 말입니다. 19쪽에는 또‘살갗’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피부’라는 말을 쓰기 때문에 만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오늘 보여 드린 토박이말이 낯설고 어렵다고 느끼실 분이 많을 것입니다.이런 말을 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얼김 [뜻] 어떤 일이 되거나 벌어지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얼떨떨한 김[보기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얼김에 다 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릴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어제 아침은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지난 몇 날과 달리 바람이 시원함을 넘어 차갑게 느껴져서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덥다는 말이 쏙 들어갔지요. 저도 여러 날만에 땀을 흘리지 않고 앞낮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얼른 보내 달라는 게 있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해 둔 일인데도 살펴보고 넘기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손을 보느라 좀 늦었습니다. 다른 분들한테도 서둘러야 한다는 말을 해 달라고 하셨지만 뻔히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차마 그런 말을 하지 못 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아는 듯이 한 분이 일을 해 보내 주셔서 한결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그야말로 일에 겹겹이 둘러싸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얼김에 다 할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릴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필리핀이 스페인에 억눌려 지냈던 지난 날의 자국들을 지우는 뜻에서 나라 이름을 바꾸는 법을 만들려고 한다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솥지기 [뜻] 밥을 한솥 짓는 동안 (밥을 한 솥 짓는 데 걸리는 때새)[보기월] 그 가운데 어떤 일은 한솥지기면 할 일인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먼 길을 수레를 몰고 다니는 게 참으로 힘이 든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놀러 가는 길이라면 가다가 힘들어도 쉬었다 가면 되는데 때를 맞춰 가야 하는 자리는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배움책 만드는 일로 모임이 있어서 수레를 빌려 갔다 왔습니다. 쓰고 고치는 일이 되풀이 되는 참 힘든 일이지만 배우는 게 많아 보람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가는 날마다 일이 있어서 끝까지 자리를 하지 못 하고 와서 마음이 쓰였습니다. 아는 게 모자라 많은 도움은 안 되더라도 자리를 지켜 주는 건 할 수 있는데 말이지요.^^ 돌아오는 길 가장 힘들었던 것은 졸음이었습니다. 심심할 겨를이 없도록 생각도 하고 노래도 따라 불렀는데 졸음은 쉽게 달아나지 않았습니다. 자면 다시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섬뜩한 글을 보고도 말입니다. 가장 좋은 수는 쉬는 것입니다. 그래서 쉼터에 들어가 쉬었다 왔습니다. 그 바람에 창원에서 다른 모임이 있었는데 좀 늦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요즘 아이들 사이에 있는 다툼이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무엇이든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아이와 속으로만 생각하고 드러내지 못 하는 아이들이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만나기만 하면 어김없이 울음과 눈물이 따라오곤 합니다. 가장 빠른 풀이는 서로 다름을 알아차리고 헤아리며 지내는 것인데 그게 어디 잘 되어야 말이지요. 어른들도 잘 안 되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꼭 있어야 할 게 기다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제 바쁘게 마무리한 일에 잘못한 게 있어서 그것을 바로 잡느라 왔다갔다 하고 나니 낮밥을 먹은 게 잘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힘들여 일을 해 놓고도 작은 것들을 꼼꼼하게 못 챙겨서 일을 잘 못한 것처럼 되니 제 스스로도 기운이 빠집니다. 하지만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하나 그르지 않은 말인데 어쩌겠습니까?^^ 오늘은 새로나 꽃배곳 토박이말 알음알이 잔치를 하는 날입니다. 지난해와 다르게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새롭고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믿고 맡긴 만큼 제가 해야 할 일만 챙기려고 합니다. 오늘 잔치의 열매